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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229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8-23 조회수390 추천수2 반대(0) 신고

오늘의 묵상입니다.[연중 제23주일]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60-69

그때에 60 제자들 가운데 많은 사람이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말하였다. “이 말씀은 듣기가 너무 거북하다. 누가 듣고 있을 수 있겠는가?” 61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당신의 말씀을 두고 투덜거리는 것을 속으로 아시고 그들에게 이르셨다. “이 말이 너희 귀에 거슬리느냐?  62 사람의 아들이 전에 있던 곳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게 되면 어떻게 하겠느냐?

63 영은 생명을 준다. 그러나 육은 아무 쓸모가 없다. 내가 너희에게 한 말은 영이며 생명이다. 64 그러나 너희 가운데에는 믿지 않는 자들이 있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믿지 않는 자들이 누구이며, 또 당신을 팔아넘길 자가 누구인지 처음부터 알고 계셨던 것이다. 65 이어서 또 말씀하셨다. “그렇기 때문에, 아버지께서 허락하지 않으시면 아무도 나에게 올 수 없다고 너희에게 말한 것이다.” 

66 이 일이 일어난 뒤로, 제자들 가운데에서 많은 사람이 되돌아가고 더 이상 예수님과 함께 다니지 않았다.  67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에게,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 하고 물으셨다.  68 그러자 시몬 베드로가 예수님께 대답하였다.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69 스승님께서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라고 저희는 믿어 왔고 또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5주간 주일복음으로 선정된 요한복음서 6장은 오늘로서 마무리 되고 있습니다. 저는 요한 6장을 접할 때마다 잊혀 지지 않는 복음 말씀이 있으며 그 말씀은 "영은 생명을 준다. 그러나 육은 아무 쓸모가 없다."하신 오늘 말씀입니다.

세례를 받기 전에 종교와는 무관하게 신부님을 자주 만나게 되어 여러 차례 입교 권유 받았으나 입교하지 않겠다고 고집을 피웠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종교를 가진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러자 신부님께서는 입교와 관계없이 요한 복음서를 몇 독 해보라고 권유하셨습니다.

요한 복음서를 읽어보라는 말씀도 거절할 수 없어서 요한 복음서를 4-5독 해 보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그날 신부님께서는 "육에서 태어난 것은 육이고 영에서 태어난 것은 영이다." (요한 3. 6). "영은 생명을 준다. 그러나 육은 아무 쓸모가 없다." (요한 6. 63)는 두 말씀을 메일로 보내주셨습니다. 요한 복음서를 두 말씀으로 압축하신 것으로 생각하고 이해되지 않는 말씀은 알려주신 위 두 말씀의 관점에서 이해하려고 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어제 오후 7시 명동성당에서 정진석 추기경님이 집전하신 故 김대중 토마스 모어 전 대통령의 장례미사가 있었습니다. 장례미사의 복음으로 요한 6,37-40 말씀이 봉독되었습니다. 앞으로는 요한 6장을 대할 때마다 어제 장례미사의 기억이 더 추가될 것 같습니다.

요한복음서 6장은 육신의 양식인 오병이어로 시작하여 성체성사와 영원한 생명의 양식을 알려주는 말씀으로 끝나고 있으므로 요한복음서 전체를 관통하는 章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육신의 양식은 오병이어의 기적처럼 우리가 나눔만 실천하면, 말씀만 실천하면 하느님은 우리 모두가 충분히 먹을 수 있을 만큼 양식을 마련해 주시므로 영원한 생명의 양식을 구하는 것이 우리 신앙임을 알려주는 장으로 묵상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은 제자들이 투덜거린 소리인 “이 말씀은 듣기가 너무 거북하다. 누가 듣고 있을 수 있겠는가?”로 시작되고 있습니다. 듣기가 거북하다고 하는 말은 지난 주일의 말씀인 "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 하신 말씀을 두고 하는 얘기입니다.

사실 이 말씀은 은유를 모르는 초등학생이 듣는다면 듣기가 거북한 것이 아니라 기겁을 할 내용입니다. 따라서 지금 내가 한 얘기는 아무나 알아들을 수 없다는 뜻으로, 또는 하느님의 뜻을 따르겠다는 각오 없이는 내 제자가 될 수 없다는 뜻으로 “그렇기 때문에, 아버지께서 허락하지 않으시면 아무도 나에게 올 수 없다고 너희에게 말한 것이다.”로 다시 말씀하시고 계십니다. 形而下만 생각하는 사람에게 形而上을 얘기한들 알아들을 수 없다는 말씀인 듯합니다.

"사람의 아들이 전에 있던 곳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게 되면 어떻게 하겠느냐? "며 묻고 계십니다. 이 말씀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우리 신앙의 관점도 달라질 것 같습니다. 이 말씀을 육신의 부활로 이해한다면 '나에게 올 수 없다고' 하신 말처럼 우리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르지 못하고 빵만 배불리 먹여 달라고 기도하는 미신과 다름없는 기복신앙으로 흐를 것이며, 영으로 영원히 살아 계신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참 그리스도인이 되려고 노력하는 신앙인이 될 것입니다.

"영은 생명을 준다. 그러나 육은 아무 쓸모가 없다."고 하셨으므로 예수님은 영으로 영원히 살아 계심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아무런 쓸모가 없는 육신을 생각하며 오늘도 '육신의 부활을 믿나이다.'하며 신앙 고백을 하여야 합니다. 혹자는 이는 사실언어가 아니고 고백언어라고 하지만 고백언어면 떳떳하게 고백언어라고 알려주는 것이 참을 추구하는 종교의 모습일 것입니다.

이런 고백언어로 인하여 앞으로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갈등을 느끼고, 불필요한 논쟁으로 우리 교회를 떠날지 그 수를 헤아리지 못 할 것입니다. 잘못을 결코 인정하지 않으려는 이런 잘못된 모습들이 우리 사회에 너무나 많이 팽배해 있기 때문에 우리 삶이 갈수록 힘들어 지고 있습니다.

육신은 죄에 얽매인 것이다(지혜1, 4) 하였음에도 육신의 부활을 믿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다정한 영은 지혜 (지혜1,6)라 하였으므로 성령은 곧 지혜임을 알 수 있고 우리가 성령으로 즉 지혜의 말씀을 기억하고 실천하며 살아갈 때에 우리는 영원한 생명을 살아갈 것입니다. 또 정의는 죽지 않는다.(지혜1,15)하였으므로 정의로운 삶이 곧 지혜로운 삶이고 말씀을 실천하는 삶이 되어 영원한 생명에 이르는 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삶을 사시다가 오늘 하늘 나라로 영영 떠나 보내야 하는 고 김대중 토마스 모어 전 대통령을 특별히 기억하며 묵상을 마치겠습니다.

그분은 불의한 세력에게 모진 고문과 박해를 받아 사형선고까지 받으시며 저희에게 인권과 정의, 자유와 민주, 남북화해와 평화통일을 행동으로 보여주셨음에도 저희는 눈이 멀어 보지 못하고, 귀가 먹어 듣지 못하여 빵을 배불리 먹여주겠다는 달콤한 말에 속아 넘어가 당신이 그토록 애지중지 하였던 숭고한 가치들이 모두 사라진 것을 애통해하며 우리 곁을 오늘 영영 떠나십니다.

부디 하늘 나라의 천사가 되시어 님이 그토록 갈망하셨던 자유가 들꽃럼 만발하고,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며, 통일의 희망이 무지개처럼 피어나는 그런 나라를 만드시겠다는 못 다 이룬 소망을 불쌍한 저희를 위하여 아빠 하느님께 청원하여 주시옵소서!   

대자대비하신 아빠 하느님!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은 "영은 생명을 준다. 그러나 육은 아무 쓸모가 없다." 하셨습니다.
육신의 안위에 연연하지 않고 주님 말씀을 실천하며 살다 가신
고 김대중 토마스 모어 전 대통령님을 위해 기도하오니
성령과 함께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할 수 있도록 그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옵소서!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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