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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249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9-16 조회수448 추천수3 반대(0) 신고

오늘의 묵상입니다. [성 고르넬리오 교황과 성 치프리아노 주교 순교자 기념일]

<우리가 피리를 불어 주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울지 않았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7,31-35

그때에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31 “이 세대 사람들을 무엇에 비기랴? 그들은 무엇과 같은가? 32 장터에 앉아 서로 부르며 이렇게 말하는 아이들과 같다. ‘우리가 피리를 불어 주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울지 않았다.’

33 사실 세례자 요한이 와서 빵을 먹지도 않고 포도주를 마시지도 않자, ‘저자는 마귀가 들렸다.’ 하고 너희는 말한다. 34 그런데 사람의 아들이 와서 먹고 마시자, ‘보라, 저자는 먹보요 술꾼이며,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다.’ 하고 너희는 말한다. 35 그러나 지혜가 옳다는 것을 지혜의 모든 자녀가 드러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 복음을 전에 묵상할 때는, 당시는 참여정부 시절이어서 오늘 복음의 의미를 이래도 지랄, 저래도 지랄로 묵상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께서 말만하면 언론들이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서 이래도 지랄, 저래도 지랄한 시국이었으므로 오늘 복음이 아주 실감 있게 다가왔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오늘 복음과는 정반대로 이래도 오케이 저래도 오케이 하고 있으므로 유신 군부독재 시대에서 살고 있는 것이 아니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기도 합니다. 

요즘 우리 국회는 국무총리를 비롯하여 교체되는 장관들과 대법관의 인사청문회를 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병역기피나 위장전입, 탈세 등이 발견되면 낙마하는 것은 거의 기정사실화 되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이런 하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 땅에서 고위공직자가 되려면 병역기피는 기본에 속하고 위장전입, 부동산투기, 탈세 등으로 부를 축적해야 하고 그러지 못한 사람은 아예 고위공직자가 될 생각은 포기하라고 광고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때는 그렇게도 지랄을 떨었던 언론들이 지금은 능력만 있으면 도덕성 정도는 문제가 될 것이 없다며 당시는 그토록 엄격했던 잣대가 지금은 고무줄 잣대가 되어 이래도 오케이, 저래도 오케이 하고 있으므로 인사청문회가 국민들에게 잘못된 가치관만 심어주고 있습니다. 능력의 평가를 병역면제, 부동산투기, 위장전입, 탈세 등으로 평가하지 않고는 어떻게 하나같이 이런 자들만 골라서 인선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복음은 옳고 그름을 전혀 분간하지 못하고 잠자고 있는 우리 사회를 질타하고 계십니다. 피리를 불면 흥겹게 춤을 추어야 하고, 슬픔에 젖어 통곡하면 같이 슬퍼할 줄 아는 사회가 되어야 하지만 요즘 우리 사회는 이웃이 죽어가도 눈 하나 깜작하지 않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피리를 불어 주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울지 않았다.’하셨으나 요즘은 그나마 곡조차 하지 못하게 하고 있으므로 이제는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모습을 보며 곡하는 사람도 갈수록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이래도 지랄 저래도 지랄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이래도 오케이 저래도 오케이로 변한 것은 우리 모두가 개념이 없이 살아가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옳고 그름을 아는 것이 개념이지만 민중들이 이런 개념을 갖는 것을 지배세력들은 원치 않고 있습니다. 소수의 지배자가 다수의 피지배자를 지배하기 위해서는 피지배자가 옳고 그름을 제대로 판단할 수 없도록 하여 지배자의 뜻에 무조건 따르는 것이 미덕임을 심어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민중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필수일 것입니다.

시대의 예언자는 이런 잘못된 정보를 알아차리고 민중들에게 진실을 알리는 사람이 그 시대의 예언자입니다. 그러나 민중들이 깊은 잠에 빠져 있으면 피리소리도 곡소리도 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비록 시간이 걸릴지라도 민중들이 잠에서 깨어나면 희망은 있어 보이지만 예언자가 그 무슨 소리를 하여도 이래도 지랄, 저래도 지랄하는 개념이 없는 자들이 언제나 문제입니다. 이런 개념이 없는 자들은 지배세력이 그 어떤 짓을 하여도 이래도 오케이, 저래도 오케이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개념이 없는 자들에게 들려준 오늘 복음 말씀은 "그러나 지혜가 옳다는 것을 지혜의 모든 자녀가 드러냈다"고 하신 말씀입니다. 이 말씀에서 '지혜의 모든 자녀' 역대의 예언자임을 알 수 있고 예수님 자신도 그중의 한분이심을 알려주시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버지 하느님을 '지혜'로 인식하고 계심을 알 수 있습니다. 요한복음 1장 첫 시작도 '태초에 말씀이 계셨다'로 시작되고 있으나 여기서 말씀은 적절한 우리 말이 없으므로 ‘말씀’으로 번역한 것이며 원어는 '로고스'입니다. 로고스는 그 뜻이 너무 방대하여 한 단어로 정의할 수 없지만 굳이 정의한다면 보편적인 법칙으로 정의할 수 있으며 보편적인 법칙을 아는 것이 이성이며 지혜입니다.

시대의 예언자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보편적인 법칙을 민중들에게 알려주는 사람들이므로 그 시대에 가장 이성적이며 지혜가 있는 사람들입니다. 우리 신앙에서는 이런 보편적인 법칙을 하느님의 뜻으로 믿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가장 이성적인 지혜를 갖춰야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교회는 이런 이성을 반 그리스도교적 요소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교회의 가르침에 대하여 이성적으로 판단하려고 하면 믿음을 의심하고 있으므로 교회의 그 어떤 가르침도 하느님의 뜻으로 생각하고 이래도 오케이 저래도 오케이하며 순명하여야 그나마 미움은 받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이성이 없으면 평소에 반감을 가진 사람이 아무리 옳은 소리를 한다하여도 이래도 지랄 저래도 지랄할 것이며, 또 그 반대의 경우에는 이래도 오케이 저래도 오케이 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그만 잠에서 깨어나 흥겨운 피리소리와 슬픈 곡소리를 제대로 알아듣고 반응할 줄 아는 그런 자들이 되기를 소망하며 오늘 묵상을 마무리합니다.

 대자대비하신 아빠 하느님!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은 피리를 불어도 춤을 추지 않고
곡을 하여도 울지 않는 잠들어버린 저희들에게
그만 잠에서 깨어나라고 하십니다.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도록 계속 자장가를 틀어주는 불의한 세력에 맞서
피리를 불고 곡을 하는 이 시대의 참된 지혜의 자녀를 보내주시옵고
저희 모두가 지혜의 자녀를 알아볼 수 있도록
지혜의 성령님으로 그만 저희를 잠에서 깨어나게 하여 주시옵소서!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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