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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9-09-24 조회수1,186 추천수11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9년 9월 24일 연중 제25주간 목요일
 
 
 But Herod said, “John I beheaded.
Who then is this about whom I hear such things?”
And he kept trying to see him.
(Lk.9.9.)
 
제1독서 하까이 1,1-8
복음 루카 9,7-9
 
 
지난 화요일에는 갑곶순교성지에서 인천교구 제6회 순교자 현양대회가 있었습니다. 이곳 갑곶성지는 저에게 있어서 잊지 못할 곳입니다. 왜냐하면 성지의 초대신부로 3년 동안 있으면서 참으로 많은 체험을 제게 주었던 곳이었으니까요.

성지가 참 많이 아름다워졌음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이곳에 계속 있었으면 이렇게 아름답게 만들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다행히 제가 이 자리에 있지 않았기에, 이렇게 현양대회도 잘 치룰 수가 있었던 것이고 아름다운 성지가 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사실 본당 발령을 받고서 성지를 떠날 때, 조금 걱정이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3년 동안 나름대로 한다고는 했지만 부족한 것이 많았고, 따라서 내가 더 남아서 해야 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번 현양대회를 참석하면서, 내가 그 자리를 떠났기 때문에 이렇게 변할 수 있었음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삶의 주인은 내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 삶의 주인은 우리가 믿고 따르는 주님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자주 착각 속에 빠집니다. 내가 주인이 되어야 하는 것처럼, 또 기를 쓰고 주인이 되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욕심 가득한 착각 안에서 우리들은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헤로데도 그러했지요. 그는 자신과 헤로디아가 부정한 결혼을 했다고 비난하는 세례자 요한을 죽게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요한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났다.”라는 소문을 듣게 됩니다. 이에 “요한은 내가 목을 베었는데, 소문에 들리는 이 사람은 누구인가?” 그러면서 그는 예수님을 만나 보려고 하지요. 그는 욕심 가득한 착각 때문에 세례자 요한을 죽였고, 이제 소문에 의해서 가책을 느끼게 되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불안한 마음에 예수님을 만나려고 했던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도 그렇지 않을까요? 이런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한 남자가 밤늦게 집에 돌아왔는데, 문이 잠겨 있어서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남자는 집 앞 가로등 아래에서 열쇠를 찾기 시작합니다. 마침 뒤늦게 귀가하던 이웃집 사람이 그를 발견하고, 함께 찾아주기 시작했습니다. 지나가던 다른 이웃도 거들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열쇠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 사람이 그 남자에게 “마지막으로 열쇠를 본 곳이 어딘가요?”라고 물었지요. 이에 “현관문 근처요.”라고 답변합니다. 이웃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물었어요.

“그런데 왜 여기 가로등까지 나와서 찾고 있는 거죠?”

이에 이 남자는 자신 있게 이렇게 말합니다.

“여기가 더 밝잖아요!”

우리는 편한 곳에서만 답을 찾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편하게 내가 기준이 되어서 판단하고 결론을 내리려고 합니다. 그러나 그곳에서는 답이 없습니다. 바로 주님이 기준이 된 상태에서 판단할 때 올바른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것입니다.

이제 주님을 내 삶의 주인으로 모십시오. 그래야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가장 훌륭한 것은 물처럼 되는 것입니다. 물은 온갖 것을 위해 섬길 뿐, 그것들과 겨루는 일이 없고 모두가 싫어하는 낮은 곳을 향하여 조용히 흐를 뿐입니다.(도덕경)




하루를 이런 하루로 살게 하소서(‘좋은 글’ 중에서)

매일 아침
기대와 설레임을 안고
하루를 시작하게 하여 주옵소서

항상 미소를 잃지 않고
나로 인하여 남들이
얼굴 찡그리지 않게 하여 주옵소서

하루에 한 번쯤은
하늘을 쳐다보고 드넓은 바다를
상상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주시고
일주일에 몇 시간은 한 권의 책과
친구와 가족과 더불어 보낼 수 있는
오붓한 시간을 갖게 하여 주옵소서

작은 일에 감동할 수 있는 순수함과
큰 일에도 두려워하지 않고 담대할 수있는
대범함을 지니게 하시고
적극적이고 치밀하면서도
다정 다감한
사람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

나의 실수를
솔직히 시인할 수 있는 용기와

남의 허물을
따뜻이 감싸줄 수 있는 포용력과
고난을 끈기있게
참을 수 있는 인내를
더욱 길러 주옵소서

나의 반성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게 하시고
매사에 충실하여
무사안일에 빠지지 않게 해 주시고
매일 보람과 즐거움으로
충만한 하루를
마감할 수 있게 하여 주옵소서

그리하여 이 일을 그만두는 날
아니 생을 마감하는 날에
과거는 모두 아름다웠던 것처럼
내가 여기서 만나고
헤어지고 혹은 다투고
이야기 나눈 모든 사람들이
살며시 미소짓게 하여 주옵소서

 
 
 

어느 맑은 날 - 전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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