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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226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8-19 조회수393 추천수4 반대(0) 신고
故 김 대중 토마스 모어 전 대통령님!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안식과 평화를 누리시옵소서!  
주님, 연이어 큰 별 세 분을 떠나보내는 박복한 이 백성들도 불쌍히 여기시어
자비를 베풀어 주시옵소서!
 
오늘의 묵상입니다. [연중 제 20주간 화요일]
 
<아니면, 내가 후하다고 해서 시기하는 것이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0,1-16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런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1 “하늘 나라는 자기 포도밭에서 일할 일꾼들을 사려고 이른 아침에 집을 나선 밭 임자와 같다. 2 그는 일꾼들과 하루 한 데나리온으로 합의하고 그들을 자기 포도밭으로 보냈다. 3 그가 또 아홉 시쯤에 나가 보니, 다른 이들이 하는 일 없이 장터에 서 있었다. 4 그래서 그들에게, ‘당신들도 포도밭으로 가시오. 정당한 삯을 주겠소.’ 하고 말하자, 5 그들이 갔다. 그는 다시 열두 시와 오후 세 시쯤에도 나가서 그와 같이 하였다.
 
6 그리고 오후 다섯 시쯤에도 나가 보니 또 다른 이들이 서 있었다. 그래서 그들에게 ‘당신들은 왜 온종일 하는 일 없이 여기 서 있소?’ 하고 물으니, 7 그들이 ‘아무도 우리를 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그는 ‘당신들도 포도밭으로 가시오.’ 하고 말하였다. 8 저녁때가 되자, 포도밭 주인은 자기 관리인에게 말하였다. ‘일꾼들을 불러, 맨 나중에 온 이들부터 시작하여 맨 먼저 온 이들에게까지 품삯을 내주시오.’ 9 그리하여 오후 다섯 시쯤부터 일한 이들이 와서 한 데나리온씩 받았다. 10 그래서 맨 먼저 온 이들은 차례가 되자 자기들은 더 받으려니 생각하였는데, 그들도 한 데나리온씩만 받았다.
 
11 그것을 받아 들고 그들은 밭 임자에게 투덜거리면서, 12 ‘맨 나중에 온 저자들은 한 시간만 일했는데도, 뙤약볕 아래에서 온종일 고생한 우리와 똑같이 대우하시는군요.’ 하고 말하였다. 13 그러자 그는 그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말하였다. ‘친구여, 내가 당신에게 불의를 저지르는 것이 아니오. 당신은 나와 한 데나리온으로 합의하지 않았소? 14 당신 품삯이나 받아서 돌아가시오. 나는 맨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당신에게처럼 품삯을 주고 싶소. 15 내 것을 가지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없다는 말이오? 아니면, 내가 후하다고 해서 시기하는 것이오?’ 16 이처럼 꼴찌가 첫째 되고, 첫째가 꼴찌 될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 복음은 하늘 나라를 설명하시며 포도밭 주인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포도밭 주인은 일꾼 들을 고용하였으나 같은 시간에 고용한 것이 아니라 이른 아침, 9시, 열두 시, 세 시, 다섯 시에 각각 고용하였습니다. 그런데 품삯은 모두 똑같게 지급하였고 늦게 고용한 일꾼들부터 품삯을 지불하였습니다. 늦게 와서 품삯도 똑같게 지급받고 품삯도 더 빨리 받아 갔으므로 꼴찌가 첫째가 되고, 첫째가 꼴찌가 되었습니다. 이처럼 첫째가 꼴찌가 되고 꼴찌가 첫째가 되는 그런 나라가 하늘 나라임을 알려주시고 계십니다. 

품삯은 노동의 질과 양 그리고 노동시간에 비례하여 지급하는 것이 공평한 것입니다. 그런데 포도밭 주인은 모두 똑같이 품삯을 지불하였으므로 공평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참고로 공평에는 수평적 공평과 수직적 공평이 있습니다. 수평적 공평은 동일한 조건하에 있는 사람은 동일한 대우를 받는 것이며 수직적 공평은 능력이 있는 사람은 능력이 없는 사람보다 또는 일의 기여도에 따라 차별적 대우를 받는 것을 말합니다. 오늘 포도밭 주인은 이런 공평의 원칙을 어기고 있으므로 앞서 온 일꾼들은 당연히 불평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늦게 온 일꾼들이 열심히 일을 해서 일일 목표량을 채웠고 또는 위험이 따르는 일을 한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고 또 실제에 있어서는 이렇게 품삯을 주는 주인도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포도밭 주인은 왜 이렇게 품삯을 주었을까요? 오늘은 이를 묵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청년실업문제가 큰 사회문제이므로 고용을 확대해야 합니다. 청년 실업자는 일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어서 일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늘 포도밭 주인은 일자리를 찾지 못하여 방황하는 일꾼들을 자신의 포도밭 일꾼으로 채용하였습니다. 이 땅의 기업인들도 오늘 포도밭 주인과 같은 그런 마음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새벽 인력시장에서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에게는 이른 아침에 뽑힌 사람들이 제일 부러운 사람들입니다. 이른 아침에 일꾼으로 뽑힌 사람들은 그만큼 마음고생을 하지 않았으므로 이미 약간의 보상을 받았습니다. 거기에 품삯을 더 주는 것은 하느님의 입장에서는 공평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 재물이 많아서 부자인 사람은 그만큼 미리 보상을 받았으므로 하늘 나라에서는 그만큼 손해 보는 것이 공평할 수 있습니다. 지금 잘 나간다고 우쭐하는 사람들은 하늘 나라에서는 그만큼 홀대받을 수 있음을 알려 주시고 계십니다.

또, 자비의 측면에서 묵상하면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날품 파는 일꾼들은 일을 못하면 그날 생계가 막막합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자비를 베풀어야 함에도 최저 생계비에 불과한 한 데나리온에서 야박스럽게 시간 계산하여 일당을 지급하는 것은 하늘에 재물을 쌓는 사람들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른 아침에 뽑힌 일꾼들처럼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늘 불평을 하고 있습니다.

남은 전혀 의식하지 않고 내 할일만 하는 그런 일꾼이 바로 하느님의 자녀일 것입니다. 오늘은 내가 이른 아침에 뽑혔지만 내일은 내가 다섯 시에 뽑힐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럴 때를 생각해서도 불평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또한 영원한 생명을 생각하며 사는 우리들이 이른 아침에 뽑힌 일군들처럼 시간 계산이나 하며 불평하고 살아간다면 영원한 생명을 생각하는 자체가 난센스입니다. 영원한 생명을 생각한다면 찰나에 불과한 몇 시간에 연연할 필요가 없어야 합니다.

속 좁은 사람이 되어서 시간 계산이나 하는 사람은 땅에서는 첫째가는 사람이 될 수는 있겠지만 영원한 생명을 살아가는 하늘 나라에서는 이런 시간 계산이 통하지 않으므로 늘 꼴찌가 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꼴찌라도 하늘 나라에만 갈 수 있으면 대단한 축복이므로 아마 하늘 나라 문턱에도 못 갈 것 같습니다.

우리 신앙생활도 선착순이 아닌 것 같습니다. 늦게 신앙생활을 하여도 하늘 나라에 갈 수 있으며 유아세례를 받았다고 꼭 하늘 나라에 가라는 법도 없습니다. 유아세례를 받았지만 하느님께 잘 못 보이면 하늘 나라 문턱도 못 갈 것이고 병자성사를 받았어도 하느님이 보시기에 '참 잘 살았다' 생각하시면 하늘 나라로 불러들일 것입니다. 이런 경우도 '꼴찌가 첫째 되고, 첫째가 꼴찌 될 것이다' 하신 말씀이 그대로 적용될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시기와 질투를 하지 말라는 말씀으로 묵상하고 있습니다. 시기와 질투는 반목으로 이어지고 반목은 또 경쟁으로 이어지므로 토마스 홉스가 말한 것처럼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의 삶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홉스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법과 국가가 필요하다고 하였지만 우리에게 있어서 법은 바로 말씀이며 국가는 하늘 나라입니다. 

오늘 복음에서처럼 시기와 질투는 남과 비교하는데서 생겨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재물은 생계를 유지할 수 있으면 그것으로 족해야 하지만 항상 남보다 더 많이 가지려고 하기 때문에 문제입니다. 이렇게 비교하는 마음을 없애라는 뜻에서 도덕경에서는 ‘길고 짧은 것은 서로 비교하여 길고 짧음이 있으며(長短相較), 높고 낮음도 서로 비교하여 높고 낮음이 있다(高下相傾),’하였습니다.

시기하고 질시하여 남보다 더 많이 가지려는 마음과 남보다 더 앞서려는 마음만이라도 없어진다면 바로 이 땅이 하늘 나라 임을 묵상하였습니다.

대자대비하신 아빠하느님!
故 김 대중 토마스 모어 전 대통령님의 영혼을 어여삐 여기시어
주님 대전 오른 편에 영원한 안식처를 마련하여 주시옵소서!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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