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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265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10-13 조회수386 추천수2 반대(0) 신고

오늘의 묵상입니다.[연중 제28주간 화요일]

<자선을 베풀어라. 그러면 모든 것이 깨끗해질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1,37-41

그때에 37 예수님께서 다 말씀하시자, 어떤 바리사이가 자기 집에서 식사하자고 그분을 초대하였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 그 집에 들어가시어 자리에 앉으셨다. 38 그런데 그 바리사이는 예수님께서 식사 전에 먼저 손을 씻지 않으시는 것을 보고 놀랐다.

39 그러자 주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정녕 너희 바리사이들은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이 하지만, 너희의 속은 탐욕과 사악으로 가득하다. 40 어리석은 자들아, 겉을 만드신 분께서 속도 만들지 않으셨느냐? 41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 그러면 모든 것이 깨끗해질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외출하였다가 집에 돌아오면 식사 전에 손을 씻는 것은 기본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민중들에게 복음을 선포하시고 바리사이 집에 초대받아 가셨으나 식사 전에 손을 씻지 않으신 모습을 보고 바리사이는 의아하게 생각하였습니다. 바리사이뿐만 아니라 우리 어느 누구도 예수님의 모습이 옳다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요즘 식당에 가면 손을 닦는 물수건을 주지 않는 식당이 없을 정도이며 최근에는 신종 인프렌자 때문에 손 세정제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는 뉴스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수저를 이용하는 우리도 이럴진대 당시 이스라엘의 식사습관은 알 수 없으나 주식이 빵이라면 손으로 뜯어서 먹었을 것이므로 손을 씻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특히 중동지역은 사막지형인 관계로 흙먼지가 많아서 더더욱 손을 씻어야 합니다.

오늘 예수님의 모습은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입니다. 따라서 오늘 상황은 실제 상황이라기보다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설정하여 예수님의 가르침을 보다 확실하게 알려주기 위한 복음서 기자의 의도로 이해할 수밖에 없으며, 그렇지 않다면 우리 그리스도교인은 식사 전에 손을 씻는 것은 오늘 복음과는 상반된 모습이므로 금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성경해석에서 범하는 오류 중 하나는 성경 내용이 실제 상황인지 아니면 어떤 가르침을 주기 위한 설정된 상황인지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며, 오늘과 같은 상황을 설정된 상황으로 이해하면 성경을 문자 그대로 이해하지 않는다고 일부에서는 공격을 할 것입니다. 그렇게 공격하면서도 자신들은 외출하고 돌아와서 손을 씻고 식사할 것이므로 이런 사람들은 오늘 예수님의 모습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오늘 복음은 성경해석은 문자에 억매이지 말라는 교훈을 주는 좋은 예라 할 수 있으며 이런 사실을 깨닫게 되면 성경해석의 새로운 눈이 열리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오늘 말씀은 육신에만 연연하는 그런 삶에 머물지 말고 영혼도 깨끗하게 하여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고 있으며, 우리의 육신을 그릇의 겉으로 비유하고 있으며 영혼은 그릇의 속으로 비유하고 있습니다. 육신이 건강하다고 할지라도 영혼이 더렵혀진 사람은 하느님의 자녀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말씀이고 이와 비슷한 말씀으로 "영은 생명을 준다. 그러나 육은 아무 쓸모가 없다." (요한 6,63)고 하신 말씀이 떠오릅니다.

오늘 말씀은 육신의 건강에 연연한 만큼 내면의 성찰도 게을리 하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설거지를 하면서 그릇의 겉만 닦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물이 조금밖에 없다면 겉보다는 속을 닦는데 사용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이런 간단한 이치를 잊고 있습니다. 우리는 겉이 화려한 모습에 현혹되어 오판하는 잘못을 수없이 범하고 있으므로 겉모습보다는 내실에 충실해야 할 것을 묵상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겉모습만 화려하게 하는데 여념이 없습니다. 용산참사를 빚은 뉴타운개발도 도시기능이라는 내실에 충실하지 않고 도시미관만 화려하게 하려는 속 빈 자들에 의해서 빚어진 참사이며, 400조에 이르는 국가부채가 있음에도 채권을 발행하여 4대강 개발을 하려는 것도 내실보다는 외형에만 여념이 없는 잘못된 정책이라는 것을 오늘 복음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 곳에 사용할 예산이 있으면 불우 이웃을 위한 복지예산에 한 푼이라도 더 사용하는 것이 하느님의 뜻일 것입니다.

겉보다는 속을 더 깨끗이 하라는 오늘 복음은 우리 자신의 모든 삶에 적용될 뿐 아니라 우리 교회, 우리 사회의 전반에 예외 없이 적용되는 말씀입니다. 이런 잘못을 범하는 예는 우리 삶의 전반이 그러할 것이므로 굳이 예를 드는 것도 사족처럼 느껴집니다. 바티칸 성당이나 유럽의 성당들을 보면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와 화려함에 그만 입이 딱 벌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는 우리의 반응은 경이와 찬탄을 보내는 사람도 있고, 저 엄청난 성당을 짓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민중들을 힘들게 하였을까를 먼저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생각의 차이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우리의 신앙생활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자신의 시각을 버리고 하느님의 뜻인 예수님의 가르침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 그러면 모든 것이 깨끗해질 것이다."하신 말씀처럼 자비를 최고 가치로 삼아야 합니다. 우리 신앙에서 자비보다 더 우선하는 가치는 없다는 사실을 명심 또 명심하며 오늘 묵상을 마칩니다.

대자대비하신 아빠 하느님!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은 육신에만 연연하지 말고 영혼도 깨끗하게 하라 하셨습니다.
우리 삶도, 우리 교회도, 우리 사회도 겉모습에만 치중하는 잘못을 버리고
내실 있는 참 모습으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 자선을 행하여야 한다는 소중한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우리 모두가 이런 가르침에 충실할 수 있도록
자비로우신 성령님과 언제나 함께 할 수 있도록 보살펴 주시옵소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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