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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9-10-22 조회수1,023 추천수14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9년 10월 22일 연중 제29주간 목요일
 
 
 Do you think that I have come to establish peace on the earth?
No, I tell you, but rather division.
(Lk.12.51)
 
 
제1독서 로마서 6,19-23
복음 루카 12,49-53
 
 
며칠 전, 전철을 타고서 어디를 좀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이럴 수가 있을까요? 이 날은 다 저를 위해 시간이 맞춰진 것만 같았습니다. 글쎄 제가 횡단보도 앞에 서니 신호가 보행신호로 바뀌고, 전철 플랫폼에 도착하면 곧바로 전철이 와서 기다리지 않아도 되었지요. 전철 안에 들어가서도 빈자리가 나서 편하게 앉아서 목적지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딱딱 맞아 떨어질 수 있을까요? 그리고 집으로 돌아올 때 역시 저를 위해서 모든 것이 마련된 것처럼 딱딱 맞아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다시 그곳에 가야만 했습니다. 저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모든 것이 딱딱 맞아 떨어지기를 바라면서 전철역을 향해 걸어갔습니다. 그런데 전날과는 정반대로 흘러가더군요. 횡단보도 앞에 서자마자 적색신호로 바뀌어서 한참을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또 전철 플랫폼까지 힘들게 뛰었지만 간발의 차이로 떠나는 전철을 봐야만 했습니다. 이렇게 운이 없을 수 있을까요? 간발의 차이로 전철을 못타고, 간발의 차이로 신호가 바뀌어서 건너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왜 오늘은 다 꼬일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이렇게 꼬인 일정은 돌아올 때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날이 더 좋은 날이었을까요? 아마 모든 것이 딱딱 맞아 떨어진 날이라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운이 없어 보이는 그 날이 오히려 저한테는 더 좋은 날임을 깨닫게 됩니다. 왜냐하면 모든 것이 딱딱 맞아 떨어진 날에는 이동하면서 묵주기도를 15단밖에 못했는데, 모든 것이 꼬여서 운이 없어 보이는 그 날은 기다리는 시간이 많아서 묵주기도를 25단 바칠 수 있었거든요.

분명히 시간을 절약할 수 있도록 딱딱 맞아 떨어지는 날이 더 좋은 것처럼 보이지요. 그러나 실제로 기도하는 데에는 기다리는 시간이 많았던 운이 없어 보이는 날이 더 좋더라는 것입니다. 나에게 있어 나쁜 것이라고 생각되는 것이 오히려 좋은 것이 될 수도 있고, 또한 좋은 것처럼 보이는 것이 오히려 나쁜 것도 될 수가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이렇게 인간의 판단이란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인간의 섣부른 판단이 아닌, 하느님의 올바른 판단을 바로 나의 것이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을 통해서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기준을 제시해주시지요.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오히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예수님께서는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는 식의 마음을 버리라고 하십니다. 대신 확실한 선택을 하라는 것이지요. 즉, 악을 피하고 선을 행함으로써 하느님의 편에 서는 판단을 하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분명한 선택으로 인해서, 악한 사람들과 분리될 수밖에 없으며 그들과 싸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선택하면 평화가 아닌 분열을 가져올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악을 피하고 선을 행하는 것이 바로 하느님의 판단입니다. 그런데 나는 누구 편에 서서 어떤 판단을 하려고 하나요?




인간은 현재의 중요성을 모른다. 막연하게 보다 나은 미래를 상상하거나 헛된 과거에 집착하고 있기 때문이다.(괴테)




악플로 성공한 사람

2005년에 데뷔한 2인조 남성 밴드 노라조를 아는가. 조빈과 이혁으로 구성된 이 팀은 뛰어난 가창력에도 불구하고 양다리를 들썩이는 우스꽝스러운 안무와 원색의 의상, 삼각 김밥을 연상시키는 머리 모양 탓에 사람들의 눈총을 받았다.

계속되는 대중의 뭇매에 이들이 생존법으로 택한 것은 바로 유머였다. 먼저 인터넷에 수없이 달린 악성 댓글 중 대표적인 것들을 몇 개 추린 뒤 재미있는 답변을 단 동영상을 제작해 올리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었다.

“립싱크할 거면 때려치워!”

“네, 저희끼리도 입을 못 맞춰 립싱크를 못하고 있습니다.”

“너무 느끼하다!”

“아침 공복에 들기름 한 잔씩 하는데 그 때문은 아닌지, 담백해지겠습니다.”

“한심하다.”

“맞습니다! 저희 가문에서도 저희를 한심하게 생각합니다. 부모님께 효도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십시오.”

“표절한 거 아니야?”

“저희도 들으면 들을수록 헷갈리고 어디선가 들었던 노래 같습니다. 그러나 표절의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노력, 또 노력하겠습니다.”

노라조의 이런 ‘창의적’인 답변은 수만 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며 네티즌의 환호를 받았고, 이 일을 계기로 노라조의 팬이 되었다는 사람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자신에게 닥친 시련을 뒤집어 성공의 디딤돌로 삼은 노라조. 이들이 보인 무한 긍정 파워야말로 히말라야 토끼보다 잡기 어렵다는 대한민국 네티즌을 움직이게 한 힘 아니었을까?

 
 
Ernesto Cortazar - As Time Goes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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