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tch out! Be on your guard against all kinds of greed;
a man's life does not consist in the abundance of his possessions.
(Lk.12.15)
제1독서 요엘 2,22-24.26ㄱㄴㄷ
제2독서 요한묵시록 14,13-16
복음 루카 12,15-21
제가 생활하는 사제관의 문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특히 본당의 청년들에게는 자주 공개를 하지요. 사실 밖에서 식사를 하기에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거든요. 그래서 사제관에서 함께 밥도 해 먹고, 그러면서 때로는 술도 마실 때가 많습니다. 적은 비용으로 좋은 시간을 가질 수가 있지요. 그런데 문제는 이 모임의 시간이 끝난 뒤의 정리입니다. 일반 가게에서 먹으면 당연히 그 가게에서 치우니 정리할 필요가 없지요. 그러나 사제관에서는 따로 정리를 할 사람이 없기 때문에 청년들이 직접 정리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우리 본당 청년들은 훈련이 되어서인지 정리를 아주 깨끗하게 잘 합니다. 바닥까지 깨끗이 닦으면서 정리정돈을 잘 하지요. 그런데 잘 보면 하는 사람만 설거지를 하고, 하는 사람만 걸레질을 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항상 뒤에서 잔소리만 할 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친구들도 있지요.
한 청년은 매번 설거지를 하러 부엌으로 들어갑니다. 하지만 이 친구의 단점은 적극적으로 일을 하기는 하는데, 자주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입니다. 즉, 그릇을 깨뜨리는 일이 빈번하지요. 그래도 늘 먼저 부엌으로 들어갑니다.
또 한 청년은 아예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설거지 좀 하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이런 말을 해요.
“신부님, 제가 설거지 하면 그릇 다 깰 거예요. 그릇 깰까봐 설거지를 못하겠어요.”
제가 이 두 청년 중에서 누구를 더 좋아할까요? 당연히 그릇을 깨뜨릴지라도 설거지를 하러 들어가는 청년이겠지요. 누군가 이런 말을 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접시를 닦다가 깨뜨리는 것은 용서받을 수 있어도, 접시를 깨뜨릴까봐 아예 닦지 않는 것은 용서받을 수 없다.’
아직 다가오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으로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는 것은 용서받지 못할 행동이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우리들이 이런 모습을 취할 때가 얼마나 많았던 지요? 제가 청년 중에서 설거지를 해서 그릇을 깨 먹더라도 적극적으로 일하려는 청년을 더 좋아하는 것처럼, 우리 주님께서도 실수를 많이 하더라도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사람을 더 좋아하시지 않을까요?
오늘 우리들은 한 해를 마무리 해가는 풍요로운 결실의 계절, 그 절정에 자리한 팔월 한가위를 맞이합니다. 그러면서 주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려야겠지요. 그리고 이제까지의 우리 모습을 다시 점검해야 할 것입니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으로서 지금 이 순간을 최대한 노력하며 살고 있는지를 말입니다. 그래야 나중에 우리가 이 세상에서 거둔 수확물을 가지고 주님 앞에 나아갈 때 칭찬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도말고 덜도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있지요. 이렇게 가장 좋은 오늘, 우리의 모습을 다시금 반성하면서 주님 앞으로 한 발 더 나아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사랑으로 생긴 병은 약이 없다. 오로지 그 사람을 더욱 사랑하는 것만이 유일한 약이다.(헨리 데이빗 소로우)
마음에서 마음으로 가는 길(‘좋은 글’ 중에서)
행복은 근사한 말이 아닙니다.
행복은 마음속 깊은 데 숨어 있는
진실이며 행동하는 양심 입니다.
행복은 남에게
나눠 줌으로써 비워지는 것이 아니라
없는 것을 나눔으로써 채워지는 신비로운 것입니다.
베푸는 만큼 행복의 양도 그만큼 많아 집니다.
행복은 또 스스로 만족하는 데에 있습니다.
남보다 나은 점에서 행복을
구한다면 영원히 행복하지 못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누구든지 한두 가지 나은 점은 있지만
열 가지 전부가
남보다 뛰어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행복이란
남과 비교해서 찾을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게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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