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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의 충실하고 슬기로운 종" - 10.2,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9-10-21 조회수507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9.10.21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로마6,12-18 루카12,39-48

                                              
 
 
 
 
"주님의 충실하고 슬기로운 종"
 
 


소통은 인간의 본능적 욕구이자 생명입니다.

거의 지니고 있는 핸드폰과 컴퓨터가
바로 인간 소통의 욕구가 얼마나 절대적인지 잘 보여줍니다.
 
핸드폰과 인터넷 사용은
이젠 현대인에게 삶의 필수적 조건이 되었습니다.
 
이런 수평적 인간관계의 소통과 더불어 생각나는 게
하느님과의 수직적 소통의 관계입니다.
 
잠시 동안이라도 핸드폰이나 인터넷이 불통되면 몹시 답답함을 느끼지만
하느님과의 불통에도 과연 그런 답답함을 느끼겠는지요.
 
대부분 하느님과의 소통은 까맣게 잊고
수평적인 인간관계의 소통에만 몰두하는 사람들 같습니다.
신자들은 물론이고
‘주님의 종’으로서의 교회 지도자들의 우선적 자질은 주님과의 소통입니다.
 
사도 바오로의 말씀대로
주님의 종은 죽음으로 이끄는 죄의 종이 아니라
의로움으로 이끄는 순종의 종입니다.
 
사실 자기 자신을 의로움의 도구로 하느님께 바친 주님의 종들 위에
죄가 군림할 수는 없습니다.
 
율법 아래에 있지 않고 은총 아래 있는 주님의 종들입니다.
 
좌우간 죄에서 해방되어 의로움의 종이 된 주님의 종입니다.


깨어 준비하는 종이 주님의 좋은 종입니다.
주님 앞에 깨어 준비해야 주님과의 원활한 소통입니다.
 
깨어 잘 듣고 잘 봐야
주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고
주님의 임재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 앞에서
마음의 귀, 마음의 눈 활짝 열고 준비하며 사는 것이요,
바로 이게 겸손입니다.
 
주님을 잊어 교만이요 인간 상호소통도 불완전합니다.
 
주님을 사이에 두고 소통해야 온전한 서로간의 소통입니다.
 
이래서 함께의 공동기도를 강조하는 것입니다.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열두제자는 물론이고
모든 교회지도자들과 신자들을 향한 주님의 말씀입니다.
유비무환이란 말처럼 깨어 준비할 때 탈이 없습니다.
 
늘 깨어 준비하며 주님을 기다리는 사람들,
오늘 지금 여기를 삽니다.
 
어제에 아파하지도 내일에 두려워하지도 않습니다.
 
이들에게는 하루하루가 영원이요,
언젠가 만날 주님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살아계신 주님을 만나 주님의 말씀을 듣고 주님을 봅니다.
깨어 준비하고 있지 않아 잃어버리는 은총들은 얼마나 많겠는지요.
 
진정 깨어 주님을 만날 때 저절로 감사와 찬미요,
또 깨어있음을 위한 수행으로 끊임없이 바치는 찬미와 감사의 기도보다
더 좋은 것은 없습니다.
 
끊임없는 기도와 성독의 궁극 목표도 주님 앞에 깨어있는 삶입니다.
공동체 전체를 책임지고 있는 지도자의 책임은 참으로 막중합니다.
 
대형버스의 운전기사가
음주운전이나 과속운전을 하거나 또 졸면서 운전하면
대형버스 안의 사람들은 위태하기 짝이 없듯,
교회공동체의 지도자 역시
깨어 충실하고 슬기롭게 공동체를 인도하지 않으면
공동체의 여정 역시 불안할 것입니다.

충실하고 슬기로운 종이 주님의 좋은 종입니다.
교회지도자의 자리는 특권이 아니라
오히려 시험(test)이자 거룩한 신뢰(sacred trust)의 자리입니다.
 
주님의 뜻을 끊임없이 찾아야 하는 시험이자
주님의 요구에 충실히 책임을 다해야 하는 신뢰의 자리입니다.
 
부단히 주님의 뜻을 찾는 슬기와
주님의 뜻에 따라 항구히 책임을 다하는 자세가
교회지도자의 필수적 덕목이며 믿는 이들 역시 여기서 제외되지 않습니다.

“주인이 자기 집 종들을 맡겨
  제때에 정해진 양식을 내주게 할
  충실하고 슬기로운 집사는 어떻게 하는 사람이겠느냐?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그렇게 일하고 있는 종!
  내가 참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주인은 자기의 모든 재산을 그에게 맡길 것이다.”
교회 책임자 역시
주인이 아닌
주님의 종들에 대한 책임을 맡은 집사인 주님의 종임을 깨닫습니다.
 
비단 교회지도자들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 해당되는 말씀입니다.
 
우리 모두 자기 소임지에서
주인이 아닌 주님의 충실하고 슬기로운 청지기로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많이 주신 사람에게는 많이 요구하시고,
  많이 맡기신 사람에게는 그만큼 더 청구하신다.”

많은 것을 맡긴이에게 많은 책임을 묻는 참 엄중한 주님의 말씀입니다.
 
획일적인 청지기 직분이 아니라
그 직분마다 그 책임을 묻는 정도가 다 다르다는 것입니다.
 
주님 앞에서 주어진 내 직분에 책임을 다했느냐가 중요하지
결코 누구와 비교할 수 없는 청지기 직분임을 깨닫습니다.

우리 모두 자리에 대한 특권의식이 아닌 책임감을 통감해야 합니다.
 
그 무슨 소임의 자리든
특권을 누리라 있는 자리가 아니라 하느님과 이웃을 섬기라 있는 자리입니다.
 
언제나 주님 앞에 깨어 준비하는 종,
주님의 뜻에 따라 자기 책임을 다하는 충실한 종,
부단히 주님의 뜻을 찾는 슬기로운 종이
주님은 물론 모두의 신뢰를 한 몸에 받는 참 좋은 주님의 종입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과연 주님 앞에서 우리의 청지기 직분을 깨어
슬기롭고 충실히 수행해 왔는지 성찰하는 복된 시간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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