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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9-08-12 조회수1,375 추천수13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9년 8월 12일 연중 제19주간 수요일
 
 
 
 If two of you agree on earth
about anything for which they are to pray,
it shall be granted to them by my heavenly Father.
For where two or three are gathered together in my name,
there am I in the midst of them.
(Mt.18.19-20)
 
 
제1독서 신명기 34,1-12
복음 마태오 18,15-20
 
 
퇴근시간에 일기예보에도 없던 장대 같은 소낙비가 갑자기 퍼부었습니다. 퇴근길에 나선 사람들은 비를 피해 허둥지둥 뛰었지요. 그리고 작은 집 처마 밑에 다섯 사람이 옹기종기 모여 서서 비가 멎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때 뚱뚱한 아주머니가 이 틈바구니를 비집고 들어왔습니다. 그 때문에 청년 하나가 밀려 밖으로 나오게 되었지요. 어이없는 상황이었지만 다들 외면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바로 그 순간 처마 밑에 있던 노인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젊은이, 세상이란 다 그런 거라네!”

이 말을 들은 청년은 노인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어디론가 뛰어갔습니다. 얼마 뒤 이 청년은 비닐우산 여섯 개를 사 들고 와서 처마 밑에 있는 사람들에게 하나씩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우산을 받아든 노인에게 청년이 한마디 합니다.

“어르신, 세상은 절대로 다 그런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들이 보시기에 세상은 어떤 곳입니까? 남을 밀어 버리고 자기를 내세우는 곳일까요? 아니면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곳일까요?

세상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곳, 그러한 곳이 주님께서 우리에게 마련해 주신 진짜 세상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자기만을 내세우는 이기적인 마음 때문에 주님께서 마련해 주신 진짜 세상을 가짜 세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의보다 불의가 넘치고, 사랑보다 미움과 다툼이 끊임없이 계속되는 것이 아닐까요?

따라서 우리들은 가짜 세상이 아닌 진짜 세상으로 만들기 위한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세요.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

맞습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진짜 세상은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주님의 이름으로 모이는 세상입니다. 그 안에 주님께서도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자기만을 내세우는 가짜 세상이 진짜 세상인 것처럼 착각하고 있지요. 바로 그 순간 우리들은 그 사람들을 향해서 자신 있게 말해야 합니다.

“세상은 절대로 그런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진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바로 나부터가 희생과 나눔을 통한 사랑의 실천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서 우리는 진짜 세상인 하느님 나라 안에 살 수 있게 됩니다.



직관이 우리를 이끌게 하고 직감이 이끄는 대로 두려움 없이 따라가야 한다(샥티 거웨인).




세상 모든 것과 더불어 사는 법(김홍신, ‘인생사용 설명서’ 중에서)

한번은 혼자서 산에 오른 적이 있습니다. 여름 가뭄이 심했던 탓에 웬만한 약수터는 모두 물이 말랐습니다. 그날도 한적한 곳을 살피는데 허름한 차림새의 한 남성이 싸라기와 좁쌀을 흩뿌리고 있었습니다. 그러고는 배낭에서 큰 물통을 꺼내 바위의 오목한 곳에 물을 붓고 그 주변에 좁쌀을 흩어놓은 다음, 나뭇잎으로 살며시 덮었습니다.

저와 눈이 마주치자 그는 해맑게 웃으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저도 따라 고개인사를 했습니다. 그러고는 그에게 그곳에 물을 부은 까닭을 물었습니다.

그는 곱게 웃으며 가뭄 때문에 산새들이 얼마나 목이 마르겠느냐고 대답하고는 휘적휘적 산을 내려갔습니다. 잠시 스친 인연이지만 저는 가슴이 출렁거려 그의 뒷모습에 대고 두 손을 모아 절했습니다. 다시 만난 적은 없지만 그는 제게 큰 가르침을 준 참스승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싫어하는 동물을 적어보라고 하면 대체로 뱀, 쥐, 바퀴벌레, 지렁이, 모기, 파리, 흰개미 등을 나열한다고 합니다. 사람들의 바람대로 이런 동물들이 단번에 지구에서 사라진다면 정말 편하게 살 수 있을까요?

사람에게는 유해하지만 다른 장소에서는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미생물도 많습니다. 사람에게 유익한 미생물만 있으면 좋을 것 같지만 유해한 미생물이 사라지면 지구가 멸망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래서 세상은 모두 더불어 살아야 합니다.
 
 
 
Angel Over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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