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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기다림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10-19 조회수1,028 추천수13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연중 제 29 주간 화요일 - 기다림

 

 

 

한 번은 환청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한 여자를 열렬히 사랑할 때였습니다. 제가 그 사람에게 전화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고 그래서 그 자매가 매일 거의 일정한 시간에 전화를 저에게 했었습니다.

전화가 올 시간이 되면 다른 일을 하고 있을 때도 정신은 온통 전화 벨 소리에 쏠려 있었습니다.

한 번은 땀을 흘려 샤워를 바로 해야 했었습니다. 그래서 전화벨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샤워를 했습니다. 그러나 물소리가 너무 커서 소리를 잘 들을 수 없었습니다. 갑자기 전화벨 소리가 들려 거의 비누를 칠한 상태로 화장실을 나와 방으로 갔습니다. 그러나 전화는 울리지 않고 있었습니다.

저는 사랑이라는 것이 기다리게 하는 것을 넘어서서 환청까지도 들리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 예수님은 항상 깨어있으라는 교훈을 주시기 위해 혼인 잔치에 갔다가 오는 주인을 기다리는 종들처럼 되라고 하십니다. 혼인잔치는 언제 끝날지 모르니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항상 깨어있으라는 뜻은 언제 주님께서 우리를 부르시더라도 죄 없는 상태에 있어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있도록 살라는 뜻입니다.

열 처녀의 비유에서처럼 기다리다 혹 잠이 들 수 있지만 신랑이 온다는 소리에 바로 달려 나갈 수 있을 정도는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종이 주인을 기다리는데 그 주인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 종이 주인을 그렇게 애타게 기다릴 수 있을까요? 오히려 주인이 없으니 본인이 주인 노릇을 하느라 주인이 더디 오기를 바라지 않을까요?

오늘 예수님은 제대로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십니다. 즉, 주인이 무서워 깨어 있는 것이 아니라 주인을 사랑하여 마치 신랑이 오는 것을 맞이하는 신부처럼 거의 안달하며 그 분을 맞을 준비를 하라는 뜻입니다.

 

사랑해야 잘 기다릴 수 있습니다. 아내가 남편을 잘 기다릴 수 있고 부모가 자녀를 잘 기다릴 수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당신을 심판자로서 기다리기를 원하시지 않고 진정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맞이되기를 원하십니다. 그 분은 정말 마치 애인을 기다리는 것처럼 기다리는 사람에게 주인이 아니라 마치 종처럼 사랑해 주실 것도 약속하십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한 기다림은 그 얼마나 달콤합니까? 기다림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무의미한 시간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기다림이 행복으로 채워진다는 것을 알면 기다림이 지루하지 않은 설레임이 되어버립니다. 우리가 소풍 가기 전 날 잠을 이루지 못한 것 등을 기억해보면 이것을 잘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소풍 가는 날보다 그 전 날이 더 기대되고 행복합니다. 그래서 성탄절보다 성탄 이브가 더 즐거운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에게 주님을 만나는 날이 이 소풍 전날이나 성탄절 이브처럼 기다리는 날이 되어야하겠습니다.

 

얼마 전에 한 사제의 아버지께서 당신이 원하시는 날에 돌아가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죽음을 잘 준비하신 모습입니다. 죽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의미 있는 날 주님께 가고 싶은 소망대로 그 날 돌아가셨습니다. 이는 한 인생을 주님께 바치며 사셨기 때문에 주님께 당당히 가실 수 있었던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서 열심히 산 사람들은 주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당신을 사랑하여 수고한 것을 반드시 갚아주실 것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 주인은 띠를 매고 그들을 식탁에 앉게 한 다음, 그들 곁으로 가서 시중을 들 것이다.”

 

어렸을 때 아버지의 월급날만 기다린 기억이 납니다. 아버지께서 월급을 타시는 날이면 초코파이 한 박스를 사오셨습니다. 동네에 가게가 없을 때라 초코파이는 우리에게 가장 맛있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기다리는 것을 아시기에 아버지도 우리를 실망시키신 적이 없었습니다. 얼마나 많이 사오던지 양에 상관없이 우리 형제들은 단숨에 끝내버렸습니다.

그렇습니다. 당신을 사랑하여 이 세상에서 충실히 산 사람에게 올 것은 당신의 사랑과 보답입니다. 주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마음에서 이것을 느끼기 때문에 주님을 더 기다립니다. 어쩌면 죽음을 더 기다립니다.

열심히 삽시다. 주님께서 무서운 심판자로서가 아니라, 띠를 매고 우리에게 시중들 준비를 하시고 우리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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