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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270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10-19 조회수423 추천수2 반대(0) 신고

오늘의 묵상입니다.[연중 제29주간 월요일]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2,13-21

그때에 13 군중 가운데에서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스승님, 제 형더러 저에게 유산을 나누어 주라고 일러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14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아, 누가 나를 너희의 재판관이나 중재인으로 세웠단 말이냐?” 15 그리고 사람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16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어떤 부유한 사람이 땅에서 많은 소출을 거두었다. 17 그래서 그는 속으로, ‘내가 수확한 것을 모아 둘 데가 없으니 어떻게 하나?’ 하고 생각하였다. 18 그러다가 말하였다. ‘이렇게 해야지. 곳간들을 헐어 내고 더 큰 것들을 지어, 거기에다 내 모든 곡식과 재물을 모아 두어야겠다. 19 그리고 나 자신에게 말해야지. ′자, 네가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겨라.′’

20 그러나 하느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21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 바로 이러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 복음을 한동안 이해하지 못하여 늘 의문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형들이 동생에게 유산을 나눠주지 않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입니다. 또 유산을 분배받지 못하는 동생의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억울한 일이 있을 수 없습니다. 비록 내가 그 사람의 억울함을 해소시켜 줄 능력이 없다 할지라도 그 사람의 하소연은 들어주는 것이 우리의 미덕입니다.

유산 분배를 바라는 어떤 사람의 얘기를 다 들어보고 형들이 불의한 짓을 하였다고 생각되면 예수님의 권위있는 말씀으로 불의한 형들에게 잘못된 점을 지적해 줘야 합니다. 그러나 오늘 예수님은 유산 분배도 받지 못한 불쌍한 동생에게 위로는 해드리지 못할망정 “사람아, 누가 나를 너희의 재판관이나 중재인으로 세웠단 말이냐?”하시며 더 나아가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고 하셨으므로 유산 분배를 바라는 동생이 오히려 탐욕스러운 동생이라는 말씀을 하시고 계십니다.

상속인들의 유산 분배는 우리 민법에서도 아들 딸 구분 없고, 장남 차남 구별없는 균등분배를 원칙으로 하고 있으므로 우리 상식으로는 공정해야 합니다. 우리의 생각과 예수님의 생각은 왜 이처럼 다를까? 이런 의문은 루카 복음서를 처음 접했을 때부터 가진 의문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은 타 복음서에는 없는 구절이어서 더 더욱 답을 찾을 길이 없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사사로운 청은 들어주시지 않는 것으로, 또는 자신들이 해결할 문제는 자신들이 해결하라는 뜻으로 묵상할 수 있지만 만족스러운 묵상이 될 수 없었습니다.

이에 대한 답을 뜻밖에도 도마복음서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현재 신약 27권의 정경채택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았습니다. 확정된 경전에 의하여 우리 교회가 설립된 것이 아니고 우리 교회에 의해 신약 27권이 정경으로 채택되었습니다. 초기 교회공동체는 각 지역마다 그들이 사용하는 복음서가 있었으므로 그 종류는 수십 종이 되었으며 그 중에서 어떤 복음서를 정경으로 채택할 것인지, 어느 서간을 정경으로 채택할 것인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정경채택과정을 보면 단시일에 이루어 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정경채택과정에서 제외된 나머지 복음서는 전부 소각, 페기처분해야 했습니다. 각 지역에 산재된 수도원이나 초기 교회공동체에서는 자신들이 그동안 경전으로 사용한 것을 전부 소각, 폐기처분하였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어딘가에 은폐시켰을 가능성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1945년 이집트 나지함마디 동굴에서 1500여 년 동안 항아리에 보관된 여러 고문서가 발견되었고 그중 하나가 토마스 사도의 이름을 딴 도마복음서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도마복음서는 114개 어록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므로 예수님의 탄생과 이적 그리고 십자가사건과 부활 등 이런 사건은 전혀 기록되어 있지 않았으나 그 내용 중 대략 80% 정도는 현 복음서와 같은 어록이고, 정경여부를 떠나 1500여 년 전 고문서가 발견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대단한 사건이었습니다. 도마복음서에 의문의 오늘 구절이 있었습니다.

 72. A [person said] to him, "Tell my brothers to divide my father"s possessions with me."
한 사람이 예수님께 청하기를, "나의 형제들에게 말씀하시어 내 아버지의 재산을 나와 나누도록 해주소서."

He said to the person, "Mister, who made me a divider?"
예수님께서 그 사람에게 이르시되, "그대여, 누가 나를 나누는 자로 만들었는가?"

He turned to his disciples and said to them, "I"m not a divider, am I?"
예수님께서 그의 제자들에게 말씀하시길, "나는 나누는 자가 아니도다. 그러한가?"

예수님 승천 후에 초기 공동체의 모습이 그러하듯이, 이 말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예수님이 생각하시는 공동체는 내 것 네 것 구분이 없는 그런 공동체를 생각하고 계셨음을 알 수 있고, 유산 분배는 한 가족의 공동체를 와해시키는 결과를 가져오므로 예수님은 유산분배를 반대하고 계셨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공동체의 의미는 평등을 전제하고 있으므로 지금의 관점에서는 위 말씀은 오히려 유산의 공정한 분배를 말씀하시고 계십니다. 

도마복음서를 통해 뜻하지 않는 이런 소중한 가르침을 얻고 있음에도 마치 이단서적을 보는 것처럼 오해하는 사람도 있는 것같습니다. 아마 이런 사람들은 논어, 공자 등 유교관련서적은 반기독교서적이므로 더 더욱 금기시 할 것이고 반야심경이나 금강경 등 불교경전도, 노장사상도, 이슬람에 관한 서적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우리 일부에서는 소인배들처럼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불온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습니다.     

나머지 말씀은 내 곡간에는 곡씩이 넘쳐나도록 쌓아두고 있음에도 굶주린 사람들에게 자선을 베풀지 않는 이런 어리석은 짓을 하지 말라는 뜻에서 '네가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기려는' 생각을 하지 마라 하셨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 바로 이러하다" 하셨습니다.

우리 초기 그리스도교가 로마당국의 박해 속에서도 성장할 수 있었던 동력은 바로 자선에 있었습니다. 당시는 신자들이 납부하는 금액을 네 등분하여 한몫은 자선에 사용하였습니다. 지금 우리 교회의 예산중에서 자선에 사용하는 예산은 한자리 수로 알고 있습니다. 개신교 측에서는 오른손이 하는 일은 왼손도 모르게 하라고 하였다고 하여 이마저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가 하느님 앞에 죄를 짓지 않는 것이 하느님의 존재하심을 참으로 믿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말로는 하느님을 찬미한다고 하면서도 하느님 앞에 죄를 짓는 것은, 하느님이 존재하심을 믿지 않지만 자선을 베푸는 사람을 하느님은 더 칭찬하실 것입니다. 하느님 앞에 죄를 짓지 않고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았다'는 그런 모습으로 살아갈 것을 다짐하며 오늘 묵상을 마칩니다. 

대자대비하신 아빠 하느님!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은 땅에 재물을 쌓아두지 말고 하느님 앞에 부유하라 하셨습니다.
잠시 머물다 갈 찰나에 연연하는 삶을 버리고
영원한 생명의 양식을 구하여야 하지만 탐욕과 나태, 교만과 질투, 아집과 분노,
그외 여러 잘못을 아직 버리지 못하고 있나이다
이 모든 것을 버리고 아빠 하느님을 뵈올 수 있도록 성령으로 지켜주시옵소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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