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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9-10-20 조회수1,207 추천수16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9년 10월 20일 연중 제29주간 화요일
 
 
 
 Blessed are those servants
whom the master finds vigilant on his arrival.
(Lk.12.37)
 
 
제1독서 로마서 5,12.15ㄴ.17-19.20ㄴ-21
복음 루카 12,35-38
 
 
얼마 전, 시국미사 참석을 위해서 명동에 갔다가 겪은 일입니다. 미사 하기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어서 간단한 요기를 위해 근처 분식집에 두 분의 신부님과 함께 들어갔습니다. 저희는 워낙 메뉴가 많아서 무엇을 시킬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김밥 두 줄과 만두 하나를 달라고 큰 소리로 말을 했습니다. 하지만 주인으로 보이는 분께서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자기 할 일만 하고 있을 뿐입니다. 혹시 듣지 못했나 싶었지요. 그래서 다시 큰소리로 말했습니다.

“여기 김밥 두 줄과 만두 하나 주세요.”

이 말에 주인이 정색을 하며 말하는 것입니다.

“저 귀먹지 않았어요. 뭘 그렇게 확인하듯이 또 말합니까?”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화를 내자니, 미사를 앞두고 해서는 안 될 행동 같았지요. 그래서 다른 소리 하지 않고 조용히 음식 나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잠시 뒤, 음식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김밥 한 줄과 만두 하나가 나온 것입니다. 귀먹지 않았다고 왜 또 말하느냐고 구박을 주더니만, 주문한 것과 차이를 보입니다. 다시 말하기도 뭐해서 그냥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리고 맘속으로 생각했지요.

‘여기 다시는 못 오겠다.’

우리는 맛있는 식사를 원합니다. 그러나 음식 맛만큼 중요한 것은 친절함입니다. 이는 우리의 일상 삶 안에서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회사의 인사이동 때, 각 부서에서 선호하는 일순위는 일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보다는 항상 밝고 인사 잘하고 싹싹한 사람이 가장 선호하는 사람이라고 하네요. 왜냐하면 처음에 직원을 채용할 때 그에 맞는 적재를 데려온 것이기 때문에 기본 능력에는 별반 차이가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성격이 좋지 않으면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주위와 조화를 이루지 못해 성과를 올릴 수가 없다는 것이지요.

어디에서나 이렇게 친절하고 성격 좋은 사람은 환영받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 주님께서는 어떤 사람을 좋아하실까요? 불친절하고 더러운 성격을 드러내는 사람을 더 좋아하실까요? 우리가 좋아하는 모습을 주님께서도 원하실 것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주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을 살아가는 사람이 오늘 복음에 나오는 행복한 종의 모습인 것입니다. 주인이 올 때까지 깨어있는 충실한 종은 주인으로부터 큰 신뢰를 얻을 수밖에 없고 그래서 행복하다고 말씀하시지요.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친절하고 성격 좋은 사람의 모습. 그런데 그 모습을 우리의 주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이며, 우리는 이 모습을 만들기 위해 늘 깨어 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때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일에 칭찬을 아끼지 않는 것이 자신도 그 일에 참여하는 것이 된다. 아름다움에 눈을 가리고 흠만 보는 것은 마음을 어두운 곳으로 몰아넣는 것이다.(라 로슈푸코)



 

최악은 아니다(‘좋은 글’ 중에서)

부모의 이혼으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아이가 있었다. 아버지에게 매를 맞고 마당에 쓰러진 어느 날, 그의 처지를 비관한 삼촌이 “사람대접 못 받고 사느니 차라리 함께 죽자.”며 어린 그를 철로에 묶었다. 생과 사를 넘나들던 그날의 악몽은 두고두고 소년에게 각인됐다.

세월이 흘러 청년이 된 그는 운 좋게 대형 제과점에서 일할 기회를 얻었다. 걷어 차이고 배곯아 가며 허드렛일부터 시작했지만, 빵을 만들 때면 희한하게 고단함이 사라지고 알 수 없는 행복감이 차올랐다. 하지만 스무 살 초입, 군대 소집 명령으로 그동안 쌓은 경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가고 만다. 자포자기 심정으로 군 생활을 하던 어느 날, 내무반에 굴러다니는 책 한 권이 그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막노동판을 전전한 작가의 이야기였다. 작가는 사는 게 너무 힘들어 기찻길로 뛰어들려다가, 순간 ‘내가 처한 상황이 최악은 아니다.’라는 깨달음으로 새롭게 인생을 시작했다. 그 이야기를 읽다 청년은 어린 시절 죽을 뻔한 기억을 떠올렸다. 두 번 다시 그와 같은 수모를 겪지 않으리라 다짐한 어린 날의 기억이 나태한 자신을 꾸짖었다. 그가 바로 ‘빵의 황제’ ‘대한민국 제과제빵 명장 6호’의 칭호에 빛나는 김영모과자점 김영모 대표다. 그때 읽었던 책은 카네기 전집 ‘행복론’. 그는 책 속에서 발견한 ‘좌절을 딛고 일어선 공식’을 이렇게 설명했다.

“작가는 그때 얻은 깨달음을 이렇게 정리했어요.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라.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여라. 그리고 개선하라. 나는 그대로 따랐을 뿐입니다.”

상황이 어렵다면 몇 가지 악조건을 보태 그보다 못한 경우를 생각해 보라. 그러면 자신이 처한 상황이 최악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더할 수 없는 최악이라면 우선 그대로를 인정하고 하나씩 개선하라. 상황은 전보다 나아지게 돼 있다.
 
 


Future Is Beautiful - Daniel Kobial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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