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양치기 신부님 오늘의 묵상(9월17일)
작성자유상훈 쪽지 캡슐 작성일2009-09-17 조회수678 추천수3 반대(0) 신고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하느님의 자비와 인간의 비참>

 

바리사이들의 손님접대는 꽤난 극진하고 융숭한 것이었습니다. 집주인은 환대의 표시로 방문한 손님의 어깨에 손을 얹고, 때로 뺨까지 마주 대며 평화의 인사를 건넵니다. 이어서 하인이 물과 대야를 들고 등장합니다. 손과 발을 씻겨주게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바리사이는 어떤 의도였는지는 모르지만, 이러한 예식을 생략합니다. 바리사이의 집에 들어오신 예수님은 곧바로 식탁에 앉으십니다,

 

그 순간 한 여인이 등장합니다. 그 여인은 루카복음사가의 표현에 따르면 ‘죄인인 여인’이었습니다. 둘러서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래져서 그 여인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더 깜짝 놀랄 일이 있었습니다. 대뜸 울기 시작합니다. 얼마나 슬피 울었던지 눈물이 예수님 발을 적실 지경이었습니다. 더 가관인 것은 자신의 긴 머리카락을 이용해서 예수님의 발을 닦아드렸습니다. 뿐만 아니었습니다. 예수님 발에 입까지 맞추고는 향유까지 발라드리네요.

 

갑작스럽게 생긴 돌발 상황 앞에서 다들 당황해하고 있는데, 예수님의 처신은 더 의외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여인의 행동을 칭찬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여인의 모습은 똑같은 죄인인 우리가 어떻게 처신해야 하느님 자비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에 대해서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여인의 처신을 한번 보십시오. 여인의 용기를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다른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 더 이상 의식하지 않습니다. 오랜 치욕과 수치의 과거, 더 이상 떠올리지 않습니다. 알량한 자존심 다 내려놓았습니다. 하느님은 분명히 나를 용서하실 것이다, 하느님은 반드시 나를 새롭게 하실 것이다, 는 희망과 기대로 자신의 존재 전체를 꽉 채우고 그저 하느님 자비만 믿고 겸손하게 예수님 앞에 엎드렸습니다.

 

이윽고 드디어 풍성한 하느님 자비가 그녀의 머리 위로 쏟아졌습니다. 마침내 여인은 오랜 질곡의 세월, 길고 긴 캄캄한 터널을 빠져나왔습니다.

 

어쩔 수 없는 죄인인 우리가 반드시 기억할 일이 있습니다. 죄가 많은 곳에 하느님 자비가 풍성합니다. 우리의 죄가 하늘을 찌르지만, 하느님 자비는 무한합니다.

 

죄로 인해 괴로울 때 마다 우리는 오늘 복음을 다시 펼쳐보면 좋겠습니다. 하느님의 순결과 죄인이 우리의 타락이 만나는 복음, 인간의 비참과 하느님의 자비가 결합되는 복음, 하느님의 뜨거운 사랑과 죄인인 한 여인의 뜨거운 눈물이 마주치는 복음...

 

끝도 없이 용서하시는 하느님 앞에 우리 역시 어쩔 수 없습니다. 끝도 없이 이웃을 용서하는 수밖에요. 무한한 사랑을 베푸시는 하느님 앞에 우리 역시 어쩔 수 없습니다. 무한한 사랑을 이웃들에게 베풀 수밖에요.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