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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 십자가를 지고" - 9.13,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9-09-14 조회수441 추천수3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9.9.13 연중 제24주일
                                                
이사50,5-9ㄱ 야고2,14-18 마르8,27-35

         
 
 
                                                 
 
 
"제 십자가를 지고"
 


중심을 잡아야, 중심을 잃지 않아야,
중심 안에 머물러 살아야
환상의 거짓 속에서 벗어나 한결같은 내적안정과 평화의 삶입니다.
 
삶은 이벤트가 아니라 평범한 나날입니다.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
날마다 좋고 평범한 삶이
혼란하고 무질서해지는 것은
대부분 이 중심을 잡지 못하거나 잃음으로 자초한 결과입니다.
 
어렵고 혼란한 시절일수록
중심을 잡아야, 중심을 잃지 않아야,
중심 안에 머물러 살아야 몸과 마음을 온전히 보존할 수 있습니다.
 
바로 우리 삶의 중심은 두말 할 것 없이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늘 그리스도 중심의 삶을 살기위해
자나 깨나 끊임없이 미사와 성무일도를 바치는 여기 수도자들입니다.
 
우리 삶의 중심이신 그리스도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릴수록 굳건해지는 우리의 믿음입니다.


그리스도를 고백하는 믿음입니다.
고백과 믿음은 함께 갑니다.
고백할수록 정체성도 또렷해지고 믿음도 견고해집니다.
 
한두 번 고백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평생 끊임없이 주님을 고백해야 합니다.
 
고백하지 않으면 믿음도 시들어 버립니다.
 
주님을 잊지 않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고백뿐이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제자들은 물론 우리 모두를 향하여 묻습니다.
 
매일 평생 끊임없이 자문해야 하는 물음입니다.
 
예루살렘에서 십자가의 죽음을 예견한 예수님의 착잡한 심정에
그대로 드러납니다.
 
주님은 제자들에게 질문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새롭게 확인하십니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복음의 제자들뿐 아니라 우리 모두를 향한 물음입니다.
 
베드로가 수제자답게 제자들을 대표하여 제대로 고백했습니다.
“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스승님이 그리스도란 고백은
바로 주님이신 그리스도가
우리 삶의 중심,
우리의 생명,
우리의 진리,
우리의 구원,
우리의 힘,
우리의 사랑,
우리의 희망,
우리의 평화,
우리의 기쁨이란 고백이기도 합니다.
 
이런 믿음의 고백을 통해
주님은 물론 우리 자신의 정체성도 분명해 집니다.
 
이런 끊임없는 고백과 더불어 주님과의 관계도 깊어지며
믿음, 희망, 사랑의 내적 힘도 증대됩니다.
 
어렵고 힘든 때일수록
‘살기위해’ 주님께 가까이 나아가
주님께 믿음과 사랑, 희망을 고백해야 합니다.
 
이사야서의 고난 받는 종의 고백이 좋은 본보기입니다.
 
아마 십자가 수난 시 주님의 고백이기도 했을 것입니다.
“주 하느님께서 나를 도와주시니, 나는 수치를 당하지 않는다.”
“나를 의롭다 하시는 분께서 가까이 계시는데,
  누가 나에게 대적하려는가?
  우리 함께 나서보자. 내게 다가와 보아라.”

그대로 확신에 넘친 믿음의 고백입니다.
 
이런 믿음의 힘을 지닌 사람들 아무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누가 뭐래도 하느님께서 인정해 주시는 사람인데
누구를 무서워하겠습니까?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행동하는 믿음입니다.
행동 없는 양심이 죽은 양심이듯이
행동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입니다.
 
진정 고백하는 믿음은 행동으로 표출되기 마련이며
이래야 믿음의 진정성이 입증됩니다.
 
말로만의 고백이 아니라 온 마음과 몸의 실천으로 고백하는 믿음입니다.
 
다음 야고보 사도의 말씀입니다.

“누가 믿음이 있다고 말하면서 실천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러한 믿음이 그 사람을 구원할 수 있겠습니까?
  …믿음에 실천이 없으면 그러한 믿음은 죽은 것입니다.
  …나는 실천으로 나의 믿음을 보여 주겠습니다.”

과연 우리의 믿음은 산 믿음입니까? 죽은 믿음입니까?
막연한 믿음이 아니라 주님을 따르는 실천의 믿음입니다.
 
우리 모두를 향한 주님의 복음말씀입니다.
 
그대로 역동적 믿음의 모습입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말로만 고백할 뿐 아니라
실제로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라는 말씀입니다.
 
주님의 십자가의 길을 좌절시키려는 베드로를
혹독하게 꾸짖는 주님이십니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하느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십자가의 짐을 지지 않고
십자가의 고통을 피하여 편하고
쉽게 살려는 우리 모두를 향한 질책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사탄은 우리 모두의 가능성이기도 합니다.
 
안팎으로,
우리를 십자가의 짐을 내려놓고
편하고 쉽게 살아보라는
선으로 위장한 사탄의 유혹은 얼마나 많고도 집요한지요.
 
하여 주님의 기도 중 후반부,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말고 악에서 구해 달라.’ 는 청원이
그리도 절실한 겁니다.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믿음은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항구히 끝까지 주님을 따르는 믿음뿐입니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주님과 복음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입니다.
 
끊임없이 자기를 버리는 일은
바로 자기 목숨을 구하는 길이자 참 나를 실현하는 길임을 깨닫습니다.
 
억지로의 실천하는 믿음이 아니라
자발적 믿음의 실천은 주님을 사랑할 때 가능합니다.
 
주님을 사랑할 때 주님께서 주시는 넘치는 은총으로
자발적으로 기쁘게 자기를 버릴 수 있고 제 십자가를 질 수 있습니다.
 
거창한 믿음의 실천이 아니라 아주 소박한 믿음의 실천입니다.
 
구체적으로 제 삶의 자리에서
주님을 위한, 이웃을 위한 사랑으로 끊임없이 자기를 버려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용감하게 제 책임의,
운명의 십자가를 지고,
삶의 목표이자 방향인 주님을 따라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게 바로 실천하는 믿음의 삶입니다.
 
이 길 말고
구원의 길,
생명의 길,
사람이 되는 길,
성인이 되는 길은 없습니다.
 
평생 이렇게 주님을 따라 십자가의 길을 가야 하는 우리 믿는 이들입니다.
 
오늘도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님은 우리 모두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잘 지고
주님을 잘 따를 수 있도록 충분한 은총과 힘을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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