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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성령에 따르는 삶" - 10.24,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9-10-24 조회수366 추천수2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9.10.24 연중 제29주간 토요일
                                                        
로마8,1-11 루카13,1-9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성령에 따르는 삶"
 
 


양심의 상처인 죄책감에서 벗어나기 힘든 게 사람입니다.

때로 평생 죄책감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고백성사로 용서를 받아도
때때로 되살아나는 죄책감에 괴로워하기도 합니다.
 
얼마 전의 간접적 체험이 양상은 다르지만
죄의 상처도 이와 같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출판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얼마나 힘들겠는 가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느 잡지에 글을 기고했는데
내용상의 오자도 아닌
서두의 ‘이 수철’로 되어있어야 할 이름이
‘이 철수’로 오기되어 있었습니다.
 
순간 마음이 상해 즉시 전화 드리고
상황을 이해한 후 풀었습니다만
얼마 동안은 잊지 못할 것입니다.
 
담당하신 분도 얼마나 미안해하는지,
고의적이 아닌 실수라 해도 참 잊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니 죄의 경우,
특히 대죄의 경우 그 파급력은 얼마나 크겠는지요.
 
평생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우울증에 걸리거나 정신분열의 아픔을 겪기도 할 것입니다.
 
이런 죄책감에서 벗어나 참으로 자유롭기는 얼마나 힘들겠는지요.
 
아마 무슨 일이 일어나면 본능적으로 즉시 죄와 연결시킬 것입니다.
 
이게 바로 악의 교묘한 유혹입니다.
 
회개하여 용서하셨을 때 과거를 묻지 않는 하느님이십니다.
 
다음 이사야 말씀 역시
제가 고백성사 시 보속으로 자주 드리는 말씀입니다.
“지나간 일을 생각하지 마라.
  흘러간 일에 마음을 묶어두지 마라.
  보아라, 내가 이제 새 일을 시작하였다.”(이사43,18-19ㄱ).

오늘 복음의 사람들,
분명히 빌라도에 의해 살해된 사람들,
실로암 탑이 무너졌을 때 깔려 죽은 사람들
모두 저들의 죄 탓이라 여겼을 것입니다.
 
이들의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아 주시는 주님이십니다.
 
하느님은 절대 인과응보의 하느님이 아니십니다.
“너희는 갈릴래아 사람들이 그러한 변을 당하였다고 해서
  다른 모든 갈릴래아 사람보다 더 큰 죄인이라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처럼 멸망할 것이다.”

죄가 없어 구원이 아니라
하느님 자비의 은총으로 구원입니다.
 
죄 없어 구원 받기로 하면 구원 받을 사람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하여 다윗은
‘주께서 죄악을 헤아리신다면 감당할 자 누구이겠습니까?’ 고백하며
미사 경문 중에도
우리의 죄를 보지 마시고
교회의 믿음을 보아달라고 하지 않습니까?

회개하라고, 보속하며 선행하라 연장되는 날들입니다.
 
세례성사의 결정적 회개에 이어
평생 회개하며 주님 안에서 새롭게 살라고
고백성사와 성체성사가 고맙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오늘 복음 후반부 무화과 열매의 비유가 의미심장합니다.
 
바로 우리의 남은 날들은
회개의 열매를 맺으며 착하게 살라 주어진 삶임을 깨닫게 합니다.
 
열매들을 맺지 못한 무화과나무를 베어버리겠다는 주인을 달래며
유예 기간을 확보해내는 포도 재배인 바로 그리스도 예수님을 상징합니다.
 
하느님 심판의 손길을 멈추게 하신 후
회개의 열매를 학수고대하시는 주님이십니다.
회개는
죄로부터 벗어남(turning away from sin))과 동시에
믿음으로 예수님을 향하는(turning toward Jesus in faith)삶을
의미합니다.
 
회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성령에 따르는 삶으로 전환되어야
비로소 회개의 완성입니다.

“무릇 육을 따르는 자들은 육에 속한 것을 생각하고,
  성령을 따르는 이들은 성령에 속한 것을 생각합니다.
  육의 관심사는 죽음이고, 성령의 관심사는 생명과 평화입니다.”

진정 회개한 이들,
성령에 따르는 삶으로 생명과 평화를 누리는 이들입니다.

“하느님의 영이 우리 안에 사시기만 하면,
  우리는 육 안에 있지 않고 성령 안에 있게 됩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에 계시면,
  몸은 비록 죄 때문에 죽은 것이 되지만,
  의로움 때문에 성령께서 우리의 생명이 되어 주십니다.”

양심의 상처인 죄책감의 온전한 치유는 이 길 하나뿐입니다.
 
‘누가 이 죽음에 빠진 몸에서 나를 구해줄 수 있겠습니까?’ 라는
사도 바오로의 물음에 대한 답 역시 이 것 하나뿐입니다.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생명을 주시는 성령의 법이
우리를 죄와 죽음의 법에서 해방시켜 줍니다.
 
바로 이 거룩한 성체성사를 통해 체험하는 구원의 진리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영혼의 양식’이자 ‘영혼의 약’인 당신의 말씀과 성체로
우리를 치유해주시고 당신과 일치시켜주시어
성령 충만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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