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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순교와 자살의 차이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8-10 조회수982 추천수17 반대(0) 신고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성 라우렌시오 부제 순교자 기념일 - 순교와 자살의 차이

 

 

 

한 번은 어떤 신자로부터 순교와 자살이 어떤 차이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었습니다. 그 때는 순교는 믿음을 위해 자신을 이기며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고, 반면 자살은 자신을 이기지 못하고 또 자신을 위해 선택하는 죽음이라고 얼버무렸습니다.

그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또 가만히 살펴보면 순교와 자살은 쉽게 구별이 되지 않기도 합니다.

예수님은 박해가 있을 때 제자들보고 그 박해를 피해 다른 곳으로 달아나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겟세마니 동산에서 잡히실 때 나머지 사도들도 다 붙들려 순교하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다행히 사도들이 도망치는 바람에 사도를 기둥으로 하는 교회가 유지될 수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예루살렘에 박해가 가해지자 사도들은 그 곳을 떠나 세계 각지로 흩어졌고 그것이 온 세상에 불을 지르는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로마에서도 박해가 일어나자 베드로는 그 박해를 피해서 로마를 떠납니다. 떠나다가 십자가를 지시고 로마로 향하시는 예수님을 만납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 대신 십자가에 못 박히러 로마로 가신다고 말씀하시자 베드로는 지금이 순교할 때임을 깨닫고 다시 로마로 들어가 순교하십니다.

그러나 말이 순교이지 죽을 것을 뻔히 알고 다시 돌아가 죽는 것은 일종의 자살입니다.

 

오늘 또 한 분의 순교자도 어쩌면 자살처럼 보이는 길을 택합니다.

라우렌시오 부제는 교황 시스토 2세 밑에서 교회의 재정을 담당하였습니다. 라우렌시오는 부제였지만 지금과는 조금 달라서 당시엔 바로 교황에 오를 수 있는 교황 수위권이 있는 부제였습니다. 로마 황제 발레리오는 지하무덤인 지금의 칼리스토 가타콤베에서 몰래 신도들과 미사를 지내고 있었던 시스토 2세를 그 자리에서 살해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재정을 담당하고 있던 라우렌시오를 붙잡아 교회 재산을 반납하면 목숨을 살려주겠다고 회유합니다. 라우렌시오 부제는 교회 재산을 정리하고 가져오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며칠만 달라고 청합니다. 황제의 허락을 받은 라우렌시오 부제는 자신이 관리하던 모든 교회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줍니다. 그리고는 약속된 날 황제에게 가난한 사람들을 데려가, “이들이 교회의 재산입니다.”라고 말합니다. 사실 교회의 재산은 물질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따르는 영혼들이기에 라우렌시오는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닙니다.

화가 난 황제는 라우렌시오를 자신이 보는 앞에서 석쇠에 구워 죽이라고 명령합니다. 생선 구울 때 쓰는 것처럼 철망과 같은 석쇠 위에 올려놓고 밑에서 불을 때기 시작합니다. 산 채로 올려놓았기 때문에 매우 뜨거워야 하는데 라우렌시오는 오히려 편안한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황제는 불을 더욱 뜨겁게 올리라고 합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라우렌시오는 크게 외칩니다.

“이제 뒤는 충분히 구워졌으니 뒤집어 주시오.”

 

라우렌시오도 자신이 죽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사는 것보다는 죽음을 택했으니 자살한 것일까요? 그렇다면 과연 자살과 순교와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오늘 예수님께서는 복음에서 순교와 자살의 차이를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자살은 죽는 것이기는 하지만 어떠한 열매도 맺지 못합니다. 그러나 순교는 많은 열매를 맺습니다. 가톨릭 신앙인들은 순교자들의 믿음 속에서 자라난 열매들입니다. 그러나 자살한 사람들에게서 어떠한 사람들이 그들을 모범으로 삼고 새로 태어날 수 있겠습니까?

또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

자살 하는 사람이 자신의 목숨을 사랑하지 않는 것 같겠지만 사실은 그 반대입니다. 자살 하는 사람들의 많은 경우는 자신의 명예나 자아가 실추되는 것을 참을 수 없어 그것을 만회하거나 견디지 못해 목숨을 끊는 것입니다. 즉, 자신을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들인 것이고, 반대로 순교하는 분들은 자신을 미워하기까지 버리고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사람들인 것입니다.

 

언듯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순교와 자살은 완전히 반대되는 죽음입니다. 내 자신만을 위해 산다면 자살에 가까이 가는 것이고 내 자신을 버리고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산다면 순교의 삶에 가까이 가는 것입니다. 물론 그 가치로 따질 때도 순교만이 열매를 맺는 죽음입니다.

우리는 오늘도 많은 열매를 맺기 위해 자신을 죽이신 순교자들의 모범을 따를 것을 결심해야겠습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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