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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책 한권만 읽은 사람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8-31 조회수1,520 추천수19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연중 22 주간 월요일 - 책 한권만 읽은 사람

 

 

 

옛날 영국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청어 잡이 배가 북해로 고기잡이를 떠났습니다. 먼 북해에서 청어를 잡아 항구로 들어와서는 다시 차에 싣고 런던 시장에 갖다 파는데, 청어는 성질이 급해서 잡으면 곧장 죽어버립니다.

런던 어부들은 이 죽은 청어를 냉동시켜 시장에 가져다 팔았습니다. 청어 잡이 어부들은 수백 년 동안 그렇게 해왔는데, 언제부터인가 한 어부가 청어를 살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어부들이 이 어부를 찾아가 청어를 어떻게 살려오느냐고 물었습니다.

대답은 의외였다.

“다음 출항을 할 때 메기 몇 마리를 가지고 가서 청어를 잡거든 메기 통에다 집어넣어봐.”

다른 어부들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메기가 제일 좋아하는 고기가 청어이고, 청어는 메기를 제일 무서워해서 둘은 서로 천적 간이었기 때문입니다.

어부들이 물었습니다.

“어렵게 잡은 청어를 왜 메기 밥을 만드느냐?”

“서너 마리는 메기 밥이 될지 모르지만 90퍼센트 이상의 청어는 거의 살아올 테니 한 번 해봐.”

많은 어부들은 이 같은 충고를 따르지 않았지만 몇몇 어부는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니까 손해야 보겠느냐’며 그 이야기를 따랐습니다. 그랬더니 정말로 메기를 넣어 가지고 갔던 배의 청어는 거의 다 살아오게 되었습니다. 메기가 들어 있던 통에 청어를 집어넣으니 메기들에게 청어가 안 잡아먹히려고 계속 도망을 다니게 되었고, 그 결과 항구까지 살아오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토인비 교수가 생전에 즐겨 쓰던 예화 중의 하나로 고정관념을 깨는 것의 중요성을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너와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에서 발췌>

 

말싸움에서 절대 이길 수 없는 상대는 책 한 권만 읽고 덤비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 사람 안에는 좁은 고정관념만 있고 더 넓은 세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내가 그러면 상대도 그래야 한다고 판단하는 논리입니다. 자신의 세계에 모든 것들을 가두고 그 안에서만 판단하는 것입니다.

코끼리는 힘은 세지만 영리하지는 않습니다. 자신이 변화하는 것을 알지 못한다고 합니다. 즉, 어렸을 때 작은 막대에 매어놓으면 몇 번 빙빙 돌며 풀어보려고 하다가 포기하고 자포자기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것을 단숨에 뽑아버릴 만큼 커버렸을 때도 작은 말뚝을 뽑으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변합니다. 변하되 성령님 안에서는 완전히 새로 태어납니다. 성령으로 새로 태어나신 그리스도를 나자렛 사람들은 믿으려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아들’로서 그들을 가르치려 했지만 고향 사람들은 “저 사람은 요셉의 아들이 아닌가?”하며 계속 ‘사람의 아들’로 바라보려고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선입관이 무서운 것입니다.

나자렛 사람들은 자신들이 알았던 과거의 예수만을 생각하고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아들로서의 그리스도가 되셨음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바로 그들 기준으로 판단하는 고정관념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고정관념은 많게나 혹은 적게 우리 모두에게 다 있습니다. 저도 요즘 고정관념을 하나하나 고쳐나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저는 전에 영성이 뛰어난 사람이 기도를 더 많이 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겸손하기 때문에 하느님께 더 의탁하기 위하여 더 오래 기도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가까운 사람이 기도하는 것을 게을리 하면 기도 좀 하라고 충고하였습니다. 무슨 문제만 있으면, “기도가 부족해서 그래. 기도 좀 더 하면 좋아질 거야.”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저의 이런 생각은 바뀌기 시작하였습니다. 한 명이 반기를 들고 일어선 것입니다.

“저는 신부님이 걸어오신 영성의 길이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주위에 자신보다 기도를 더 많이 하는데도 자신보다 더 옳지 못하게 사는 사람의 경우를 적지 않게 보며 살고 있기 때문이랍니다.

저도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얼마 전에 한 자매님께서 당신의 오빠 신부님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그 분은 성경을 하도 읽어 성경이 너덜거리게 되었으며 틈만 나면 기도를 하고 성모님의 사적 계시를 들을 정도로 영성이 대단하시다고 소문난 분이시랍니다. 한 번 기도에 빠지면 헤어 나오지 못하시는 분이시지만, 그 분이 여자와의 스캔들이 생겨 온 가족이 큰 고생을 하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저보고도 너무 기도 많이 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요즘엔 기름통에 기름을 채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기름통이 새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함을 깨달았습니다. 은총을 받을 마음의 그릇이 온전하지 못한데 기도만 해봐야, 깨진 독에 물 붓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도만 하면 무조건 좋다는 저의 생각은 조금은 바뀌게 되었습니다. 저도 그쪽 면에 관해서는 책을 한 권만 읽고 있었던 것입니다.

 

한 사람이 냉동 창고에 갇혀서 얼어 죽었는데 사실 그 창고는 상온을 유지하고 있는 고장 난 창고였다는 일화를 잘 아시고 계실 것입니다. 이렇게 고정관념으로 혼자 판단한 것이 실제로 자신을 얼어붙게도 만들 수도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우리 고정관념을 무조건 넘어서시는 분이십니다. 안셀모 성인의 하느님 정의에 의하면, ‘하느님은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큰 것보다 더 크신 분’입니다. 그 분을 우리 생각에 담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그 분을 우리 생각의 틀 안에 가두어버리면 그 분은 마치 ‘금송아지’처럼 우상이 되어버립니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이 전부인 것처럼 주장하지 맙시다. 그리스도께서 가르치신 진리는 생명을 다 해 믿되, 다른 것들 안에는 항상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큰 것이 있음을 잊지 말고 겸손한 마음으로 항상 열려있는 마음을 지니도록 해야겠습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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