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9-10-23 조회수1,153 추천수16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9년 10월 23일 연중 제29주간 금요일
 
 
 You hypocrites!
You know how to interpret the appearance of the earth and the sky;
why do you not know how to interpret the present time?
Why do you not judge for yourselves what is right?
(Lk.12.56-57)
 
 
제1독서 로마서 7,18-25ㄱ
복음 루카 12,54-59
 
 
요즘 아이들은 뭐 하고 노는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평일 낮에 성당 앞 동네 골목을 걷다보면 아이들을 볼 수가 없습니다.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인지……. 그러면서 저의 어렸을 때를 떠올려 봅니다. 그때 동네 골목은 어린이들의 땅이었습니다. 그 골목에서 별의 별 놀이를 다 했지요.

구슬치기, 딱지치기, 숨바꼭질,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천당집기, 얼음땡, 땅따먹기, 총싸움, 오징어, 찜뽕 등등……. 그때 했던 놀이를 적어보니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그렇게 많은 놀이를 하다가, 누구의 엄마든 상관없이 “밥 먹어라.”라는 소리만 들으면 아쉬움 속에 그날의 놀이는 끝이 났지요.

어렸을 적에 학교 수업이 기다려졌던 이유는 수업 이후에 있었던 놀이 때문에 그랬고, 그렇게 한바탕 놀고 나면 9시 뉴스 직전에 나오는 “새 나라의 어린이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납니다.”라는 구절을 보기도 전에 꿈나라 속에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신나게 놀았던 어린 시절, 그래서 그때가 지금도 많이 그리워집니다.

그런데 그때가 그립다고 옛날의 놀이를 지금 하면 어떨까요? 우리 본당의 꼬마들과 어렸을 때 많이 했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과 ‘얼음땡’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재미가 없었습니다. 어렸을 때 최고의 놀이였으나, 지금은 시시하고 유치한 놀이가 되고 만 것이지요.

자기 나이에 적합한 놀이가 있는 것처럼, 지금 나에게 맞는 행동거지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내가 해야 할 일들을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힘들어하고, 혼란 속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혼돈 속에서 방황하는 우리들을 향해 주님께서는 시대의 징표를 읽어야 함을 말씀해주십니다. 즉, 그 시대의 징표를 읽고 올바른 일을 지금 이 순간 그리고 바로 이 자리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주님의 뜻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으며, 주님께서 맡겨주신 이 세상 안에서 의미 있는 삶을 영유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신앙인들에게 적합한 행동은 과연 무엇일까요? 주님께서 보여주신 사랑의 실천에 있습니다. 반대로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것에 대한 집착을 통해서 사랑의 실천을 하지 못하면, 그로 인해 시대의 징표를 읽을 수 없는 것은 물론 주님으로부터 멀리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가 간절하게 원하는 행복의 길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신앙인들에게 지금 이 순간 반드시 필요한 사랑의 실천. 이것이 바로 지금 이 시대의 징표임을 기억하면서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으면 합니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인 만큼, 우리의 노력에 주님도 함께 해주실 것입니다.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그 정도를 말할 수 있다는 것은 조금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이다.(페트라르카)




걱정은 내가 만드는 것

길게 수염을 늘어뜨린 노인이 있었다. 어느 날 볼일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옆집에 사는 다섯 살 남짓한 아이가 이렇게 물었다.

“할아버지는 주무실 때 수염을 이불 속에 넣으시나요, 아니면 이불 밖으로 꺼내 놓고 주무시나요?”

갑작스런 꼬마의 질문에 노인은 자신이 어떻게 하는지 떠올리려 했지만 도무지 생각나지 않았다. 꼬마에게 내일 대답해 주겠다고 말하고 집으로 돌아온 노인이 잠자리에 누웠다. 그 순간 갑자기 아이의 말이 떠올라 긴 수염을 이불 밖으로 꺼내 보았다. 느낌이 부자연스럽고 이상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수염을 다시 이불 속에 넣어 보았다. 그래도 왠지 불편했다. 이렇게 노인은 수염을 이불 속에 넣었다 꺼냈다 하면서 온밤을 지새웠다. 이전에 수염을 어떻게 하고 잤는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이튿날 날이 밝자마자 노인은 이웃집 아이를 찾아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모두 네 탓이다. 너 때문에 내가 지난밤에 한숨도 못 잤단 말이다!”

사람들은 종종 아주 단순한 문제를 복잡하게 생각하며 스스로 걱정을 만들어서 한다. 수염을 이불 속으로 넣을지 밖으로 꺼낼지가 그렇게 고민할 만한 일인가. 수많은 어려움과 걱정들은 모두 자신에게서 비롯된다. 대수롭지 않은 근심은 넘겨 버려라. 사소한 고민이 발목이 잡혀 일을 그르치게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Only You - Giovanni Marr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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