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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희망의 끝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8-05 조회수961 추천수12 반대(0) 신고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연중 18주간 수요일 - 희망의 끝

 

 

 

오늘 제가 로마 있을 때 함께 성지 순례 다녀온 신자 분들과 만나서 천안에 있는 성지를 방문하고 미사도 함께 봉헌하였습니다.

그 중에는 암 투병 중인 자매님도 계셨는데 이 모임에 참석하시기 위해서 자신의 몸도 잘 가누시지 못하는데 오랜 시간 운전을 하시고 그 곳까지 오셨습니다.

저는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우선은 희망을 잃지 말라는 말을 해 주어야겠고, 그렇지만 그런 희망으로 여기저기 찾아다니다가 남은 귀중한 시간들을 허비하게 될까봐 주님의 뜻이라면 어떤 것이든 잘 받아들을 수 있는 것이 더 높은 영성임을 말해주어야 했습니다.

 

전에 김 재중 요셉이란 개종하신 목사님의 테이프를 들었었습니다. 그 분이 목사님이었을 때는 성모님을 마귀처럼 여겼고 설교 할 때마다 천주교를 비판하였습니다. 그러나 성모님을 다시 알게 되고 부자 목사가 되기보다는 가난한 천주교 신자가 되기를 택하신 분입니다.

그 분이 목사셨을 때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수많은 사람의 병을 고치신 것은 물론 두 명의 죽은 사람까지 살리셨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 분이 그렇게 강력하게 말씀하시고 본 사람들도 많다고 하니 믿을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이 분이 온전한 진리를 깨닫고 있지 못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기적을 하실 수 있었던 이유는 믿음이 강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성모님이나 세례자 요한은 믿음이 약해서 기적을 행하시지 않으셨을까요? 저는 믿음으로 많은 기적을 행하고 또 그런 기적을 받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보다 더 거룩해서라고 보지 않습니다. 믿음이 곧 사랑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 능력들은 하느님께서 허락하셨기 때문이지 그것으로 그 사람의 영성을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예수님께서 ‘주님, 주님 한다고 다 하느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씀을 하실 때 많은 사람들이, ‘저희가 당신의 이름으로 많은 기적을 행하지 않았습니까?’라고 할 것이지만 그들을 악한 사람들로 여겨 주님 나라에서 쫓아내시겠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따라서 가장 높은 경지는 기적을 행하고 혹은 기적을 체험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주어지는 매일의 십자가를 ‘주님의 종이오니 제게 이루어지소서. 혹은,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 뜻대로 하소서.’라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경지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 말하고 보니, 또 너무 희망을 꺾은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런 마음이 드는데 한 자매님께서 “제 남편이 10년 전에 하느님나라로 갔어요. 남편이 위독할 때 한 신부님께 병자성사를 청했는데 그 신부님은 상황을 파악하더니 대뜸, ‘임종 준비 하셔야겠네요.’라고 말씀하셨어요. 저는 너무 크게 상처받았습니다. 우리도 죽을 것을 잘 알지만 우리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은, ‘마지막까지 희망을 잃지 마세요.’라는 말입니다. 설령 그렇게 돌아가시더라도 희망을 준 사람에게는 아무런 원망을 안 해요. 신부님들은 이런 마음을 잘 모르시는 것 같아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을 들으니 그런 의도는 없었음에도 또 한 분의 희망을 꺾은 것 같아서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딸의 병을 고쳐달라는 여인을 이방인이라는 이유로 개 취급을 합니다. 물론 그 여인은 자신의 믿음을 드러내며 개도 주인 상에서 떨어지는 빵부스러기는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냐며 끝까지 매달립니다.

왜 오늘 예수님은 유달리 이방인 여자를 개 취급까지 해가며 믿음을 증거하도록 하셨을까요? 예수님은 사람의 마음을 다 아시기에 그 여인의 믿음도 잘 알고 계셨고 그래서 바로 고쳐주셨을 수도 있었습니다. 끝까지 절망적인 말씀으로 거부하셔도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으리라는 것을 아시고 계셨기에 그렇게 시험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약한 믿음의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지치셨습니다. 당신이 이스라엘을 위해서 왔지만 믿음은 오히려 이방인 여인이 더 강하다는 것을 그들에게 보여주고 싶으셨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여인의 믿음을 보면서 믿음 약한 사람들만 보아오던 당신도 위로받고 싶으셨던 것입니다. 끝까지 절망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 여인의 믿음 때문에 본인은 다른 사람보다 더 오래 끌며 청해야 했을 수 있지만 예수님과 다른 사람들에게는 많은 위로와 모범이 된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살아있는 한 끝까지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것, 이것이 예수님께는 위로가 되고 믿음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경종을 울리는 충고가 됩니다.

저는 그 자매님께,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하는 것이 가장 높은 경지가 맞습니다. 그렇더라도 살아있는 한 희망하기를 절대 포기하지 마십시오.”라고 다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 희망은 예수님까지 위로해 드릴 수 있고 주위 사람들에겐 좋은 가르침이 될 수 있습니다. 살아있는 사람에겐 희망의 끝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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