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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부르심과 선택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8-20 조회수1,171 추천수13 반대(0) 신고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연중 제 20 주간 목요일 - 부르심과 선택

 

 

 

 보좌신부로 있을 때 한 자매가 자신을 제자로 받아달라고 청했습니다. 제자는 스승에게 죽기까지 순종할 수 있도록 겸손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스승의 일거수일투족을 하나도 빠짐없이 따라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스승을 따라한다는 말은 자신을 버린다는 뜻입니다. 베드로도 예수님의 모든 것을 따라하려 했기 때문에 물위도 걸을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사람을 판단해야 할 일이 있을 때 저의 판단기준은 무조건 ‘겸손함’입니다.

그런데 그 자매는 참으로 겸손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나중에 가서는 저를 나무라고 가르칠 것 같은 느낌마저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자를 키울 정도의 스승이 못 되니 안 되겠다고 적당히 거부하려했습니다. 그러나 그 분은 참으로 제자가 되고 싶다고 오랫동안 졸랐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계속 청하자 저는 “제자는 스승이 하는 것을 그대로 따라할 수 있어야 해요. 그러면 제가 하는 기도들이 이러이러한데 이것을 일 년만 빠지지 않고 매일 하실 수 있다면 제자로 받아줄게요.”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분은 자신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몇 달이 지나자 그 분은 더 이상 제자가 되겠다는 말을 하시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몇 달 하다가 포기했기 때문입니다.

스승이 신랑의 의복을 입고 있다면 그 사람의 제자가 되기 위해서는 신부에 합당한 옷을 입어야합니다. 마찬가지로 하늘나라의 혼인잔치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의복을 입어야하는데 그것이 바로 ‘스승을 닮은 삶’을 사는 것입니다. 그런 의복을 갖출 수 없는 사람은 비록 받아들여졌더라도 아직 선택받은 것은 아닙니다.

 

오늘 복음에서, 임금, 즉 하느님은 처음에 이스라엘 백성을 초대했습니다. 그러나 임금이 초대했던 그 백성은 그분의 초대에 응답하지 않고 오히려 그분이 보내신 예언자들과 아들까지도 죽였습니다. 그래서 임금님은 이스라엘 백성을 버리고 이방인들을 불러 모으십니다. 따라서 누구도 초대를 받지 않은 사람이 없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물론이고 이방인들까지 초대받지 않은 사람이 없으니 하느님은 공평하게 초대하신 것입니다.

잔치에 참석한 이들은 예수님이 세우신 교회를 나타냅니다. 그러나 그 교회 안에도 혼인 의복을 입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의복을 입지 않았기 때문에 초대받았지만 그 초대에 응답하지 않았던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처지가 되고 맙니다. 이는 교회엔 나오지만 그리스도인으로 합당하게 살아가지 않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그래서 미사에 나온다고 해서 다 그리스도와 일치하는 것은 아니고 다 구원받는 것도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결론적으로 말씀하십니다.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많지만 선택된 이들은 적다.”

결국 ‘부르심’은 다 받았지만 ‘선택’된 이들은 그 부르심에 응답하고 또 그 부르심에 합당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사제가 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제들은 다 부르심에 응답한 사람이지만 사실 응답하지 않는 사람들이 더 많으니 그건 하느님의 책임이 아닙니다. 또 사제가 되었다고 해서 다 부르심에 합당하게 살아가는 것도 아니니 사제가 된 것으로 만족해서는 안 되고 스승을 닮은 모습으로 살아야만 선택받은 자로 남게 됩니다.

하느님은 공평하십니다. 우리가 모두 부르심을 받았지만 선택을 받고 안 받고는 우리들 자신에게 달려있는 것입니다.

 

유다는 과연 부르심을 받았을까요? 제가 생각하기에 유다는 부르심을 받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은 유다가 배반할 것을 처음부터 알고 계셨습니다. 배반할 것을 알면서도 부르셨다면 일부러 죄짓게 만드셨다는 뜻이기에 말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유다는 12사도에 당당히 받아들여졌습니다. 왜 부르심을 받지도 않았는데 받아들여졌을까요? 이는 유다가 예수님을 메시아로 생각해 한 몫을 차지하려는 마음에 자신이 그 분의 제자가 되기를 ‘원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인간의 자유를 건들지 않으십니다. 따라서 부르지도 않았는데 와 있는 사람이라도 그 사람이 원하기만 하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시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사도로서의 올바른 자세를 갖추지 않았습니다. 그리스도를 따르려 하기보다는 그리스도를 현세적인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는데 이용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니 결국 받아들여지기는 했지만 선택받지는 못하게 된 것입니다.

 

하느님은 모든 이들을 부르십니다. 그리고 원하는 모든 사람은 다 받아들이십니다. 그렇다고 다 선택받는 것은 아닙니다. 혼인 잔치에 합당한 옷을 입어야합니다. 이 의복이 바로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처럼 살아가는 것’입니다. 잔칫상에까지 앉았다가 결국 마지막 순간에 쫓겨나지 않기 위해 교회에 다니는 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그 분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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