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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9-10-07 조회수1,880 추천수13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9년 10월 7일 묵주 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When you pray, say:
 Father, hallowed be your name,
your Kingdom come.
(Lk.11.2)
 
 
제1독서 요나 4,1-11
복음 루카 11,1-4
 
우리 성당에는 자신의 기도 지향을 꽂아 놓을 수 있는 기도틀이 있습니다. 저는 이 기도틀에 꽂혀 있는 기도 지향을 새벽에 꺼내 하나하나 읽으면서 주님께 기도를 합니다. 물론 저같이 부족한 사람의 기도를 들어주실까 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그래도 둘이나 셋이나 모인 곳에 나도 함께 하시겠다는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면서 하지 않는 것보다는 함께 기도하는 것이 낫겠다 싶어서 이 기도틀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의 기도 지향을 보면서, 저 역시 절실한 심정으로 같은 지향으로 기도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지향을 나도 가져야 할까 라는 생각이 들 때도 종종 있습니다.

로또 복권 맞게 해달라는 기도, 일류대학에 입학할 수 있게 해달라는 기도, 대기업에 취업할 수 있게 해달라는 기도 등등 저를 혼란하게 만드는 기도들이 꽤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 지향이 이루어진다면 정말로 행복할까 라는 의구심을 갖게 됩니다.

돈, 성공, 성취를 행복의 조건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사랑, 결혼, 공동체, 친구 등은 행복의 조건에서 점점 멀어져만 갑니다. 또한 사람들은 돈과 권력, 지위 등을 더 공격적으로 그리고 필사적으로 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기 성찰은 줄어들고 이기심만 더 커지고 있습니다.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 줄까요? 무엇이 진정한 성공의 길일까요? 우리는 그 행복과 성공의 길을 예수님과 성모님 그리고 많은 성인 성녀들을 통해서 찾을 수 있습니다. 사실 이들이 지금 우리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첫째 자리에 둔다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고, 인생의 낙오자라고 말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을 얻은 사람이었고, 성공한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주십니다. 이를 통해 기도의 원칙을 알 수 있습니다. 먼저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기도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고, 아버지의 나라가 오기를 기도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하느님께 대한 감사의 기도를 바쳐야 합니다. 즉, 날마다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는 주님께 우리는 감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세 번째로는 용서를 실천해야 합니다. 주님께서 어마어마한 나의 죄를 용서해주심을 기억하면서 우리 역시 내게 잘못한 사람들을 용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은 악을 피하고 선을 행해야 합니다. 그래야 이 세상의 온갖 유혹에 빠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기도의 네 가지 원칙은 예수님과 성모님, 그리고 성인 성녀들의 마음 한 가운데에 있었으며, 하느님 나라로 이끌었던 원칙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과연 이 원칙들을 얼마나 잘 따르면서 하느님 나라와 가까워지고 있었는지요?

이제는 사람의 기준에 맞게 살아가는 우리가 아니라, 하느님 기준에 맞게 살아가는 우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모든 진실을 다 이야기하지 말라. 불필요하기 때문이다. 때와 장소에 따라서는 유해한 거짓말이 진실보다 좋을 때가 있다.(R.애스컴)




침묵과 어둠 덕분에(헬렌 켈러, ‘행복해지는 가장 간단한 방법’ 중에서)

나는 시각장애인이 손으로 느끼는 것과 정상인이 눈으로 보는 것 중 어느 쪽이 뛰어난지 말할 수 없다. 시각장애인은 촉각을 통해 정상인이 느끼지 못하는 많은 특징을 알아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촉각을 통해 친구의 얼굴, 꽃의 섬세한 모양, 나무의 우아한 자태, 바람의 세기를 알아본다. 그리고 무수한 진동도 알아차린다.

집 안에서 느껴지는 삐걱거림과 덜컥거림을 통해 일상사에 관한 많은 것을 알게 된다. 바닥 깔개 위에서 가벼운 팔락거림이 느껴지면 종이가 산들바람에 날려 탁자에서 떨어진 것이다. 또르르 하는 진동이 느껴지면 연필이 바닥을 구른 것이다. 계단 난간을 나무로 톡톡 두드리는 울림은 저녁 준비가 됐다는 신호다.

나도 정상인처럼 땅이 움직이지 않고 태양이 움직이는 것처럼 느낀다. 왜냐하면 내 얼굴을 보듬는 오후 햇살이 점점 약해지면서 공기가 선선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느낌을 통해 나는 배를 타고 떠날 때 해안이 멀어지는 광경이 어떨지 이해한다. 그래서 지평선이 평평해지고 땅과 하늘이 만나는 것처럼 보인다는 말을 들어도 의아해하지 않는다.

남들은 내가 침묵과 어둠 속에 갇혀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침묵과 어둠 덕분에 즐거움을 얻고, 지식을 얻고, 깨달음을 얻고, 웃음을 얻는 수많은 감각을 마음껏 느낀다. 때로는 내 몸 자체가 날마다 새로워지는 세상을 마음대로 바라보는 수많은 눈처럼 느낀다.
 
 
 
Yiruma- love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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