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작은 길, 어린이처럼
그때에 제자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하늘나라에서는 누가 가장 큰사람입니까?"하고 물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어린이 하나를 불러 그들 가운데에 세우시고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가 하늘나라에서 가장 큰사람이다. 또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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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묵상을 시작하면서 인간에 대해 생각합니다.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생명입니다. 하지만 생명은 내 것이 아닙니다. 전적으로 하느님께 받은 것이지요. 따라서 내 마음대로 가질 수도 버릴 수도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소중한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생명은 내 것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거저 받은 것이지요. 그렇다면 '내 것'이라고 말할 수 잇는 것은 무엇일까요? 결국 '내 것'이 있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반드시 '자유'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유'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 제자들이 "하늘나라에서 가장 큰사람이 누구입니까?"하고 묻습니다. 주님께서는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라고 하십니다. 자신은 낮춘다 또는 어린이처럼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겸손을 말하는 것 같지만 저는 오히려 자신이 자유를 잘 이용하지 못함을 인정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스스로의 생각대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결정하고 행돈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는 자유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노예로 살고 있습니다.
자유란 무엇입니까? 어려운 논리나 설명 없이 가장 단순하게 '자유란 내 마음대로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정의하고 나면 마음에 어떤 거부감이 생깁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바로 나에게 자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자기 자신을 우선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거나 자신의 한계에서 벗어날 수 없는 그 무엇이 나를 자유롭지 못하게 합니다. 자유를 완전히 누릴 수 있는 방법은 이기심을 없애는 것입니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오늘 복음 말씀에서 우리는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가 가장 큰사람이라는 뜻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오늘 축일을 지내는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는 이 '작은 길'을 실천한 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보통 성녀를 '소화데레사'라고 부릅니다. 성녀는 자신을 하느님 정원의 많은 나무와 꽃들 가운데서 작은 꽃(小花)일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오늘 하루 우리도 생각해 봅시다. 나에게 자유가 정말 가장 소중한 것인가? 그리고, 나는 자유로운 사람인가?
이요한 신부(부산교구 안락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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