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10-21 조회수906 추천수14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연중 제 29 주간 목요일 -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이번에 한국에 들어가서 제가 첫 번째로 추천서를 써 주어 지금 수련중인 예비 수녀님을 만나고 왔습니다. 그 자매는 제가 보좌 신부로 있던 성당에서 교리교사를 하던 자매였습니다. 매주 다른 교사들보다 일찍 나오고 모든 일에 열심이었고 기도와 교육에 참여하는 것도 남달랐습니다. 저는 ‘저렇게 신앙심이 깊은 것을 보니, 수녀원에 가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그렇게 말도 해 보았는데, 사실 놀랍게도 그 자매는 세례를 받은 것이 일 년 정도밖에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적어도 수녀원에 들어가려면 세례 받은 지 삼년은 지나야 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직장을 다니면서 계속 성소 모임에 나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러다 말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저에게 추천서를 써달라기에 본당 신부님의 허락을 받고 로마에 있으면서 수도회에 추천서를 보내주었습니다. 그러니까 저의 첫 딸이 된 셈입니다.

저는 예수님께서 그 자매에게 불을 놓았다고 생각이 됩니다. 타오르다 말 줄 알았더니 더 활활 타오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모든 사람에게 이런 성령의 불을 놓으시기를 원하셨습니다.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그 불이 이미 타올랐으면 얼마나 좋으랴?”

예수님께서 세상에 주신 성령의 불은 당신의 수난공로의 덕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흘리신 피와 물이 바로 예수님 심장에서 나오는 사랑의 불을 상징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세상에 불을 놓기 위해 당신이 얼마나 고난을 당하셔야 하는지를 미리 말씀하십니다.

“내가 받아야 하는 세례가 있다. 이 일이 다 이루어질 때까지 내가 얼마나 짓눌릴 것인가?”

예수님께서 짓눌려져서 당신 안에 있는 사랑의 불을 세상에 쏟아 부으셨지만 사실 평화보다는 분열을 일으키시기 위해 오셨다고 말씀하십니다.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오히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위의 자매가 갑자기 성당에 다니게 되었기 때문에 가족들은 당연히 비신자들입니다. 성당 다니자마자 교사를 한다고 해서 거의 성당에서 살다시피 하더니 이젠 수녀가 된다고 하니 가족들은 혼란에 빠졌습니다.

형제 중에 반대를 하지 않는 형제도 있었지만 부모님을 비롯하여 대부분이 그 결정에 반대를 하였습니다. 아버지는 거의 딸을 보려하지도 않고 말도 하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물론 그 자매도 아버지에게 그것을 말씀드리기 위해서 집에서 쫓겨날 각오도 하였었습니다. 다행이 쫓겨나지는 않았지만 가정은 분열되고 말았습니다. 역시 예수님은 평화를 주시러 오신 것이 아니라 성령의 불로 분열을 일으키러 오신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정말 분열일까요? 또 평화가 다 좋은 것일까요?

그 자매 가정엔 분열이 있었지만 그녀의 마음엔 평화가 있었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알고도 거부했다면 가정엔 평화가 있었겠지만 그 사람 마음엔 평생 주님의 뜻을 어겼다는 생각에 분열이 있었을 것입니다.

평화와 일치가 다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예수님은 마귀 두목의 힘으로 마귀들을 쫓아낸다고 유다 지도자들이 모함을 하자, 한 나라도 서로 갈라져 싸우면 망하게 되는 법이라고 하면서 마귀들도 서로 단합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마귀들이 하느님을 미워하고 인간들을 미워해서 구원받지 못하게 하려고 한 마음으로 인간을 죄의 구렁텅이로 끌어내리는 것이 참다운 일치이고 평화일까요?

주님께서 주시는 분열은 외적인 것이지만 실제로는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줍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 가족들도 모두 주님께로 오리라 믿습니다. 왜냐하면 저의 경우도 그랬기 때문입니다. 저도 신학교에 들어간다는 것을 아버지께 제일 마지막에 말씀드렸습니다. 화를 내시고 반대하실 것이 뻔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뜻을 안 이상 육적인 부모의 뜻과 하느님의 뜻을 맞서게 할 수 없었습니다. 내 안에 성령이 불타고 있다면 가정의 분열은 큰 이유가 되지 못합니다. 결국 아버지의 반대가 심하였지만 지금은 아버지께서도 제가 사제가 된 것을 기뻐하시고 성당에 열심히 다니시고 계십니다.

 

그러나 조심스러울 필요도 있습니다. 성령의 불이 활활 타올라야 분열을 이길 힘도 얻게 되는 것인데 자칫 이것도 저것도 아니게 될 수도 있습니다.

얼마 전에 어떤 자매님에게 성당에 다니시는 것을 남편이 매우 싫어해서 어떻게 하면 좋으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참 난감한 질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자매님도 그리 강한 믿음을 지니시지는 않은 듯 보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우선은 남편과 갈라지면 안 되니까 미사를 나오지 못하더라도 잠시 동안은 남편의 뜻에 따라주라고 하였습니다. 어느 순간에 남편의 모든 박해를 참아 받을 수 있을 만큼 성령의 불이 타오른다면 그 때는 마음에서 들려오는 성령의 뜻을 따르라고 하였습니다.

 

주님을 받아들인다는 것, 처음엔 힘이 듭니다. 그러나 결국 모든 이들을 당신 안에서 일치시키려 하시는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 힘든 것을 견뎌내야 합니다.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기 위해서 어머니는 진통과 피를 흘려야합니다. 고통 없이 새로운 생명을 얻을 수 없습니다. 하물며 영혼이 새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진통이 필요하겠습니까?

이런 진통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은 그 진통 뒤에는 그 진통을 충분히 잊고도 남을 새로운 생명의 탄생의 기쁨이 온다는 것을 믿는 굳은 믿음입니다. 이 믿음도 물론 성령님이 주시는 것입니다. 만약 그런 확고한 믿음만 있다면 더 이상 신중할 필요는 없습니다. 순교도 두렵지 않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가정 안에서도 좋은 열매를 맺게 해 주시는 분이 하느님이십니다.

혹 믿음 때문에 가정이 분열 됩니까? 조금만 참으십시오. 이는 더 큰 일치를 위한 진통입니다. 나의 고통을 통해 온 가족이 주님 안에서 일치하면 그 이전의 고통은 기쁨으로 남을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