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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사랑엔 자존심이 없는 거야!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9-13 조회수994 추천수10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연중 제 24 주일 - 사랑엔 자존심이 없는 거야!

 

 

 

저는 하느님께서 저를 불러주신다는 것을 힘겹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의 인생 모토가 행복이었는데 하느님께서는 처음부터 제가 참 행복을 찾도록 섭리하셔서 그것을 통해 저를 성소로 불러주신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저를 불러주고 계시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심한 갈등을 겪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원하는 삶은 결혼하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일 년 동안 왜 저를 가만히 놔두지 않고 불러주시느냐고 원망하며 주님의 뜻과 싸웠습니다. 그러나 결국 오늘 복음의 이 구절을 깨닫고 주님의 뜻을 따르기로 결심하였습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저는 제 자신의 뜻을 버렸습니다. 내 자신의 뜻을 버리는 것이 곧 나를 버리는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하고 싶었던 것을 참아나가는 것이 매일 지고가야 할 십자가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신학교 들어와 보니 현실은 좀 달랐습니다. 주님의 뜻을 따르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전혀 행복하지 않고 답답하기만 하였습니다.

한두 달이 흘러, 첫 성주간 때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이틀 간 단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둘째 날에는 뱃가죽이 등에 붙는 것 같아서 잠도 제대로 오지 않았습니다. 그 다음 날 아침미사 때 성체를 영하는데 눈물이 나왔습니다. 조금만 먹지 못해도 아무 것도 못하는 진정 아무 것도 아닌 존재임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 때부터는 저를 불러주신 주님께 감사하기 시작하였고 점점 더 행복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낮아지면 저절로 자신을 잊게 되고 그러면 진정으로 사랑하게 되어 정말 행복하게 됩니다. 내 자아는 사랑도 행복도 구원에도 이르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장애물입니다.

 

이렇게 예수님께서 “자신을 버리고” 당신을 따르라고 했을 때, ‘자신을 버리는 것’은 한 순간에 끝나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를 먼저 사랑하셨고 우리를 창조하셨고 또 우리를 불러주신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우리가 그 부르심에 응답하였다고 해서 자신을 모두 버린 것은 아닙니다.

오늘 베드로는 예수님께 “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고백합니다. 마태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그 대답을 들으시고 베드로에게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시몬 바르요나야, 너는 행복하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너에게 알려 주셨기 때문이다.”

베드로가 그런 신앙고백을 하여 하늘나라의 열쇠도 받고 교회의 반석이요 첫 번째 수장이 되었지만 그 공로는 베드로에게 있지 않고 아버지께 있습니다. 아버지께서 다 일러주신 것이니 베드로 자신은 거의 공로가 없다고 볼 수도 있는데 베드로는 자신에게 베푸시는 예수님의 처사에 교만하여져서 자신만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수난예고를 하시자 이렇게 대답합니다.

“맙소사, 주님! 그런 일은 주님께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이는 자신이 고백한 그리스도 예수님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모든 것을 버리고 그분을 따르게 해 놓고 그렇게 수난하고 돌아가시면 자신들의 처지가 어떻게 되겠느냐고 불평하는 것입니다. 자신들을 위해서라도 그리스도는 다윗 왕처럼 위대한 왕국을 이룩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에 예수님은 하느님의 뜻은 생각하지 않고 자신만을 생각하는 베드로에게 이렇게 꾸짖으십니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결국 사탄이란 하느님의 일보다 자기 자신의 일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잡히셨을 때 그 분을 아느냐고 세 번의 질문을 받습니다. 그러나 매번 모른다고 합니다. 내 자신의 안위를 먼저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 분을 안다고 고백하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합니다. 베드로는 아직 그리스도의 십자가, 즉 자신을 죽이는 것이 곧 사랑임을 완전히 깨닫지는 못했던 것입니다.

 

사탄은 피조물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하느님이 되려고 합니다. 처음에 아담과 하와를 ‘하느님처럼 되도록’ 유혹한 것이 사탄이듯이, 사탄은 우리 자아가 하느님처럼 높아지게 만드는 유혹자입니다. 그래서 오상의 비오 성인은 바로 ‘내 자아’가 마귀라고 하였습니다.

주님을 따른다고 하면서 자신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은 정말 마귀가 됩니다. 예수님의 제자 중 유다는 끝내 예수님을 돈으로 팔아넘겨 마귀가 되어버렸습니다. 부르심을 받았지만 끝내 자신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의 최후가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는 가장 명확한 예입니다. 즉, 자신의 목숨을 구하려고 하는 자는 그 생명을 잃게 된다는 좋은 예입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유다처럼 교만한 상태로 머물러 있지 않았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세 번 배반하고 그것을 후회하여 아침에 닭이 울 때마다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그 눈물은 자신을 겸손하게 만드는 눈물이었습니다.

어쩌면 제가 이틀을 굶고 성체를 영할 때 흘렸던 회개의 눈물과 조금은 비슷할 것입니다. 베드로는 하도 울어서 얼굴에 눈물이 흐르는 골이 생겼었다고 전해집니다. 눈물로 자아를 빼어 내어야 합니다.

 

자기 자신을 버린다는 것이 곧 자신의 정체성을 잃는 것이라 착각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자신을 찾기 위해서는 더 크고 명확한 자아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자신을 잊어야합니다.

내가 누구인지 진정으로 알고 싶다면 내 자신에게서 나와 나를 바라보는 것을 잊고 상대를 바라보아야합니다.

내가 한 여자를 바라볼 때 비로소 나는 비로소 한 남자가 됩니다. 또 내가 부모님을 바라볼 때 내가 자녀임을 알게 되고 부모는 자신의 자녀들을 보면서 내가 부모임을 알게 됩니다.

혼자 아무리 자신을 찾으려고 해도 자신이 누군지 알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하느님의 모상을 닮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성부, 성자, 성령 각자로는 아무 것도 될 수 없지만 서로 상대를 바라볼 때 참으로 아버지가 되고 아들이 되고 사랑이 되십니다. 마찬가지로 인간도 관계를 떠나서는 내가 누구인지조차 깨닫지 못하게 됩니다. 이렇게 내가 하느님과 이웃과의 온전한 관계를 맺어가기 위해서는 자신을 잊고 상대를 바라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나를 잊고 ‘하느님’께 시선을 돌릴 때 비로소 참 ‘인간’이 됩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을 지으셨고, 따라서 나의 근원인 하느님을 바라보지 못하면 참 인간으로서 살아갈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하느님을 바라보지 못하는 사람은 짐승처럼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반복해서 말하지만 내 자신을 잊고 상대를 쳐다볼 때 비로소 참다운 내 자신이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도 자신의 뜻을 버리고 아버지의 뜻을 따르심으로써 참 하느님의 아들이 되셨고 그 분 우편에 앉게 되었습니다.

 

어떤 청년들은 애인과 아주 사소한 일로 다투고 서로 먼저 전화를 하지 못해 끝내는 헤어지고 말았다는 이야기들을 합니다.

그러나 사랑엔 자존심이 없는 것입니다. 나를 먼저 생각하기에 자존심을 버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자존심도 자아입니다.

사랑은 자신을 잊고 모든 것을 주는 것인데 자신을 먼저 생각한다면 온전히 내어주는 희생적인 사랑은 할 수 없게 됩니다. 내 걱정을 하면서 어떻게 모든 것을 줄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주님을 따를 때도 자신을 잊지 않으면 온전히 주님을 사랑해서 따르는 것이 아닌 것입니다.

 

사탄은 우리 자아를 커지고 높아지게 만들어 우리를 망치려고 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로부터 ‘사탄아 물러가라!’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는 참다운 사랑이 무엇인지를 깨달아야합니다. 즉, 진정으로 사랑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잊어야하는 것입니다. 자신을 잊고 하느님의 뜻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참 사람입니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와 복음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이는 자신을 찾으려 하면 잃을 것이고 자신을 잊으면 찾게 될 것이란 뜻입니다. 사랑하면 행복합니다. 그러나 내 자신을 버리지 않으면 사랑도 행복도 생명도 내 것이 될 수 없습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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