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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9-09-13 조회수918 추천수9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9년 9월 13일 연중 제24주일
 
 
 
 Get behind me, Satan.
You are thinking not as God does, but as human beings do.
(Mk.8.33)
 
 
제1독서 이사야 50,5-9ㄱ
제2독서 야고보서 2,14-18
복음 마르코 8,27-35
 
 
지난여름, 저희 성당은 강원도 내설악으로 여름캠프를 갔었습니다. 그런데 그 캠프장 근처의 지명이 용대리인데, 보이는 가게 모두 황태만 파는 가게인 것입니다. 바로 그 순간 의문이 들었습니다. 황태는 어떤 생선을 말려서 만드는 것일까? 누군가가 명태를 말려서 만드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렇다면 북어와는 무슨 차이가 있는 거죠?”라고 질문을 던지자 아무도 답을 못하더군요. 문득 오늘 새벽 이 생각이 나서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우선 황태나 북어나 똑같이 명태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구분은 말리는 장소에 따라 결정되더군요. 우선 용대리에서는 우리나라 황태의 80% 이상을 생산하는데, 이곳 지형이 바람과 폭설이라는 악조건을 가지고 있으며 일교차가 매우 크다고 합니다. 그래서 낮에는 녹고 밤에는 얼고를 스무 번 이상 반복해서 말릴 수가 있는데, 이때 빛이 누렇고 살이 연하고 부드러우며 쫄깃한 육질을 내는 황태가 됩니다. 하지만 명태를 바닷가에서 그냥 말리면 마른 장작처럼 딱딱한 북어가 되는 것이지요.

생각해보니 혹독한 시련기를 겪은 것들이 당도도 높고 맛도 아주 좋았습니다. 해풍을 맞고 자란 포도가 훨씬 맛있지요. 또한 하우스 배추보다는 해남 지역에서 한겨울에 재배한 ‘월동배추’가 더 맛있다고 합니다. 한우도 낮과 밤의 큰 기온차를 견딘 경북 안동, 영주, 예천 지방의 것들이 더 맛있다고 정평이 나있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시련과 고통을 이겨낸 사람이 다른 이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습니다. 매스컴을 통해서도 보도되는 사람들은 모두가 이 시련과 고통을 이겨서 영광을 얻은 사람들입니다.

이렇게 우리가 높이 평가하는 것들을 잘 보면, 모두가 시련을 거친 것임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어떻습니까? 시련이 찾아오는 것을 싫어하고 두려워하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시련을 거치지 않으면 무엇 하나 훌륭한 열매를 맺을 수 없습니다.

결국 시련과 고통은 주님의 뜻이 담긴 또 다른 선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련과 고통을 무조건 피하려고 한다면 주님의 뜻을 따르지 않는 것이 될 것입니다. 바로 그런 차원에서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하신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라는 말씀이 이해됩니다.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고난을 겪고 죽음을 당한다는 사실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지요. 그래서 예수님의 편에 서서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한 것인데, 예수님께서는 ‘사탄’이라는 심한 표현까지 쓰십니다. 그 이유는 바로 베드로가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을 하느님의 관점이 아니라, 사람의 관점으로만 봤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일을 생각하지 못했던 내 자신을 다시금 반성하게 됩니다. 고통과 시련에 대해서 불평과 원망만 던졌던 내 자신. 그러한 내가 바로 베드로처럼 핀잔의 소리를 듣고 있는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일을 위해서는 사람의 일 너머의 것을 볼 수 있는 올바른 식별력과 그것을 수행할 수 있는 단호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맙시다.



한 번 약속을 어겨 신뢰를 잃는 것보다 백 번 거절해서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것이 낫다.(중국격언)
 




고객을 신뢰하라(마이클 헤펠, ‘5 STAR SERVICE’ 중에서)

최근에 나는 아주 유명한 옷가게에서 옷을 잔뜩 골라 탈의실로 가져간 적이 있었다. 모처럼 쇼핑에 흥이 나 있었던 데가 겨울옷을 왕창 사서 비축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언제나 능률적이기 그지없는 옷가게 직원이 이렇게 말했다.

“탈의실에 가지고 들어갈 수 있는 옷은 다섯 벌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왜요?”

그러자 그녀가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보안 조치입니다. 절도를 막기 위해서죠.”

내 말에 그녀는 어처구니없는 말로 대꾸했다. 그 순간 내 잠재의식 속에서 ‘지금 누구한테 도둑이라고 말하는 거야?’라는 생각이 스쳤다는 것을 그녀는 모르고 있었다.

“알겠습니다. 한 번에 다섯 벌씩만 입어보도록 하죠.”

하지만 난 이제 더 이상 쇼핑할 기분이 나지 않았다. 탈의실에 걸린 거울을 보면서 머리에 스타킹을 뒤집어쓴 내 모습을 자꾸 상상하게 됐다. 예상했겠지만 나는 그 가게에서 옷을 단 한 벌도 사지 않았다.

이것은 간단한 내용이다. 나는 도둑이 싫다. 내가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고 세금을 내는 동안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몰래 물건을 가져가는 사람들을 혐오한다. 그러니 내가 조금이라도 의심받고 있다고 느끼게 하지 말라!

만일 당신이 ‘탈의실에 옷을 다섯 벌 이상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는 방침이 있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지나가는 것을 보았을 때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이렇게 덧붙이는 것이다.

“좋은 옷을 많이 고르셨군요. 그런데 손님, 저희 탈의실이 좁은 편이라서 한 번에 네다섯 벌만 가지고 들어가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나머지는 제가 밖에서 들고 있다가 바꾸어 드리겠습니다.”

그랬다면 아마 나는 들고 있던 옷을 모두 다 샀을 것이다. 나는 1%에 해당하는 나쁜 사람 취급을 받고 싶지 않다. 물론 물건을 훔쳐가는 사람들 때문에 소매점들이 골머리를 앓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객을 신뢰하지 않는다면 고객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굉장히 기분 나빠할 것이다. 기분이 나쁜 사람들은 물건을 사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는 누구라도 붙잡고 그 이야기를 할 것이다. 또한 상점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를 퍼뜨린다. 그러니 다음에 내가 당신에게서 무엇인가를 사게 된다면 부디 나를 신뢰하라! 나는 고객이다!
 
 
 
Steve barakatt - I'll never k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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