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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246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9-13 조회수899 추천수2 반대(0) 신고

오늘의 묵상입니다. [연중 제24주일]

<선생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으실 것이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8,27-35

그때에 27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카이사리아 필리피 근처 마을을 향하여 길을 떠나셨다. 그리고 길에서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28 제자들이 대답하였다. “세례자 요한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엘리야라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합니다.”

29 예수님께서 다시,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고 물으시자, 베드로가 “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30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당신에 관하여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엄중히 이르셨다. 31 예수님께서는 그 뒤에, 사람의 아들이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으시고,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셨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는 것을 제자들에게 가르치기 시작하셨다. 32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을 명백히 하셨다.

그러자 베드로가 예수님을 꼭 붙들고 반박하기 시작하였다. 33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돌아서서 제자들을 보신 다음 베드로에게,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하며 꾸짖으셨다. 34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군중을 가까이 부르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35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와 복음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은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하고 묻고 계십니다. 이런 물음을 하신 이유는 제자들에게 너희들은 나를 누구로 생각하고 따르고 있는지를 묻기 위한 말씀이며 제자들의 잘못된 생각을 지적해 줌과 동시에 당신의 신원을 정확히 알려주시기 위해서 하신 말씀입니다. 이에 베드로 사도가 “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은 당신에 관하여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엄중하게 이르셨습니다.

예수님은 왜 당신의 신원에 대하여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엄중하게 말씀하셨을까요? 아마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에 대하여 교리의 선입관 때문에 바른 해석을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또한 마태오 복음서에 의하면 베드로 사도의 대답을 들으시고 대단히 흡족하시여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또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마태 16, 18-19) 하셨습니다. 그러나 이 말씀은 오늘 복음인 마르코 복음서는 물론 루카 복음서에서도 없는 말씀이고 저는 마태오 복음서에 기록된 이 말씀 때문에 오늘 복음을 이해하는데 오히려 더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베드로 사도의 대답을 듣고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당신에 관하여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엄중히 이르셨다'하셨습니다. 이 말씀의 의미는 민중들은 물론 너희들도 내를 알지 못하므로 더 이상 잘못된 소문을 퍼뜨리지 말라는 뜻으로 묵상하고 있습니다. 이런 묵상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그 뒤에, 사람의 아들이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으시고....' 하시며 당신의 신원에 대하여 '사람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민중들이 나를 세례 요한으로, 엘리야로, 예언자중의 한 사람으로, 또는 베드로처럼 그리스도로 생각하지만 사실 나는 너희와 똑같은 '사람의 아들'이라는 말씀입니다. 이는 우리 교리를  부인하는 것이므로 만약 누가 이런 주장을 한다면 즉시 공격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을 객관적인 입장에서 정직하게 독해한다면 이런 해석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 오래된 기억은 아니지만 정양모 신부님께서 모 언론과 즉문즉답의 인터뷰에서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들로 생각을 포기한지 이미 오래 되었다고 말씀하신 글을 읽어 본 적이 있습니다.

오늘 묵상은 이를 가지고 왈가왈부하는데 있음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는 '사람의 아들'이지 '짐승의 자식'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는 사람의 아들이므로 사람의 아들답게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사람 못된 자들에게 '인간이 되라'고 말하곤 합니다. 이처럼 우리는 사람 같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종교생활을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스스로를 '사람의 아들'로 말씀하신 것은 당신이야 말로 가장 온전한 사람의 모습이라는 말씀으로 묵상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들'로 고백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양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順天사상과 天人合一사상이 있었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온전하게 따르는 順天의 참모습을 보여주신 분이 바로 예수님이시고 이런 삶을 통하여 天人合一의 상태가 되셨기에 '하느님의 아들'로 고백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고 있습니다.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마태 5,46)또는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루카 6,36)하신 말씀은 바로 이런 天人合一을 말씀하시고 계심을 알 수 있으며 우리 그리스도교의 자랑은 예수님이 몸소 보여주신 이런 順天의 모습일 것입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자신을 버리고'하신 이 말씀은 '나'라는 상을 버려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나'라는 상에 집착하면 '나의 것'이라는 소유욕이 생겨나기 마련이며 소유욕은 집착을 부르고 집착은 반드시 갈등과 분쟁을 야기하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 말씀은 우리가 무슨 일을 하던 마땅히 해야 할 당위성만을 생각하여야 하며 '나'라는 상에 집착하여 나의 이익 때문에, 나의 명예 때문에 이런 망상을 버려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베드로 사도가 아직 헛된 상에서 벗어나지 못한체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자 하는 예수님의 뜻을 반박하였으므로 사탄이란 이런 험한 꾸지람을 받았습니다. 이런 예수님께서 저희들처럼 상에 집착하여 당신의 신원을 물으신 것으로 오늘 복음을 그렇게는 묵상할 수 없으며 이런 이유 등으로 당신을 그리스도라고 대답하였다고 하여 베드로 사도를 칭찬할리 만무합니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와 복음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하신 이 말씀은 '나'라는 상에 집착하여 살겠다고 발버둥 치면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라는 상에서 벗어나면 영원한 생명을 살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나'라는 존재를 초월해야만 천인합일의 상태에 도달할 수 있으며 예수님은 이런 삶을 사셨기에 하느님과 일체를 이루신 분입니다.

우리가 말씀을 실천하지는 못한다 하여도 복음의 의미만큼은 바르게 이해하여야 그릇된 신앙관에서 벗어나 바른 신앙생활을 할 수 있음을 끝으로 오늘 묵상을 마치겠습니다. 

대자대비하신 아빠 하느님!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은 저희에게 사람의 아들이 되라 하셨습니다.
지금 저희들은 모습만 사람이고 심성은 짐승만도 못한 것 같습니다.
저희가 주님의 성체를 모시는 것도 사람이 되기 위해서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부디 저희 모두가 하느님을 공경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의 아들이 될 수 있도록,
그 무엇보다 먼저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가르침을 잊지 않도록 
성령으로 저희 모두를 사람의 길로 이끌어 주시옵소서!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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