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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만인의 연인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8-18 조회수1,882 추천수15 반대(0) 신고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연중 20주간 화요일 - 만인의 연인

 

 

한 번은 한 중견 수녀님이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대부분은 함께 사는 동료 수녀님들과의 갈등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수녀님은 이런 힘듦은 예전에 비교해 보면 아무 것도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수녀님께서 살아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고통이 무엇이었나 궁금해 졌습니다.

그 수녀님은 바로 ‘사랑’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한 신부님이 당신에게 빠져서, 그 신부님을 떼어내느라 매우 힘들었다는 것입니다.

태어나서 남자를 한 번도 사랑해 보지 않았던 그 수녀님은 두려움으로 다가오는 신부님을 계속 밀쳐냈고 결국 지금은 당신의 노력으로 그 신부님과 연락도 안 되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수녀님 입장에서는 매우 바람직하게 해결된 것처럼 보이지만 저는 마음이 약간 씁쓸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욕심 많은 새를 잡는 방법입니다. 맛이 짠 먹이와 충분한 물을 함께 놓아두면 됩니다. 그 새들은 먹이를 먹고 물을 먹고를 반복하다가 자신들도 모르게 배가 불러 날지를 못하게 됩니다. 사냥꾼이 오면 짧은 다리로 퍼덕이며 도망을 가지만 몸이 무거워 손쉽게 잡힙니다.

이렇게 무엇에 집착하는 사람 역시 몸이 무거워져 하느님께로 날아갈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부자가 하늘나라에 오르기가 불가능하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따라서 그리스도를 따르겠다고 하는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을 비롯하여 가진 모든 것을 먼저 버려야합니다.

 

예수님은 오늘 무소유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하시면서도, “버린 것은 무엇이나 100배로 받게 된다.”는 진리를 선포하십니다.

‘약속’이란 영화에서 보면 박신양이 술이 취하여 노숙자의 가방을 빼앗으려고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노숙자는 자신의 전 재산인 가방을 필사적으로 움켜쥐지만 결국 빼앗기고 맙니다. 가방을 털어보니 신문지와 옷 몇 개만 들어있습니다. 주인공은 웃으며 가방과 나머지 것들을 그 앞에서 버리고 대신 행려자에게 수표를 한 장을 줍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하느님도 더 많이 주시기 위하여 우리가 집착하는 작은 것들을 빼앗으려고 하시는 것입니다. 은총을 받기 위해서는 무엇을 잡고 움켜쥔 손이 아니라 자유롭게 펼쳐진 손이 먼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하느님께서 버리는 것은 무엇이나 100배로 채워주신다면 내가 진정으로 무엇을 버렸는지 안 버렸는지를 내가 받게 되는 것으로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이것은 버려본 사람만이 깨달을 수 있는 진리입니다. 저는 부모님을 버렸기 때문에 주님께서 맺어주신 수많은 부모님들이 생겼고 집을 버렸기 때문에 가톨릭 시설 어디에서나 잘 수 있게 되었으며 형제들을 버렸기에 수많은 믿음의 형제들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하느님나라를 위하여 모든 것을 버린 사람에겐 애인도 100명이 있어야 당연할 것입니다.

만약 수녀님이 한 남자도 사랑하고 있지 못하다면 아직은 애인을 버린 것이 아닙니다. 수녀님의 참 애인은 그리스도이시고 그 분을 위해서 애인을 버렸다면 누구를 사랑하게 되더라도 그리스도와 비교되는 애인의 자리엔 올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해 누구를 사랑하게 된다는 것과 성소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뜻입니다. 사랑하지 않는 것이 죄지 사랑은 죄가 아닙니다.

정말 애인을 버리고 성소를 택한 사람이라면 사랑하게 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어떤 사람을 사랑하게 되더라도 애인을 버린 사람에겐 그 사람이 애인이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 여자와 혼인한 사람이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될 때 혼인이 위태롭게 된다면 그 남자는 처음부터 부인을 위해 모든 여자를 버린 것이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그리스도를 사랑한다면서 다른 사람이 좋아질 때 그리스도와의 관계가 흔들린다면 처음부터 그리스도를 위하여 이성의 사랑을 포기한 사람은 아닌 것입니다.

 

따라서 사제나 수도자들은 애인을 버렸다면 두려움 없이 만인의 연인이 되어야합니다. 누가 봐도 순결하고 영적인 만인의 연인이 되어야 그리스도를 위하여 애인까지도 버린 사람일 것입니다. 물론 그렇게 영적인 사랑을 할 수 있게 되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보십시오. 그리스도께서는 아버지와의 일치를 위해서 한 개인과 혼인하지 않고 교회의 신랑이 되셨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그리스도와의 일치를 위해 한 사람과의 혼인을 버리고 교회와 혼인하는 사람들인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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