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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255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9-29 조회수355 추천수1 반대(0) 신고

오늘의 묵상입니다.[성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대천사 축일]

<너희는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47-51

그때에 47 예수님께서는 나타나엘이 당신 쪽으로 오는 것을 보시고, 그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보라,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 48 나타나엘이 예수님께 “저를 어떻게 아십니까?” 하고 물으니, 예수님께서 그에게 “필립보가 너를 부르기 전에,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내가 보았다.” 하고 대답하셨다. 49 그러자 나타나엘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이스라엘의 임금님이십니다.”

50 예수님께서 나타나엘에게 이르셨다.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해서 나를 믿느냐? 앞으로 그보다 더 큰 일을 보게 될 것이다.” 51 이어서 그에게 또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은 성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대천사의 축일이어서 오늘 복음이 선정된 것 같습니다. 성인은 모범적인 덕행으로, 또는 순교로 우리 신앙을 증거하신 분들이므로 그분들의 신앙을 본받기 위하여 축일로 지정하여 기념하는 참뜻이 있다 하겠습니다.  따라서 성인성녀는 우리와 똑같은 자연인이어야 하지만 성경에 나오는 천사까지 성인으로 시성하여 기념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어 보입니다.

예수님은 나타나엘이 당신께 오는 것을 보시고 “보라,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 하셨습니다. 이 말씀에서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하신 말씀은 '저 사람이야 말로 참으로 하느님의 나라에 적합한 사람이다'는 뜻으로 묵상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나라에 적합한 사람은 거짓이 없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말씀이므로 즉 위선을 없애는 것이 하느님의 나라의 요체임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하나는 정직한 삶을 살기 위해서 일 것입니다. 온갖 신앙적 지식을 습득하였다 하더라도 그의 행실이 거짓과 위선으로 가득하다면 그에게 있어서 신앙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미사에 참례할 때마다 자주 느낀 점이지만 제 스스로 믿지 않는 사실을 고백하는 것은 거짓 고백을 하고 있으므로 육신의 부활 등 이런 신앙고백은 이제는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나타나엘을 칭찬한 이유는 오늘 복음에서는 생략되어 있지만 필립보와 나타나엘의 대화를 알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필립보는 나타나엘에게 "우리는 모세가 율법에 기록하고 예언자들도 기록한 분을 만났소. 나자렛 출신으로 요셉의 아들 예수라는 분이시오.” 하고 얘기하자 이에 나타나엘은 “나자렛에서 무슨 좋은 것이 나올 수 있겠소?” 하였습니다.

나타나엘은 위 대화에서도 알 수 있듯이 "너희는 말할 때에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여라. 그 이상의 것은 악에서 나오는 것이다.” (마태5, 37)하신 말씀을 이미 실천하고 있기 때문에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아닌 것은 아닌 것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이 우리 신앙입니다. '믿나이다.' 하지 않으면 이단이고 순종을 거역하면 신자가 아니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예수님의 가르침은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하라는 가르침을 주셨음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의 생각은 언제나 틀릴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생각을 숨길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자신의 생각이 옳고, 그른 것은 더 많은 대화와 토론을 통하여 잘못 생각하였던 점이 있다면 바꿔나가면 되는 것입니다. 이런 대화와 토론은 우리 신앙에서는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있으며 창의적인 사고보다는 오로지 믿고 따르도록 주입에만 여념이 없는, 로마의 통치 이념과 다를 바 없는 이런 점은 이제는 재고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진정한 권위는 자발적인 승복을 수반하지만 결코 순종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을 오늘 복음을 통해서도 묵상하고 있습니다.

나타나엘이 “스승님,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이스라엘의 임금님이십니다." 하신 말씀은 그동안의 자신의 잘못된 생각을 버리고 예수님을 진정으로 따르겠다는 고백이며 예수님의 진실한 권위에 대한 승복입니다. 이러한 승복과 고백은 자신의 잘못된 선입관을 버려야 가능한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정직해야 합니다. 정직은 참을 참으로 받아드리고 거짓은 거부하는 것이 정직입니다. 정직한 나타나엘은 참 그 자체이신 예수님을 한 눈에 알아봤기 때문에 이런 고백이 가능하였던 것입니다.

위 고백에서 오늘 새롭게 묵상하고 있는 점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스라엘의 임금님'은 동의어란 사실입니다. 이런 사상은 동서양이 다를 바 없는 것 같습니다. 중국에서도 황제를, 통치자를 天子로 호칭하였습니다. 위 고백은 '하느님의 아드님'만이 진정한 '이스라엘의 임금'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으며 백성을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하느님의 뜻을 아는 사람만이 백성을 다스릴 자격이 있다는 말씀이기도 하며, 또한 '하느님의 아드님'은 생물학적으로 우리와 다른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뜻이 아님을 묵상하게 합니다. 

지금 우리는 예수님은 저희와는 출생이 전혀 다른 '하느님의 아드님'으로 믿지 않으면 온갖 곤욕을 감수해야 합니다. 이로 인해 '하느님의 아드님'의 참 뜻을 헤아려 볼 여지도 없는 편협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역설적인 얘기이지만 교회에서 칭찬받는 신자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 신앙에 갈등을 느끼지 않기 위해서는 성경을 특히 복음서는 더더욱 멀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일반 민중들은 성경을 접할 수 없게 하였던 중세의 우리 교회의 모습은 이런 관점에서 생각하면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우리 교회는 중세의 잘못된 가르침을 지금도 그대로 답습하고 있으므로 앞으로도 그대로 답습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고민할 부분은 중세의 잘못된 교리의 유산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너희는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하신 말씀에서 '하늘이 열리고' 하신 이 말씀은 開天을 의미합니다. 이 땅의 건국일인 개천절은 '하늘이 열리고' 를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개천은 새로운 세상을 의미하며 새로운 세상은 바로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지금까지는 불의와 위선이 지배하는 세상이었다면 앞으로는 하느님의 뜻이 제대로 작동하는 세상이 도래할 것이며 그 나라가 되면 사람의 아들은 영광스럽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불의한 나라를 하느님의 나라로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 교회는 세상 속으로 나와야 가능한 것입니다. 그런데 聖俗은 분리되어야 한다는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어떤 신앙관을 가지고 그런 주장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도대체 聖이 무엇이고 俗이 또 무엇입니까? 이런 잘못된 생각은 하느님의 나라를 건설하라는 사명을 어기고 있는 것을 합리화시키고 있을 뿐이며 중세처럼 민중들 위에 군림하였던 교회의 특권을 계속하여 누리고자 하는 뜻이 다분히 담겨 있다 하겠습니다.   

불의와 위선이 판치는 세상에서 우리 인류가 구원받을 수 있는 길은 하느님의 나라를 건설하는 길 밖에는 다른 방도가 없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나라를 이 땅에 건설하는 것을 우리의 신앙으로 하여 신앙생활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우리 신앙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우리 교회는 예수님의 이런 숭고한 뜻을 제대로 전달하고 실천하고 있는지를 반성하기를 소망하며 오늘 묵상을 마치겠습니다. 

대자대비하신 아빠 하느님!
당신의 거룩하신 뜻을 제대로 알려서 불의한 세상을 물리치려고
성자님을 이 땅에 보내주셨음을 감사드립니다.
불의한 자들이 거룩한 뜻을 왜곡하여 당신의 자녀들을 괴롭혔듯이
또다시 성자의 뜻을 왜곡하여 당신의 나라는 더 더욱 멀게만 느껴집니다.
이런 저희를 이제 그만 용서하시고 건재하심을 성령으로 보여 주시옵소서!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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