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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물질적 가난도 중요하다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9-09 조회수1,466 추천수22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연중 제 23 주간 수요일 - 물질적 가난도 중요하다

 

 

 

로마에서 같이 공부하는 한 신부님이 방학동안 부모님을 초대하여 차를 렌트하여 이태리를 여행하였습니다. 부모님을 모시려고 좋은 차를 예약했었는데 더 고급 세단이 나와서 너무 행복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휴게소에 설 때마다 다른 차가 옆에 주차하면서 긁지나 않나 훔쳐가지나 않나 걱정이 되어 차를 떠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이런 것을 보다 못한 그 신부님의 어머니께서 “신부님, 그러려면 차라리 싼 차를 빌리지 그랬어요.”라고 하셨답니다.

무엇이든 좋은 것을 갖게 되면 좋은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걱정도 하나 늘게 됩니다. 누구나 어떤 사람과 사랑에 빠지게 되면, 아니 결혼을 해도, 행복한 마음도 있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자신의 사랑을 잃게 될까봐 두려운 마음도 동시에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무엇을 갖는다면 이렇게 잃을 두려움도 동시에 가져야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느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라고 선포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한 분이, “먹고 살 수 있어야지, 가난한데 어떻게 행복합니까?”라고 막 따지신 분이 계셨는데, 역시 믿지 않는 사람에게는 말도 안 되는 소리지만 믿는 이들에게는 진리입니다.

욥은 세상에서 가장 부자 중의 한 명이었지만 가족과 재산과 자신의 건강까지 다 빼앗기고 맙니다. 이 때 이렇게 말합니다.

“벌거벗고 세상에 태어난 몸 알몸으로 돌아가리라. 야훼께서 주셨던 것 야훼께서 가져가시니 다만 야훼의 이름을 찬양할지라.” (공동번역; 욥 1,21)

 

예수님은 제자들에게도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라고 하십니다. 우리가 사는 시간, 물질, 육체, 우리 생명까지도 그분으로부터 받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우리는 말로만 “주님, 주님!” 하지 말고 정말로 모든 것의 주(인)님은 하느님이심을 마음 깊이 고백해야겠습니다. 그래야만 부자이면서도 가난할 수 있고 가난하지만 부자가 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은 그 분 것이니 가난해져서 무엇을 잃을 아무런 걱정도 없이 살게 되지만 동시에 하느님을 얻게 되고 영원한 삶을 약속받게 되니 세상 누구보다도 부자가 되는 것입니다.

 

얼마 전에 교구청에 미사가 있어서 갔습니다. 미사를 드리는 내내 차 문을 잠그지 않고 들어온 것이 마음에 걸리는 것입니다. 로마에서 몇 번 차가 털린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좀처럼 미사에 집중이 되지 않았습니다. 차에 옷을 걸어놨는데 그 옷 안에 지갑을 놓아두었고 지갑에는 상당한 액수의 현금과 카드 등이 들어있었습니다.

마음속으로 ‘주님께서 다 지켜주실 거야!’라고 위안을 하고 잘 지켜 주십사고 기도도 하였지만 마음이 완전히 편해지지는 않았습니다. 미사가 끝나자마자 주차장으로 달려가니 모든 것이 그대로였습니다.

마태오 복음에서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로 나와 있지만, 루카 복음은 그냥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로 나와 있습니다. 루카는 어쩌면 물질적으로도 가난해지지 않으면 그만큼 마음이 평안해지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예수님은 부자 청년에게 완전해 지려거든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주고 당신을 따르라고 하셨습니다.

정말 완전해지려면 마음만 가난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물질까지도 가난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하느님과 같아지려는 교만과 육체적 욕망과 소유욕이 세포 하나하나마다 존재하고 있어서 이 세 죄의 뿌리로부터 모든 죄가 나오게 됩니다. 그런데 성욕과 소유욕 또한 교만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내 것’이라고 하면서 이미 참 ‘주님’을 버리고 내가 ‘주인님’이 되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 소유욕을 이길 수 있는 것이 복음삼덕 중에 가난입니다. 마귀는 온 세상의 영화를 보여주며 예수님께 절을 한 번만 하면 그 모든 것을 다 주겠다고 유혹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세상의 영화는 어쩌면 마귀의 것이란 뜻입니다.

따라서 자주 내가 소유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참 주인이신 하느님께 봉헌하지 않으면 그 분께서 가난한 사람에게 주시는 하느님나라는 나에게 멀게만 느껴질 것입니다. 부자가 하느님나라에 들어가기는 낙타가 바늘귀 빠져나가는 것보다 어렵다고 했고, 또 부자는 거지 라자로에게 자신의 것을 나누어 주지 못한 것 때문에 지옥에 가게 되었습니다.

부자는 시간도 많고 배도 부르고 그만큼 만족하고 있어서 죄를 지을 시간도 그만큼 충분하고, 더군다나 나누지 못하는 죄까지 겹쳐지기 때문에 더 하느님의 평화를 느끼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마음의 가난만을 강조하면서도 물질적으로는 계속 부자가 되려고 하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 자신을 돌아보아야겠습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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