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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261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10-08 조회수387 추천수2 반대(0) 신고

오늘의 묵상입니다. [연중 제27주간 목요일]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1,5-13

그때에 5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너희 가운데 누가 벗이 있는데, 한밤중에 그 벗을 찾아가 이렇게 말하였다고 하자. ‘여보게, 빵 세 개만 꾸어 주게. 6 내 벗이 길을 가다가 나에게 들렀는데, 내놓을 것이 없네.’ 7 그러면 그 사람이 안에서, ‘나를 괴롭히지 말게. 벌써 문을 닫아걸고 아이들과 함께 잠자리에 들었네. 그러니 지금 일어나서 건네줄 수가 없네.’ 하고 대답할 것이다.

8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그 사람이 벗이라는 이유 때문에 일어나서 빵을 주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그가 줄곧 졸라 대면 마침내 일어나서 그에게 필요한 만큼 다 줄 것이다. 9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10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

11 너희 가운데 어느 아버지가, 아들이 생선을 청하는데, 생선 대신에 뱀을 주겠느냐? 12 달걀을 청하는데 전갈을 주겠느냐? 13 너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는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성령을 얼마나 더 잘 주시겠느냐?”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 복음인 '문을 두드려라, 그러면 열린 것이다'는 말씀은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과 함께 학창시절에 많이 들었던 말이므로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말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청하고, 찾고, 두드려야 할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하면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를 일반화하여 우리의 세속적인 욕망을 채워주는 것들로 착각하여 청하고, 찾고, 두드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청하고, 찾고, 두드리는 것을 기도로 생각하고 어느 성지에서 기도하면 기도발이 잘 먹힌다는 얘기들도 나돌고 있습니다.

기도를 열심히 하면 하느님께서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어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실까요? 혹시라도 그렇다면 우리는 아무 일도 할 필요 없이 오직 기도에만 매달리면 될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기도의 참뜻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오늘 복음을 통하여 다시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기도는 내 자신을 수양하기 위한 하느님과 대화이고, 내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성찰이고, 이런 잘못을 다시는 범하지 않겠다는 하느님과 약속입니다.

그럼으로 내 자신의 수양과 반성과 내 자신의 의지를 확고히 하지 않는 그런 기도는 하지 말라는 것이 어제 알려주신 '주님의 기도'의 참 뜻임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도는 아무도 보지 않는 골방에서 기도하라 하셨으며 남에게 보여주는 기도와 빈말을 되풀이 하는 그런 기도는 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일부 모습은 누가 기도를 잘하는지 경연대회를 하는 그런 느낌을 받을 때도 있습니다.

성경해석에서 자주 범하는 오류는 성경 말씀을 단편적으로 이해하는 오류입니다. 우리는 흔히 '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합니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이런 오류를 성경 해석에서 수시로 범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복음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동일한 장소에서 하신 말씀은 그 장소에서 하신 전체의 말씀 속에서 말씀을 이해하여야 하지만 말씀 하나하나를 단편적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으며 그로인해 말씀이 전혀 다른 의미로 왜곡되거나 잘못 이해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매일 선정된 복음은 동일한 장소에서 하신 전체의 말씀 중에서 일부분의 말씀만을 선정하고 있으므로 오늘 선정된 말씀만을 묵상하여 전체의 의미를 놓치는 그런 잘못을 범하는데 오히려 일조하는 그런 느낌을 받을 때도 종종 있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어제 주님의 기도를 알려주시며 부언하여 알려주신 말씀이므로 오늘 말씀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앞 말씀인 주님의 기도를 염두에 두고 묵상하여야 바른 묵상을 할 수 있다는 뜻에서 서두가 길어진 것 같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청하고, 찾고, 두드려야 할 것은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 저희에게 잘못한 모든 이를 저희도 용서하오니 저희의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하시며 알려주신 '주님의 기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우리의 세속적 욕망을 충족하기 위한 그런 청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기도하면 하느님이 무엇이든지 전부 들어준다고 믿고 있는 신자들이 문제이고, 우리 교회는 이런 신자들이 오히려 더 필요한 탓인지 이런 신자들을 양산하고 있는 실정이므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말이 갈수록 실감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도 무엇이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 로 인용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가 필히 기억해야 할 것은 우리의 기도로 우리가 받고, 얻고, 열리는 것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성령을 얼마나 더 잘 주시겠느냐?”하신 말씀처럼 바로 '성령'이라는 사실입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부탁을 오직 성령을 통해서 응답해 주십니다. 성령께서 우리의 세속적 욕망을 들어주실까요? 오히려 그런 세속적인 욕망을 버려야 한다고 응답해 주실 것입니다. 우리의 구원은 세속적 욕망을 버리는데 있음으로 세속적 욕망을 버리게 해달라고 청하고 찾고 두드려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런 세속적인 욕망을 위해 계속 기도하는 것은 성령을 모독하는 행위입니다. "성령을 모독하는 말을 하는 자는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루카 12,10)하신 말씀처럼 잘못된 기도를 하는 것은 진리 그 자체이신 하느님을, 예수님을, 성령님을 헛된 우상으로 모독하는 행위이므로 오히려 용서 받지 못할 행위입니다. 그러나 우리 현실은 이런 잘못된 기도를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칭찬 받는 신자들입니다. 이에 편승하지 않고 오직 복음 말씀만을 등불삼아 주님의 가르침을 제대로 따르고자 하는 초심을 지켜나갈 수 있기를 기도하며 오늘 묵상을 마칩니다.

대자대비하신 아빠 하느님!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은 청하고 찾고 두드리면 성령께서 응답해 주신다 하였습니다.
우리의 소망을 이룰 수 있는 길은 오직 주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길임에도
주님의 가르침이 왜곡되고 있기에 우리의 소망을 이룰 수 없사오니
이런 저희를 불쌍히 여기시어
주님의 가르침을 왜곡시킨 무리들을 꾸짖어 회개하도록 하여 주시고
저희들도 세속의 욕망에서 벗어나 올바른 기도를 할 수 있도록
성령으로 그간의 저희 잘못을 깨우쳐 주시옵고
주님 말씀을 등불 삼아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며
유혹에 빠지지 않고 어려운 세파를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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