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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정진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8-19 조회수1,191 추천수16 반대(0) 신고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연중 20주간 수요일 - 정진

 

 

 

어제 청년들을 만났는데 한 자매가 “저는 사람들을 죽이고 평생 못된 짓만 하다가 죽기 전에 회개해서 구원받는 것을 이해할 수 없어요. 생각으로는 이해 가지만 정말 내 가족에게 그런 짓을 한 사람이라면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습니다.

저도 한 사형수를 기억합니다. 제 대자 중 한 명의 형님이었는데 청부 살인을 하고 사형을 당하였습니다. 물론 사형 선고를 받고 하느님을 알게 되어 믿는 마음으로 누구보다도 영웅적으로 죽음을 맞이하였습니다.

이도 이해가 가는 것이 평생 그리스도의 규범 안에서 착하게만 살다가 힘겹게 구원을 받는가하면 어떤 사람들은 마지막 순간에 회개하여 극적인 구원을 받습니다. 구원을 받는다는 것에 있어서는 오래 된 신자건 얼마 안 된 신자건 같은 구원을 받는 것입니다.

이 질문을 한 자매는 그러나 현재 냉담중입니다. 제가 있을 때는 주일학교 교감까지 하면서 매일 성당에서 살다시피 한 사람이었습니다. 어느 새 냉담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구원은 과거에 무엇을 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 현재 나의 모습이 구원받을 상태에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산부인과 의사를 하시며 평생 낙태와 성감별 등을 하시며 살아오신 70이 훨씬 넘어 회개하신 한 할머니의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그 할머니는 생이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의 황혼에 세례를 받았지만 세례 받은 지 1년 반 만에 신구약 필사를 하였고 매일 기도로 회개의 삶을 살고 계십니다. 비록 질문을 했던 그 자매가 성당에서 봉사도 훨씬 많이 하였지만 지금 당장의 모습으로는 구원받기에 더 합당한 사람은 그 할머니나 제가 알던 사형수인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선 예수님께서 이렇게 벌어질 상황에 대해 미리 아시고 비유를 통해서 먼저 하느님을 알게 된 이들에게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첫째가 꼴찌가 될 수 있고 꼴찌가 첫째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하루 종일 일한 사람은 포도원 주인에게 오히려 꾸지람까지 듣고 한 시간 일한 사람은 제일 먼저 합당한 임금을 받습니다. 그렇다면 즐길 것 다 즐기다가 늦게 세례를 받고 마지막에 불타는 마음으로 잠깐 살다가 죽는 것이 더 좋은 일일까요?

하루 종일 뙤약볕에서 일한 사람들은 한 시간 일한 사람들을 질투합니다. 왜냐하면 자신들은 너무나 고생하였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정말 하느님을 따르는 것이 고생일까요? 세상눈으론 그렇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매일 미사하고 기도하고 쉽게 넘겨버릴 잘못도 양심상 하지 못하고 살아야 하는 것이 힘들어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더 힘든 사람들은 하느님을 모르고 죄를 지으면서 사는 사람들입니다.

하느님은 우리를 행복하라고 불러주셨습니다. 만약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이 행복이었다면 오히려 늦게 하느님을 알게 된 이들을 안타까운 눈으로 쳐다보아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하느님을 모르고 온갖 고생을 하다가 늦게나마 참 행복을 알게 된 이들이기 때문입니다.

과연 남들은 일하고 있는데 일을 시켜주는 사람이 없어서 포도원 밖에서 하루 종일 빈둥대는 것이 쉬운 일일까요? 이들은 일용직이고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오늘 돈을 벌어오지 않으면 내일 아이들이 굶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걱정 속에서 일을 못하고 포도원 밖에서 안절부절 못하며 하루를 보내는 것이 더 쉬울까요, 아니면 포도원 안에서 비록 고생은 하지만 내일에 대한 걱정 없이 일하는 것이 더 행복할까요? 그러나 오늘 포도원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마음이 악하여 행복으로 불러주셨음에도 그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고생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던 사람들이었던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불러주셨더라도 그분의 참 뜻을 깨닫고 주님 안에서 자신의 행복과 감사를 늘려가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우리도 이런 똑같은 사람들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아일랜드에서 영어 학원을 다닐 때 제가 있던 반에서 그래도 제가 다른 한국 사람들보다 영어를 잘 하는 편이었습니다. 특별히 외국 말을 오래 한 저로서는 다른 한국 사람들보다는 영어단어도 더 많이 알고 말도 더 잘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뻐기고 있을 때 한 한국 자매가 들어왔습니다. 영어를 완벽하게 하였습니다. 알고 보니 한국에서 영어 교사를 하는데 잠깐 발음을 배우러 온 것이었습니다.

우리를 먼저 불러주신 것은 우리가 완벽해서가 아닙니다. 먼저 불러주었으니 빨리 정진하라는 뜻입니다. 늦게 불러주신 사람들은 그들이 덜 완전해서가 아닙니다. 하느님은 하느님 나름대로 그들을 훈련시키고 계셨던 것입니다.

첫째가 꼴찌가 되는 일이 없도록 믿고 구원받는 것에 만족하지 말고 완전해 질 수 있도록 오늘을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정진’합시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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