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하느님과의 거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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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형기 | 작성일2009-08-08 | 조회수411 | 추천수7 | 반대(0) 신고 |
나는 오랫동안 하느님이 정말 공의로운 분인지 의심을 품었다. 왜 악인들이 잘되고, 선한 사람들이 고통을 받는 일들이 많은지 이해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오래전에 어느 신부님께 이 의문을 말씀드렸더니 욥기를 정독하고 거기에서 해답을 찾아보라고 권하셨다. 그래서 욥기를 정독해 보았으나 내 의문은 풀리지 않았다. 여러 차례 되풀이해서 읽고 해설서도 몇권 구해서 읽어보았으나 오랫동안 의문은 풀리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 교통사고로 다리 하나를 잃고 병석에 누워있던 어느날 다음 두 귀절이 떠올랐다. “알몸으로 어머니 배에서 나온 이 몸 알몸으로 그리 돌아가리라. 주님께서 주셨다가 주님께서 가져가시니 주님의 이름은 찬미받으소서.”(욥 1,21) 내 몸뚱아리가 내것이 아니었구나. 다리 두개도 공짜로 얻어서 잘 쓰다가 이제 한 개를 돌려드렸으니 그래도 난 남는 장사(?)를 한 거야. 이렇게 생각하며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 태생 장애인과 비교하면 나는 나이 들 때까지 두 다리로 온갖 즐거움을 누리지 않았는가? 그래도 나이들어 사고 당한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그러자 욥이 그 여자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미련한 여자들처럼 말하는구려. 우리가 하느님에게서 좋은 것을 받는다면, 나쁜 것도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소?” 이 모든 일을 당하고도 욥은 제 입술로 죄를 짓지 않았다.(욥 2,10) 내가 하느님에게서 받은 좋은 것들을 생각해보니 헤아릴 수가 없었다. 특히, 나에게 두 딸을 주신 것을 생각하면 그 고통 중에도 감사한 마음이 떠올랐다. 다리 하나 잃은 것, 이거 정말 별 거 아니로구나.받은 것과 잃은 것을 비교하면 난 엄청나게 남는 장사(?)를 하였구나. 몇년이 지난 요즈음도 가끔 나는 하느님과 거래를 해서 엄청난 이득을 보았노라고 다소 불경스러운 말을 하곤한다. 욥기를 열심히 읽어 둔 것이 고통 중에 치유하는 약으로 작용할 줄이야… 주님의 깊은 뜻을 어찌 알 수 있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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