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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 10.18,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9-10-21 조회수427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9.10.18 연중 제29주일(전교주일,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
                                                                              
이사2,1-5 로마10,9-18 마태28,16-20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오늘 강론 제목은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이 얼마나 아름다운가?’입니다.

참 기분 좋게 하는 아름다운 말마디입니다.
 
‘발’ 대신 '삶'이나 ‘공동체’를 넣어도 그대로 통합니다.
 
참 환상적인 삶이요 공동체입니다.

아름다움과 신비의 절정 상태에 있어
어찌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때
우리는 ‘환상적’이라는 말을 씁니다.
 
자연 역시 하느님의 성경입니다.
 
아름답고 신비로운 환상적인 체험
어찌 보면 간접적 하느님의 체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제 오후 저녁 찬란히 빛나는 태양에 반사된 구름과 산봉우리가
참 환상적이었습니다.
 
태양 빛에 빛나는 짙은 검은 구름이
마치 절망 상태에 있는 이들에게 쏟아지는
하느님 희망의 빛살처럼 느껴졌습니다.

요즘 아침 7시 전후의 수도원 일출 장면 역시 장관입니다.
 
정말 환상적입니다.
 
언제나 한 결 같이 빛나는 비전 자체이신 하느님을 상징하는 듯 했습니다.
 
이런 태양 같은 하느님 비전을 지니고 살 때 진정 부자요 행복한 사람입니다.
 
밥으로 배를 채울 수 있어도 무한한 가슴은 결코 채울 수 없습니다.
세상의 그 무엇도 무한한 가슴을 채울 수 없습니다.

한 눈 가득 들어 와 가슴 가득 채우는 하늘과 산, 태양 빛이듯
한 눈 가득 들어와 가슴을 가득 채우는 하느님 비전입니다.
 
이래서 활짝 열린 ‘마음의 눈’이 그토록 중요합니다.
 
마음의 눈 가득 들어오는 환상적 하느님 비전이
우리 가슴을 충만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여기 신비가의, 관상가의 행복이 비밀이 있습니다.

하느님 비전 생생한 공동체여야 합니다.
공동체는 물론 공동체의 성원 하나하나가 하느님 비전으로 충만해야 합니다.
 
마음의 눈을 활짝 열고
성체성사와 성무일도를 통해서든,
자연을 통해서든,
사람을 통해서든,
온갖 예술 활동을 통해서든
환상적인 하느님의 아름다움과 신비를 보고 체험하는 것입니다.
 
바로 이게 하느님 체험이요 이러라고 있는 눈입니다.
 
이런 하느님 비전으로 충만할 때
진정 아름답고 행복한 삶이요
세상 쾌락이나 허무주의의 유혹에 빠지지 않습니다.  
 
믿는 이건 믿지 않는 이건 꿈의 상실, 비전의 상실이 정말 큰 문제입니다.
 
어느 문학 원로의 인터뷰 기사 중 한 대목도 잊혀 지지 않습니다.
 
“요즘 좋은 작품이 없다. 작가들은 유토피아의 꿈을 상실했나.”

많은 수입에 소유물 등,
크고 아름다운 보이는 것들의 세상 비전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하느님 비전, 하느님 나라 공동체의 비전입니다.
 
이사야 예언자 영혼의 눈이 활짝 열려 환시 중에 하느님 비전을 체험합니다.
 
지칠 줄 모르는 예언자들의 열정의 정체가 환히 드러납니다.
 
환시 중, 우뚝 솟은 산 위 주님의 집에
수많은 민족들이 몰려드는 것을 본 예언자 이사야는 성령이 충만하여 외칩니다.
“자, 주님의 집에 올라가자. 야곱의 하느님 집으로!
  그러면 그분께서 당신의 길을 우리에게 가르치시어,
  우리가 그분의 길을 걷게 하리라.
  …야곱의 집안아, 자, 주님의 빛 속에 걸어가자."

하느님 친히 민족들 사이에 재판관이 되시고 심판관이 되시는 공동체,
사람들은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드는
평화의 공동체 비전을 꿈꾼 예언자 이사야였습니다.
 
아니 이사야 예언자뿐 아니라
모든 예언자들이 꿈꾼 유토피아 하느님 나라 공동체였습니다.
 
마침내 이 꿈의 실현이
교회공동체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주님의 집에 올라와 주님께 친히 당신의 길을 배우는 우리들입니다.


기도하는 공동체여야 합니다.

회개와 친교, 섬김과 나눔의 공동체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공동기도와 하느님 말씀입니다.
 
저절로 하느님 비전이, 회개가, 친교가, 섬김과 나눔이 아닙니다.
 
끊임없는 기도와 말씀공부를 통해
살아계신 주님을 만날 때의 열매가
하느님 비전이요 회개요 친교요 섬김과 나눔입니다.
 
기도가 끊어져 살아계신 하느님과 차단되면 실상 죽어있는 공동체입니다.
 
하여 여기 수도자들은 끊임없이 미사와 성무일도의 공동전례를 통해
하느님께 끊임없이 찬미와 감사의 기도들 드립니다.

주님께서는 모든 사람의 주님으로서
당신을 받들어 부르는 모든 이에게 풍성한 은혜를 베푸십니다.
 
과연 주님의 이름을 받들어 부르는 우리 모두는 구원을 받습니다.
 
마음으로 믿어 의로움을 얻고, 입으로 고백하며 구원을 얻습니다.
 
바로 주님께서 이 거룩한 성체성사를 통해 하시는 일입니다.

믿음은 들음에서 오고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이루어집니다.
 
기도와 더불어 부단히 말씀공부에 전념할 때 성장 성숙하는 믿음입니다.
 
샘도 차면 넘치게 마련이고
꽃의 향기도 때가 되면 저절로 퍼지기 마련입니다.
 
기도와 말씀으로 충만한 공동체 그 자체가 선교입니다.
 
바로 좋은 공동체 그 자체가 선교이듯
좋은 수도승 자체가 좋은 선교사입니다.
 
저절로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라는 말씀처럼
모두가 이웃에 복음을 전하는 아름다운 존재들이 됩니다.

선교하는 공동체여야 합니다.

방금 말씀드렸다시피 공동체 자체가 선교입니다.
 선교는 주님의 명령이자 존재이유이기도 합니다.
 
교회공동체의 숨통과 같은 선교요
선교가 없는 교회공동체는 서서히 닫혀 시들어 죽어갑니다.
 
끊임없이 선교할 때 비로소 살아있는 교회공동체입니다.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으신 예수님의 명령입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지키게 하여라.”
바로 모든 민족들에게 복음을 전하라는 말씀입니다.
 
이 구원의 복음에서 제외될 자 아무도 없습니다.
 
선교의 양상이 똑 같지는 않습니다.
 
무엇보다 내 삶의 자리가
세상의 중심이요 선교의 장이며 삶을 통한 선교가 제일임을 깨닫습니다.
 
사실 하느님 나라를 사는 공동생활 자체보다 더 좋은 선교도 없고
우리 자신이 하느님의 사람으로 사는 일보다 더 좋은 선교도 없습니다.
 
세례를 받게 하는 것은 차후 문제입니다.
 
비단 수도공동체뿐 아니라 믿는 모든 이들의 선교 원리이기도 합니다.
 
여기 수도원에 정주하는 우리 수도자들,
찾아오는 모든 이들을 그리스도처럼 맞이하는 환대와 공동기도를 통해
하느님이 얼마나 좋으시고 아름다운지 널리 선교하고 있습니다.
 
어디선가 읽은 한 구절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자기 자신을 한 치라도 들어 올리는 사람은 세상을 들어 올리는 것이다.
  세상을 바꾸는 가장 확실한 길은 내가 바뀌는 일이다.”

더불어 생각나는 예전에 자주 인용했던 짧은 영어 말마디도 생각납니다.

“As you are, so is the world(네 수준만큼의 세상수준이다)”
바꿔 말해 내가,
우리 공동체가 하느님을 향해 계속 고양(업그레이드) 될 때
그만큼 세상도 고양(업그레이드)되어 좋아진다는 것입니다.
 
세상을 탓할 게 아니라 자신의, 공동체의 끊임없는 내적쇄신이
참 좋은 복음 선포요 세상을 바꾸는 첩경이라는 이야기입니다.


하느님 비전 생생한 공동체,
끊임없이 기도하는 공동체,
선교 의식이 충만한 공동체가 참 좋은 살아있는 그리스도교 공동체입니다.
 
이런 공동체를 향한 다음의 주님의 약속 말씀입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날 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 은총이 하
느님 비전 생생한 공동체를,
끊임없이 기도하는 공동체를,
선교 의식이 충만한 공동체를 만들어 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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