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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너희들도 떠나가겠느냐?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8-23 조회수856 추천수12 반대(0) 신고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연중 제 21 주일 - 너희들도 떠나가겠느냐?

 

 

 

얼마 전에 어떤 수녀회의 한 수녀님께서 성모신심에 대해 그 수녀원에서 강의를 한 시간 해 달라고 부탁을 하셨습니다. 저는 흔쾌히 승낙을 하고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강의 바로 전 날, 그 수녀님께서 미안한 표정으로 다른 공동체 수녀님들이 프로그램이 있어서 다음으로 강의를 미룰 수 있느냐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러라고 하였습니다.

그 다음 날 아침, 마침 강의가 없어져서 그 동안 초대는 받았지만 시간이 되지 않아 방문을 못 했던 같은 수도회의 한 분원에 저녁을 먹으러 가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다른 수녀님들은 오묘한 표정으로 오라고 하셨지만 한 수녀님이 “우리 강의 있어요.”라고 하셨습니다. 다른 수녀님들이 그 수녀님을 보며 눈짓으로 “그걸 말하면 어떻게 해!”라고 말하는 듯하였습니다. 저는 이상한 느낌이 들어 저녁에 오라고 재촉하는 수녀님들께 얼른 “아~ 그럼 담 기회에 갈게요.”라고 하였습니다.

그 날 저녁 때 수녀님들이 모두 사라지셨습니다. 아마 다른 신부님께서 오셔서 강의를 하고 있는 듯하였습니다. 그렇게 넘겨버리고, 또 며칠이 지났는데, 또 다른 수녀님께서, “신부님, 그 때 기분 나쁘셨죠? 죄송해서 혼났네. 아니, 다른 신부님을 불러놓고 신부님한테 같은 시간에 강의를 부탁했던 거예요. 저도 그날 알았네.”라고 털어놓으셨습니다.

저에게 강의를 부탁하셨던 수녀님이 나중에 다른 신부님이 오시게 되어 있는 것을 알고 제가 기분 나쁘지 않도록 약간은 거짓말을 보태어 다음 기회에 할 수 있느냐고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솔직히 사정을 말씀하셨어도 되셨을 텐데 굳이 거짓말까지 해 가시며 그렇게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만약 예수님이라면 절대 거짓말은 하시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하느님은 진리이시기 때문에 그 입에서 거짓이 나올 수 없습니다. 모든 사람이 당신의 말이 거슬려서 다 떠나간다 할지라도 결코 돌려 말하거나 거짓말을 하시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당신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라는 말씀에 사람들이 ‘우리들을 식인종으로 여기나?’ 하면서 다 떠나가 버립니다. 예수님의 제자라고 자처하던 사람들도 더 이상 예수님을 따라다니지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듣기에 거북하였기 때문입니다.

개신교 신자들이 성체성사를 버리게 된 것도 바로 이와 같은 이유에서일 것입니다. 그들은 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그 분의 ‘말씀’, 즉 성경으로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왜 모든 사람이 떠나가도록 만드시면서까지 당신의 ‘살과 피’를 먹고 마셔야만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고 하셨을까요? 왜냐하면 그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어쩌면 기분 나쁘지 않도록 돌려 말하거나 거짓말을 하실 수 없으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진리만을 말씀하십니다. 그리고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시며 판단을 그들에게 맡기시는 것입니다.

“너희도 떠나가겠느냐?”

 

저도 우리 천주교 신자들에게 기분 나빠할 말을 곧잘 하곤 합니다.

특히 여자들에겐 “남편에게 순종하라.”는 말입니다. 그러면 남녀평등의 시대에 어떻게 아직까지 남자는 하늘이고 여자는 땅이고, 혹은 남자는 머리이고 여자는 몸이란 식으로 말하는 사람이 있느냐고 거북해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는 제가 깨달은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 제 2 독서를 자세히 읽어보십시오. 오늘 독서에서는 바오로는 성자께서 성부께 순종하여 한 몸을 이루는 것처럼 교회도 머리이신 그리스도께 순종하여 한 몸을 이룬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것의 모델이 바로 아내가 남편에게 순종하여 한 몸을 이루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리스도께서 같은 하느님이시면서도 아버지께 죽기까지 순종하는 것이 결코 낮아지는 것이 아니라 한 몸을 이루기 위한 방법인 것처럼, 부부관계 안에서도 아내는 남편에게 순종함으로써 한 몸을 이루는 혼인이 완성되는 것입니다.

또 남자들이 싫어하는 말은 “자녀를 출산하려는 의도 외의 부부관계는 피하라.”는 말입니다. 부부관계는 남편과 아내가 결합하여 자녀를 출산하려는 의도가 있어야합니다. 정력을 낭비하고 서로 즐기는 목적으로 관계를 맺으라는 의도로 혼인을 만드시지는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어떻게 가능하겠습니까? 결혼해보지 않았지만 그것이 힘들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듣고 거북해 하는 것을 알지만 말 할 수밖에 없는 것은 그것이 진리이기 때문입니다.

또는 십일조를 내야 한다는 등 여러 가지 거북한 말들을 많이 합니다.

이런 말들을 하면서 저도, “여러분들도 떠나가시겠습니까?”라고 동시에 묻는 것입니다.

 

저는 한 사제로서 교회에서 가르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니, 사제가 가르치는 이 내용이 거북하여 떠나간다면 교회를 떠나가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그리스도께서 하신 말씀이 거북하여 떠나간다면 그리스도뿐만 아니라 하느님 아버지도 떠나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더 구체적으로는 오늘 복음에서처럼 ‘성체성사’를 거부하여 떠나가는 것은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영원한 생명’을 거부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성모님’과 ‘교회’까지도 거부하게 되는 것입니다.

당신께서 “내 살과 피를 먹고 마시지 않으면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없다.”라고 말씀하셨으니 ‘영원한 생명’을 거부하는 것이고, 그리스도의 몸과 피는 바로 성모님으로부터 받으신 것이기에 ‘성모님’이 원죄 없이 순결한 육체를 지니고 하늘에서 내려오신 것을 자동적으로 거부하는 것이며, 사도들에게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 예를 행하여라.”하셨기에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까지도 거부하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개신교는 성체 하나만 버리게 된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교회의 사제직과 인류 구원을 위해 미리 마련하신 원죄 없으신 성모님까지 버리게 된 것입니다. 성체와 성모님과 교회 없이 찾는 구원, 생각만 해도 불쌍해 보입니다.

 

그런데 과연 그리스도를 떠나가는 사람들이 정말 그 말씀이 이해하기 힘들어서 떠나가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이해가 되고 안 되고는 예수님을 떠나가는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아이들이나 할머니들이 성당에 열심히 나오는 것이 모든 진리를 다 깨우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을 떠나지 않고 남아있었던 열두 사도들성체와 성혈의 신비를 다 알아들었기 때문에 머물러 있겠다고 한 것이 아닙니다. 그들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되었던 사람들도 예수님을 다 떠나갔던 것처럼 세례를 받아 그리스도의 자녀가 된 사람들도 많이 냉담을 하게 됩니다. 그들이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면서 성당에 나오지 않지만 그 본질적인 이유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떠나가는 이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 말이 귀에 거슬리느냐? 영은 생명을 준다. 그러나 육은 아무 쓸모가 없다. 내가 너희에게 한 말은 영이며 생명이다.”

왜 갑자기 영과 육의 이야기를 하시는 걸까요? 바로 듣기에 거북하여 떠나가는 이유는 ‘영적인 삶 보다는 육체적인 삶을 원하기 때문’인 것입니다. 육체적으로 살고 싶기 때문에 영적인 삶을 요구하는 하느님의 말씀이 듣기에 거북하여 떠나가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음탕한 마음으로 여자를 쳐다보기만 해도 간음하는 것이다.” 라고 하신 말씀이 있는데, 어떤 사람이 자꾸 여자를 그런 눈으로 쳐다보는 버릇이 있다면, 성당 나와서 이 구절을 들을 때마다 귀에 거슬릴 것이기에 차라리 죄책감 느끼고 사느니 그냥 속 편히 성당 안 나오고 살고 싶은 대로 살기를 택한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떠나가는 이들이 여러 핑계를 댈 수 있겠지만 결국 그리스도께서 가르치는 삶을 원하지 않기 때문인 것입니다.

 

오늘날 그리스도를 떠나가는 사람들도 자신들의 교만으로 자신들이 알고 있는 것이 전부인 양 생각하며 그리스도를 판단하고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을 잃어갑니다. 복음 말씀에서는 예수님의 제자들이 그랬고, 요즘은 배운 사람들이 더 그리스도를 믿기에 어려움을 겪는 것도 이런 원인입니다.

그러나 못 배웠던 베드로는 예수님 입에서 어떤 이해할 수 없는 황당한 것들이 나오더라도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이성을 훨씬 뛰어넘으시는 분임을 믿는 겸손이 있었기 때문에 그리스도를 떠나지 않겠다고 당당히 고백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 베드로의 모습이 바로 교회의 모습이고 우리 모습이어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가르침대로 살려는 좋은 의도를 지닌 사람은 이해되지 않더라도 믿고 교회에 남아있게 됩니다.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스승님께서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라고 저희는 믿어 왔고 또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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