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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누는 마음 ....... 김상조 신부님
작성자김광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9-10-12 조회수529 추천수4 반대(0) 신고

 

예수님이 부자 청년에게 하신 말씀,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부족하다고 했으니 뭔가 채워야 한다는 말씀을 하실 것이다.
그런데 그 다음 말은 그와 정반대였다.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채우기 위해서는 버려야 한다.
이런 이야기가 있다.
 
어떤 사람이 세상 사는 지혜를 배우기 위해 유명하다고 소문난 스님을 찾아갔다.
스님 앞에서 자신이 당하고 있는 고민거리를 털어놓기도 하고 포부를 말하기도 하고,
자기의 지난 일과 앞으로 겪을 일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러면서 그 때마다 스님에게 일일이 그 의견을 물었다.
하지만 스님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손님의 찻잔에 차를 따르기만 했다.
차가 가득 찼는데도 자꾸자꾸 따랐다.
찻잔이 넘쳤다.
그러자 그가 스님의 손을 잡고 이렇게 말했다.
 
“잔이 가득 찼는데 어째서 자꾸 따르십니까? 물이 넘쳤습니다.”
그제서야 스님이 입을 열었다.
 
“이 찻잔과 마찬가지로 당신은 지금 자신의 생각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먼저 당신의 마음과 생각부터 비우십시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어떻게 내가 가르침을 베풀 수 있겠습니까?”
 
잔을 비우지 않고는 물을 채울 수 없다. 하지만 우리가 비워야 할 것은 재물이 아니다.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신 선물 중에는 재물이라는 것도 있다.
하느님은 모든 사람이 다 부유하길 원하신다.
예수님도 재물을 버리라고 하지 않았다.
가진 것을 팔라고 하셨으니 수중에는 그만큼의 풍족한 돈이 고스란히 들어와 있는 것이다.
여전히 잔은 가득한 것이다.
예수님은 그것을 나누어 주라고 하셨다.
예수님이 부자청년에게 바랬던 것은 가진 것을 나누는 마음이었다.
그런 마음이 없는 한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고 하셨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
그러자 제자들마저 술렁거렸다.
“그러면 누가 구원받을 수 있는가?”
 
예수님이 대답하셨다.
“사람에게는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그렇지 않다.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이 말씀은 하느님이 낙타를 바늘귀보다 작게 만들거나,
부자도 하늘나라에 들어오게 할 수 있다는 말이 아니다.
하느님만이 재물에 사로잡힌 사람의 마음을 회개시킬 수 있다는 말이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대로 부자는 여전히 하늘나라에 들어가기 어렵다.
단, 회개하는 자는 아무리 부유할지라도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
회개한 자는 이미 재물을 필요이상으로 갖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다 가능하다.
하지만 재물만큼은 하느님도 어쩌지 못하신다.
태초부터 사람들이 쓰라고 주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람이 그 재물을 나누지 않는 것이다.
 
1독서가 말하는 “지혜”는 바로 이 재물을 나누는 마음이다.
1독서의 “지혜”라는 말마디를 “나누는 마음”으로 대치하면 더 잘 마음에 와 닿는 것 같다.
 
“기도하자 나에게 예지가 주어지고,
간청을 올리자 “나누는 마음”의 영이 나에게 왔다.
나는 “나누는 마음”을 왕홀과 왕좌보다 더 좋아하고,
“나누는 마음”에 비기면 많은 재산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였으며,
값을 헤아릴 수 없는 보석도 “나누는 마음”과 견주지 않았다.
온 세상의 금도 “나누는 마음”과 마주하면 한 줌의 모래이고,
은도 “나누는 마음” 앞에서는 진흙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나는 “나누는 마음”을 건강이나 미모보다 더 사랑하고, …
“나누는 마음”과 함께 (모든) 좋은 것이 다 나에게 왔다.
“나누는 마음”(속)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재산이 들려 있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처럼,
지혜는 처세술이나 돈 잘 버는 방법이 아니다.
가진 것을 다 팔아서라도 하늘나라를 살줄 아는, 그런 것이 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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