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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264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10-12 조회수456 추천수1 반대(0) 신고

오늘의 묵상입니다.[연중 제 28주간 월요일]

<이 세대는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1,29-32

그때에 29 군중이 점점 더 모여들자, 예수님께서 말씀하기 시작하셨다. “이 세대는 악한 세대다.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30 요나가 니네베 사람들에게 표징이 된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이 세대 사람들에게 그러할 것이다. 31 심판 때에 남방 여왕이 이 세대 사람들과 함께 되살아나 이 세대 사람들을 단죄할 것이다. 그 여왕이 솔로몬의 지혜를 들으려고 땅 끝에서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라, 솔로몬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32 심판 때에 니네베 사람들이 이 세대와 함께 다시 살아나 이 세대를 단죄할 것이다. 그들이 요나의 설교를 듣고 회개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라, 요나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 복음은 "이 세대는 악한 세대다"로 시작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하느님의 뜻'이 온전히 작동되기 전까지는 악한 세대가 될 수밖에 없으며 악의 끝은 심판으 이어질 질 것입니다. 심판과 종말은 우리 신앙에서는 동시에 일어나므로 심판이 곧 종말이고 종말이 곧 심판입니다. 

이러한 심판은 여러 요소로 재촉하고 있으므로 환경재단에서는 환경오염을 알리는 시계를 작동시키고 있으며 우리나라 환경위기시계는 심판의 시간인 12시까지는 2시간 9분전인 9시 51분을 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도 우리 사회의 양심위기시계를 작동시켰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우리 교회가 양심위기시계를 작동시키는 것 만으로도 우리 사회에 양심위기의 경각심을 심어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 인류는 멸망을 두려워하며 심판의 시계가 멈추기를 염원하고 있습니다. 우리 각자의 임종을 알리는 시계는 지금 이 시간에도 계속하여 작동하고 있으며 이를 멈추게 할 사람은 그 누구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생명이 있는 것은 生老病死를 피할 수 없으며 생명이 없는 것이라 할지라도 成住壞滅은 어쩔 수 없는 것이므로 우리의 노력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시계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을 늦추게 하는 일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그 원인이 되는 것을 제거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우리 그리스도 신앙은 심판시계의 속도를 빠르게 하는 원인을 '죄'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죄에 관한 우리 신앙은 크게 둘로 나눠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나는 우리 모두는 태어날 때부터 원죄를 가지고 태어났다는 원죄교리와 다른 하나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하느님의 뜻을 거역하는 모든 것을 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거역하는 모든 것은 포괄적인 개념임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복음을 선포하시면서 '회개하여라' 하신 말씀은 후자의 관점이며 우리가 원죄를 가지고 태어났다면 회개한다고 하여도 원죄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원죄는 지금은 사라지고 없어진 연좌제와 같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모든 의식도 후자의 관점이지만 우리 교회는 아직도 원죄의 관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므로 시대를 선도하지 못하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원죄에 대하여는 단 한마디도 말씀하신 적이 없으며 우리가 살아가면서 죄를 짓는 모든 것을 악으로 규정하여 오늘 복음에서처럼 "이 세대는 악한 세대다." 하셨습니다. 악한 세대를 물리치는 것은 우리 모두가 회개하는 방법밖에는 없으며 어떤 기적과 같은 표징으로 악을 물리칠 방법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당신에게도 어떤 권능이 있어서 악한 세대를 물리칠 방법이 없다는 뜻에서 "이 세대는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하셨습니다.

요나는 어떤 표징도 일으키지 않았으며 니네베 사람들에게 심판의 시간을 알려주라는 하느님의 명령도 거부하고 도망친 사람입니다. 요나는 니네베 사람들이 오히려 멸망하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니네베는 북이스라엘왕국을 멸망시킨 앗시리아의 수도이며, 인구는 12만으로 가로질러가는 데만 사흘이 걸리는 큰 성읍이었음을 요나서는 기록하고 있습니다.

요나는 자기 민족과 견원지간인 앗시리아 이방인이 멸망하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멸망하지 않도록 회개를 알리라고 하신 하느님의 뜻이 달갑지 않았으므로 도망치다가 니네바로 돌아와 마지못해 겨우 한나절 동안 '회개하지 않으면 멸망한다'고 알리고 다녔습니다. 이처럼 요나는 하느님의 뜻을 건성으로 알리는 일밖에는 하는 일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니네베사람들은 이방인 요나의 소리를 헛소리로 치부하지 않고 왕에 이르기까지 전부 회개하여 구원을 받았습니다.

그들이 회개한 것은 하느님의 소리를 알아듣는 지혜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에 반해 유대 지도자들은 하느님의 뜻을 왜곡시켜서 심판의 시간을 재촉하고 있음에도 하느님의 소리를 귀담아 듣지 않고 있음을 민중들에게 선포하시며 민중들이 지혜롭게 깨어나는 길밖에는 달리 구원받는 길이 없다는 사실을 알리고 계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지혜가 상징하는 것은 '깨어나라'는 뜻입니다. 깨어나지 못하면 잘못된 지도자들에게 속고 살 수 밖에 없으며 잘못된 지도자들에게 민중이 속게 되면 그 나라는 심판을 재촉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오늘 복음을 통하여 알려 주고 있습니다. 인류의 역사는 언제나 소수의 지배계급에 의해 다수의 민중이 지배를 받아온 역사입니다. 지배계급은 민중들이 깨어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항구적인 지배수단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자들입니다.

이런 역사에 전환점을 이룬 사건이 바로 프랑스 시민혁명이었으며 그 당시 우리 가톨릭은 가장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많은 성직자분들이 처형당하였고 교회 재산은 몰수당하였습니다. 프랑스 시민들이 자각하며 왜 우리 교회를 심판하였는지는 우리 교회에서 그 잘못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대입하면 깨어있는 시민들에 의하여 우리 교회가 심판을 받은 것이고, 심판을 가장 중시한 우리 교회가 오히려 심판을 받은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심판 때에 남방여왕이, 니네베 사람들이 이 시대를 단죄하였다 하였습니다. 그들에 의해서 어떻게 이 시대의 우리들이 심판 때에 단죄를 받을 수 있겠습니까? 남방여왕이, 니네베 사람들이 상징하는 것은 지혜 있는 자들임을 상징하고 있으며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 요나 예언자에 말에 회개한 지혜 있는 니네베 사람들을 언급하고 지혜의 상징인 솔로몬을 찾아온 남방여왕을 상기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선과 악의 이런 분별을 가지고 있지만 예수님은 이런 선과 악의 분별에 의한 투쟁 방식으로는 이 땅에 하느님의 나라를 건설할 수 없다는 사실을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으로 이미 선포하셨습니다. 그리고 이 땅에 하느님의 나라를 건설할 수 있는 길은 민중들이 하느님의 뜻을 아는 지혜로 깨어나는 길밖에는 없다는 사실을 선포하고 계십니다. 다수의 선량한 사람이 깨어나서 지혜로워지면 불의한 소수 지배세력은 자연스럽게 단죄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은 물질에 의해 풍요로워 질 수 없으며 오직 지혜로운 삶에 의해서만 풍요로워 질 수 있습니다. 우리 교회의 발전도 평신도들이 무지에서 깨어나서 지혜로워 질 때만 유럽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며, 우리 사회도 민중들이 깨어나야 작금의 모든 병폐들이 사라질 것입니다. 인류의 역사는 보수와 진보의 대립이 아니라 깨어있는 사람들의 투쟁에 의해서 발전한 역사입니다.

이런 역사가 우리 교회 안에서도, 우리 사회 안에서도 끊임없이 지속되어야 우리에게는 밝은 미래가 있으므로 투쟁이 아닌 하느님의 뜻을 아는 지혜로 우리 모두가 깨어나야 역사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으나 바리사이들이, 홍위병들이 이를 가로 막고 있으므로 심판의 시계는 그들에 의해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오늘 복음을 통하여 새롭게 하며 주간 첫 날 묵상을 마칩니다.

대자대비하신 아빠 하느님!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은 하느님의 뜻을 아는 지혜로 깨어나라 하셨습니다.
선포하신 모든 말씀은 하느님의 뜻을 알려주시는 지혜임을 믿고 또 믿으며
오직 말씀을 실천하는 길만이
우리 자신도, 우리 교회도, 우리 사회도 심판받지 않음을 기억하겠습니다.
우리 모두가 깨어나서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지혜의 자녀들이 되도록
잠자는 저희를 잠에서 깨어나도록 깨우침의 성령님을 보내 주시옵고
저희 모두가 지혜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시옵소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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