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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9-10-24 조회수867 추천수13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9년 10월 24일 연중 제29주간 토요일
 
 
 If you do not repent,
you will all perish as they did!
(Lk.13.3)
  
제1독서 로마서 8,1-11
복음 루카 13,1-9
 
 
신학생 때, 테니스를 치다가 허리를 다친 뒤 늘 조심하며 살고 있습니다. 사실 이 허리 때문에 병원에 입원한 적도 몇 차례 있거든요. 특히 무거운 것을 들다가 삐끗하는 경우가 많아서 조심에 조심을 기울이고 있지요.

제가 갑곶성지에 있을 때였습니다. 초창기 때에는 저 혼자 일을 해야 할 때였기 때문에, 무거운 물건을 옮기는 것도 저 혼자 해야만 했었지요. 그런데 무거워 보이는 쓰레기가 있었는데, 이것을 치우자니 겁이 나는 것입니다. 혹시 또 허리를 삐끗하지는 않을까 싶었지요. 따라서 보기에 좋지 않았지만 나중에 사람들이 좀 오면 함께 옮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얼마 뒤, 성지를 방문한 순례객들에게 그 쓰레기를 함께 좀 치우자고 했습니다. 겉보기에 엄청나게 무거워 보이는 그 쓰레기이기에 여러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힘을 주는 순간, 우리 모두 웃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무거워 보이는 쓰레기가 너무나 쉽게 움직였거든요. 결국 한 사람이 아주 가볍게 그 물건을 번쩍 들어서 치워 버렸습니다.

맞습니다. 그 물건은 겉으로만 무겁게 보였고, 실제로는 아주 가벼웠던 것이지요. 그런데 저는 이것이 엄청 무거워서 도저히 혼자서는 옮기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던 것입니다. 이렇게 쉽게 포기했던 이유는 겉모습만을 보고 판단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시도를 했더라면 이렇게 어리석어 보이는 행동을 하지 않았겠지요.

이런 모습을 우리 신앙인들에게도 종종 발견됩니다. 특히 오랫동안 냉담하시는 분에게 이제 성당 좀 나오라고 말씀드리면 제게 이렇게 이야기하세요.

“신부님, 제가 이렇게 큰 죄를 지었는데 하느님께서 용서해 주시겠습니까? 아마 제가 지금 고통과 시련을 겪는 것도 다 저의 죄 때문 일거에요.”

하느님께서 용서하지 않는 분일까요? 하느님께서 이렇게 우리의 죄 하나하나에 책임을 다 물으시는 분일까요? 그렇게 걱정하면서 회개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 어리석음을 간직하지 말라고 주님께서는 오늘 복음을 빌어서 말씀해주십니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멸망할 것이다.”

죄를 지었다는 것으로 멸망한다고 말씀하시지 않습니다. 회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멸망한다고 말씀하신다는 이 사실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주님께서는 사랑 가득하신 분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죄에 책임을 물으시는 것이 아니라, 회개하기까지 기다리시는 분이기 때문이지요.

회개하지 않으면 멸망할 것이라는 말씀을 기억하면서, 어쩔 수 없다고 스스로 판단하는 어리석은 신앙인이 되지 맙시다. 주님의 사랑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큽니다.



사치한 생활 속에서 행복을 구하는 것은 마치 그림 속의 태양에서 빛을 기다리는 것과 같다.(나폴레옹)


 

어릿광대의 인사법('행복한 동행' 중에서)

미국의 인기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를 보면 여주인공 캐리가 패션쇼 모델로 등장하는 장면이 있다. 하이디 클룸 같은 세계 정상의 모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10Cm가 넘는 ‘킬힐’로 무장한 캐리는 결국 신발이 벗겨지면서 무대 한가운데에 고꾸라지고 만다. 패션쇼에 몰려든 수백 개의 눈동자가 캐리에게 비웃음을 날리는 동안 캐리는 고민한다. ‘고개를 푹 숙이고 도망갈 것인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워킹을 시작할 것인가.’ 잠시 뒤, 머리를 쓸어 넘기며 자리에서 일어난 캐리는 어느 때보다 여유로운 웃음을 지으며 멋진 워킹을 선보이고 관객들은 기립 박수를 보낸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차례 실수를 저지른다. 하지만 실수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실패로 끝나기도 하고 성공을 향한 소중한 주석으로 남기도 한다. 그래서 미국 시애틀 출신의 연기자인 매트 스미스는 실수를 저질렀을 때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으로 ‘어릿광대의 인사법’을 소개했다.

서커스에 등장하는 어릿광대는 공연 중에 실수를 하면 두 팔을 한껏 벌리고 공중으로 치켜든 채 관객을 향해 꾸벅 절을 하면서 마치 굉장한 묘기를 선보이기라도 한 듯 ‘짜잔!’ 하고 소리친다. 실수를 하면 자동적으로 움츠러드는 인간의 속성에 반기를 들 듯 더욱 과한 액션을 취하고 큰 목소리로 환호성을 지르는 것이다. 어릿광대의 이런 행동은 실수로 인해 주눅이 들 자신에게 용기와 격려를 보냄으로써 자책감에서 쉽게 빠져나올 수 있게 도와준다.

실수를 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다만 실수에 맞닥뜨렸을 때 “내가 왜 이런 멍청한 짓을 했지?”라며 스스로 책망하기보다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도록 완벽하게 준비해야 한다. 어릿광대의 인사도 실수에 쏠린 사람들의 관심을 다음에 일어날 일로 돌리는 것이다. 실수라는 덫에서 얼른 발을 빼고 재빨리 도약하는 사람만이 실수가 가져다 주는 축복을 누릴 수 있다.

전 스포츠 종목을 통틀어 전무후무한 우승 기록을 갖고 있는 UCLA 농구팀 감독이었던 존 우든은 “실수를 많이 하는 팀일수록 경기에서 이길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자신있게 실수하자. 경쟁에서 살아남는 법은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절망감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빠져나올 수 있느냐에 달렸다.
 
 
 

 Andre Gagnon - True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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