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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만일 빨래가 마르지 않는다면>
작성자김수복 쪽지 캡슐 작성일2009-10-21 조회수516 추천수0 반대(0) 신고
 

<만일 빨래가 마르지 않는다면>


내가 젊어서는, 밖으로 나도느라,

내가 할 일이 있다고 정신이 없었다.

그런 내가 늘그막에 철이 들어서인지

한 번씩 걸레질, 설거지, 빨래도 한다.

- 세탁기가 없으면 빨래는 모두

마누라에게 미루겠지. -

빨래를 널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일 빨래가 마르지 않는다면 큰일이리라.

옷을 입을 수도 없으리라.

겨울에는 밖에 나다니지도 못하고

자칫 얼어 죽고 말리라.

수분이 증발하지 않는다는 말일 터인데

그리 되면 비도 오지 않고

당장 곡식도 자라지 않으리라.

식물도 죽고 사람도 죽으리라.

지구가 온통 생명 없는 행성이 되고 말리라.

빨래를 마르게 해 주는 자연의 섭리와 신비

앞에서 우리네 사람은 경건해질 수밖에 없으리라.


사람이 사람다워지는 것은

자기의 한계를 인정하는 데 있으리라.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는

- 사람과 자연을 아끼고 사랑했던

마음 크기만을 보람으로 안고 간가는 -

필연을 잊지 않는 데 있으리라.

그래서 사람은 본래부터

구도자가 되라는 소명을 받고 태어났으리라.

자기를 초월하는 차원을

자기가 아직 알지 못하는 신비로서

받아들이라는 요구를 받고 있으리라.

자연질서, 우주질서, 생명현상,

생각하는 능력,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은 갈망,

다른 사람과 나의 관계,

사람과 자연의 관계, 등을

겸허하게 관조하라는 요구를 받고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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