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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낮은 자의 행복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8-11 조회수3,019 추천수21 반대(0) 신고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성녀 클라라 동정 기념일 - 낮은 자의 행복

 

 

 

성 프란시스의 제자가 어느 날 환상에서 하늘나라에 올라갔습니다. 그곳에 높은 보좌가 있어서 누구의 의자냐고 물었더니 성 프란시스의 자리라고 했답니다. 제자는 이 소리를 듣고 슬그머니 질투가 났습니다.

그는 꿈을 깨고 난 후에 자기 스승에게 가서 "선생님은 자신을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성 프란시스는 "내가 이 세상에서 제일 악한 사람이지"라고 대답을 하자 제자는 항의를 했습니다. "선생님의 대답은 위선이고 거짓입니다. 당신은 성자인데, 악하다고 하시면 살인자, 거짓 증거하는 자들은 어찌합니까?" 이때 성 프란시스는 웃으며 아주 편안하게 대답했습니다.

“자네가 잘 몰라서 그런 말을 하는 걸세, 만약 내가 받은 은혜를 다른 사람들이 받았으면 그들은 나보다 훨씬 더 좋은 사람이 되었을 걸세, 내가 얼마나 많은 은혜를 받고 사는지 자네는 잘 모르네.”

물론 프란치스코는 주님의 은혜를 통해 성인이 되실 바탕을 지니셨기 때문에 다른 이보다 은총을 더 받으셨을 것입니다. 어쨌든 성인치고 겸손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 분이 없으십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에게 그리스도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 있다면 무엇이 있겠느냐고 물었습니다. 그 분은 첫째는 겸손이고 둘째도 겸손이고 셋째도 겸손이라고 대답하셨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가 하늘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다.”라고 일러주십니다.

하늘나라에서 큰 사람이란 무엇을 의미할까요? 하늘나라는 ‘행복’의 나라입니다. 하늘나라엔 큰 사람도 있고 작은 사람도 있는 것처럼, 더 행복한 사람도 덜 행복한 사람도 있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하면 가장 행복한 사람은 어린이와 같이 자신을 낮추는 이라는 뜻입니다.

 

제가 아일랜드 더블린 한 영어 학원에서 영어를 배우고 있을 때였습니다. 선생님은 그룹을 정할 테니 키 순서대로 한 번 서보라고 하였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키가 작아서 항상 앞 번호만을 차지해서 약간은 키에 대해 컴플렉스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좋아한 사람도 키가 저보다 커서 그 콤플렉스는 더 커졌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외국인들 앞에서 오랜만에 그 컴플렉스를 다시 느낄 기회가 온 것이었습니다.

여학생들도 두세 명이 자신들이 더 크니 저는 앞에 서라고 하였습니다. 사실은 그들이 저보다 작았지만 자신들이 더 크다고 생각했나봅니다. 결국 선생님이 저를 다시 뒤로 보냈습니다. 어쨌거나 몇 명의 여자들은 저보다 컸고 남자들은 모두 저보다 키가 컸습니다.

그래서 그 날도 기분이 별로였습니다. 왜 키가 좀 크지 못했을까? 왜 우리 부모님은 돈이 없으셔서 우유를 먹이지 못하셨을까? 왜 나는 김치가 싫다고 초등학교 때 점심을 싸가지 않았을까? 왜 축구를 해서 키를 못 컸을까? 참고로 다리를 많이 쓰는 운동을 하면 하체에 힘이 너무 들어가 키가 크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런 생각을 하며 터벅터벅 걸어오는데, 굉장히 작고 눈에 띄게 못생긴 여자가 키 크고 예쁜 여자와 웃으며 이야기하며 지나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활짝 웃는 얼굴이 참 행복해 보였고 저의 모습과 대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내가 키 작은 것 빼고는 크게 꿀릴 것도 없는데 지금 그거 하나 가지고 이러고 있으니 만약 하느님께서 나를 저 사람처럼 만들어 주셨다면 아마 우울증이 걸렸겠다. 근데 쟤는 저런 모습을 하고도 저렇게 즐겁지 않는가? 참 만족할 줄도 모르는 인간이군.’

또 그렇게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나의 교만 때문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많은 것을 주셨는데 더 완전하게 주셔야 한다고 불평했던 것입니다. 그것은 내 자신이 스스로 대단한 사람이나 되어야 하는 양 착각하는 것이고 그래서 만족을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교만하니 만족을 못 하고 만족을 못 하니 행복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성인들은 겸손해서 행복한 사람들이었던 것입니다. 오늘 글라라 성인도 귀족의 딸이었지만 거지 프란치스코의 겸손과 가난을 본받기로 결심하여 그를 찾아온 첫 번째 여자 제자였습니다. 낮아짐의 가치를 깨달은 분이었고 그래서 이 세상에서부터 이미 하늘나라의 행복을 지니고 사신 분이었습니다. 낮아지는 만큼 행복함을 안다면, 이제 행복해 지기 위한 노력만 하면 될 것입니다. 교만한 사람은 그 사람이 잘 생겼건 돈이 많건 세상에서 성공했건, 겸손한 사람이 한 시간 누리는 그 행복을 평생 느끼고 깨닫지 못합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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