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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콘크리트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8-14 조회수1,018 추천수16 반대(0) 신고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성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사제 순교자 기념일 - 콘크리트

 

 

 

어떤 중년 수녀님께서 말씀 중에 느닷없이 당신이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는 남자가 있다고 털어놓으셨습니다. 당신이 수녀님이 된지 얼마 안 되어서 알게 된 수사님인데 둘은 오랫동안 영적 동반자로서 특별한 관계를 유지해 온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사실을 털어놓은 사람은 고해사제 외에 제가 처음이라는 것입니다. 아마 동료 수녀님들이나 수녀원에서 알게 되면 쫓겨날지도 모른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이 수녀님은 그 수사님과 온전히 영적인 관계지 주님보시기에 어긋나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서로 힘들 때 힘이 되어주고 관계를 통해서 하느님의 사랑을 구체적으로 깨달아나가고 계시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아직 이런 관계는 수도원에서 쉽사리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수도원에 입회하면 일반적으로 4년 동안 수련을 받게 됩니다. 그 때 외부로 보내는 편지나 외부에서 오는 편지는 지도자 수녀님이 일일이 다 읽어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개인적인 관계는 철저히 배제됩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개인적인 관계가 공동체적 일치를 저해한다는 우려에서 이런 수련과정을 거치는지 모릅니다.

한 예로 수련기 때 특별히 누구와 친하게 지내는 것을 금지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동기 내에서도 친한 몇 그룹이 형성이 되고 또 소외되는 사람도 생기게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아무리 마음에 맞는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과의 관계가 너무 깊어지지 않도록 주위를 기울여야 하는 것입니다.

함께 입회한 동기에게까지 이렇게 개인적으로 깊은 관계를 맺지를 못하게 하니 이성과의 관계야 얼마나 안 좋게 보여지겠습니까? 한 사람을 너무 깊이 사랑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소홀하게 될 것을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과연 정말 그럴까요?

 

예수님은 사랑이시고 완전한 사랑을 하셨습니다. 모든 신앙인은 예수 사랑의 모델을 닮아야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현재 수도회나 신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는 관계 맺는 방법과는 다른 모습으로 사셨습니다.

인류가 시작된 지 수천 년이 넘지만 예수님은 단지 한 세대만을 짧게 살고 가셨습니다. 그러면 나머지 시대에 산 사람은 소외된 것일까요? 또 세상이 넓지만 좁은 팔레스타인에서만 활동하시고 어쩔 수 없이 이집트로 도망 간 것 외에는 외국으로도 나가지 않으셨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에 사는 사람들은 소외된 것이고 오직 이스라엘만을 사랑하신 것일까요? 또 세상에는 수많은 가정이 있지만 예수님은 당신 생애 33년 중 30년을 조용히 요셉과 마리아와만 지내셨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부모들은 무시 된 것일까요? 또 예수님은 수 많은 사람 가운데 12제자를 뽑고 그들과만 함께 다니셨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은 당신을 따르던 사람들 가운데서도 편애를 한 것일까요? 또 예수님은 그 12사도들 중에서 특별히 중요한 사건 때, 즉 야이로의 딸을 살릴 때, 타볼산에서 변모하실 때, 겟세마니에서 마지막 기도를 드리실 때, 베드로와 야고보, 그의 동생 요한만을 데리고 가셨습니다. 이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그리고 베드로에게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셨습니다. 예수님은 공평하게 사랑하지 못하신 것일까요? 그리고 왜 부활하셔서는 공평하게 남녀 만인에게 나타나시지 않고 마리아 막달레나라는 한 여자에게만 나타나신 것일까요? 그리고 부활하셔서 유일하게 그녀의 이름만을 부르신 것일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구체적으로 한 사람이라도 온전히 사랑하지 못한다면 누구도 온전히 사랑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수도자 성직자에게 사랑을 가르친다고 하면서도 구체적으로 한 사람도 제대로 사랑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구체적이지 않으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하느님께서 남녀를 한 몸으로 엮으신 것을 사람이 풀어서는 안 된다고 하십니다. 구체적인 한 남자와 한 여자가 혼인하여 한 몸이 되도록 사랑하지 못한다면 누구도 온전히 사랑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남녀의 사랑은 삼위일체 하느님 사랑의 모델이기도 하면서 사랑의 출발이기 때문입니다. 한 남자가 혹은 한 여자가 한 명의 이성 앞에서 온전한 사랑을 할 능력이 없을 때 그 사람에겐 더 이상 사랑에 대한 희망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저 모든 사람을 사랑한다고 착각하며 살다가 생을 마감하게 될 뿐입니다.

 

오늘 막시밀리아노 꼴베 신부님은 가정이 있는 한 사람을 대신하여 굶어죽기를 청합니다. 만약 사람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구체적으로 한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칠 능력이 없다면 누구도 사랑하지 않는 것입니다. 꼴베 신부님은 오늘 복음에서처럼 하느님나라를 위해 고자가 된 사람입니다. 그렇다고 허황되게 사랑을 부르짖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 분은 예수님께서 구체적인 사람의 살인 성체로 우리와 한 몸을 이루는 것처럼, 구체적으로 한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치심으로써 모든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는 분임을 증명하셨습니다.

콘크리트는 집을 짓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벽돌과 벽돌을 연결시켜 주기 때문입니다. 콘크리트가 없으면 벽돌집은 완성될 수 없고 지었다 하더라도 곧 허물어집니다. 콘크리트는 또한 ‘구체적인’이란 뜻입니다. 콘크리트가 없으면 집이 완성될 수 없는 것처럼 구체적이지 않으면 사랑도 완성될 수 없습니다.

먼저 내 옆에 있는 배우자부터 완전히 사랑하도록 합시다. 그렇지 못하면 항상 콘크리트가 부족하게 지어진 집에서 사는 것과 같을 것이고 참 사랑의 맛을 깨닫지 못할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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