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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응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9-10-11 조회수712 추천수10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9년 10월 11일 연중 제28주일
 
 
 
 Go, sell what you have, and give to the poor
and you will have treasure in heaven; then come, follow me.
(Mk.10.21)
 
 
제1독서 지혜서 7,7-11
제2독서 히브리서 4,12-13
복음 마르코 10,17-30
 
 
며칠 전, 어떤 자매님께서 저를 ‘큰 신부님’이라는 호칭으로 부르셨습니다. 그리고 제 옆에 있던 보좌신부님을 향해서는 ‘작은 신부님’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우리 본당의 꼬마가 제게 묻습니다.

“신부님, 왜 신부님께서는 큰 신부님이고, 보좌신부님은 작은 신부님이에요? 보좌신부님이 훨씬 큰데 말이에요.”

사실 저는 키가 170Cm 조금 넘습니다. 그러나 보좌신부님은 키가 180Cm 이상이거든요. 분명히 저의 키보다 10Cm 이상 큽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좌신부님을 향해서 큰 신부님이라고 불러야 하는데, 작은 신부님이라고 말하니 그것이 너무나 이상했나 봅니다.

물론 큰 신부님, 작은 신부님의 구분은 키의 크고 작고가 아니지요. 그리고 이 뜻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보이는 모습으로만 받아들이는 어린이에게 그 말은 너무나 이해하기 힘든 말이었습니다. 이렇게 이해하지 못했던 어린이들의 생각이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바뀌기 시작합니다. 많은 경험과 지식의 축적을 통해서 그 안에 담겨있는 본래의 뜻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주님의 뜻 역시 우리의 학습과 노력을 통해서 깨닫게 되는 것임을 알게 됩니다. 물론 여기에 주님의 은총도 필요하지요. 그러나 우리를 너무나도 사랑하시는 주님께서는 그 누구도 차별 없이 당신의 은총을 베풀어주십니다. 문제는 우리들의 노력이 부족하기에 주님의 뜻을 깨닫지 못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부자청년도 있는 그대로만 받아들이는 영적으로 아직 미성숙의 단계에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물론 주님께서 명령하신 계명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었지요. 그래서 그는 사람들에게 옳은 사람이라고 평가받았고, 또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늘 부족함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앞서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이처럼 영적으로 아직 미성숙의 단계에 있기 때문입니다. 즉, 예수님의 표현대로 하면 부족한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야’ 합니다.

계명대로 살았고 그렇게 노력을 했지만 주님보다는 재물을 먼저 생각하는 진정한 나눔 하나가 부족했기에 그는 슬퍼하며 주님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내 자신이 부족한 하나는 무엇인지를 떠올려 봅니다. 성경 속의 부자 청년은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는데, 저는 한두 가지가 아닌 것 같습니다. 나눔도 부족하고, 사랑도 부족하고, 믿음도 부족하고……. 딱 하나의 부족함을 가지고도 슬퍼하며 주님을 떠날 수밖에 없었는데, 나의 그 많은 부족함을 떠올리니 얼마나 많이 주님을 떠났었는지를 반성하게 됩니다. 그리고 주님과 나의 간격이 멀다고 생각되었을 때는, 나의 부족함이 또 하나 드러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제 부족한 것들을 하나하나 치워야 합니다. 나눔의 부족을 치우고, 사랑의 부족도 치우고, 믿음의 부족도, 그러면서 점점 주님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우리들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주님과 함께 영원한 생명이 있는 하느님의 나라로 걸어갈 수 있습니다.



믿음이란 아직 어두운 새벽에 노래하는 새와 같다(타고르).




기적의 한마디(‘좋은 생각’ 중에서)

아파치 헬기가 지나간 뒤 평화롭던 트랑방 마을은 불구덩이로 변했다. 아홉 살 소녀 킴 푹은 불붙은 옷을 벗어 던지고 울부짖으며 큰길로 달려 나와 외쳤다. “살려 주세요!” 1972년 AP통신 기자가 이 장면을 사진기에 담았고, 사진은 전 세계로 퍼져 베트남 전쟁의 참상을 알리며 사람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사진의 주인공 킴 푹은 등과 어깨에 입은 화상 때문에 일곱 번이나 수술을 받아야 했다.

아파치 헬기를 조종했던 존 플러머 역시 킴 푹의 사진을 본 뒤 양심의 가책 때문에 술에 의지한 채 황폐한 삶을 살아갔다. 그런 그가 1996년 베트남 참전 조종사들의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워싱턴에 왔다. 그때 행사장 한쪽에서 한 여인이 군중에게 자신을 소개하고 있었다. “지금도 화상 때문에 많이 아프지만 이젠 아무도 원망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때 사진에 찍히지 않은 수많은 사람이 저보다 더 큰 고통을 겪었다는 사실은 잊지 말아 주세요.” 킴 푹이었다.

존은 사람들을 밀치고 앞으로 나갔다. 그는 오열하며 말했다. “내가 그 헬기의 조종사입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그러자 킴 푹이 존을 껴안으며 속삭였다. “괜찮아요. 이미 당신을 용서했습니다.”

전쟁이 낳은 비극으로 24년 동안 악몽 같은 삶을 살았던 킴 푹과 존 플러머. 그들의 고통스런 삶을 한순간에 씻어 낸 기적의 한 마디는 바로 용서의 말이었다. 킴 푹은 전쟁으로 부상당한 아이들을 치료하는 재단을 만들어 활동 중이고, 존은 작은 마을에서 목사로 살고 있다. 용서의 힘이 그들을 다시 살게 한 것이다.
 
 
 
 
Ernesto Cortazar - Sicilian Rom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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