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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275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10-25 조회수379 추천수3 반대(0) 신고

오늘의 묵상입니다. [연중 제30주일]

<스승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0,46ㄴ-52

46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많은 군중과 더불어 예리코를 떠나실 때에, 티매오의 아들 바르티매오라는 눈먼 거지가 길가에 앉아 있다가, 47 나자렛 사람 예수님이라는 소리를 듣고, “다윗의 자손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외치기 시작하였다. 48 그래서 많은 이가 그에게 잠자코 있으라고 꾸짖었지만, 그는 더욱 큰 소리로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외쳤다.

49 예수님께서 걸음을 멈추시고, “그를 불러오너라.” 하셨다. 사람들이 그를 부르며, “용기를 내어 일어나게. 예수님께서 당신을 부르시네.” 하고 말하였다. 50 그는 겉옷을 벗어 던지고 벌떡 일어나 예수님께 갔다. 51 예수님께서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 눈먼 이가 “스승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하였다. 52 예수님께서 그에게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하고 이르시니, 그가 곧 다시 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예수님을 따라 길을 나섰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눈먼 거지는 예수님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였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도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하고 큰 소리로 외치는 사람들이 무수히 많습니다. 우리는 그 소리를 아예 못 들은 척 귀를 막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에서 우리의 도움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그분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할 것을 묵상하고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은 눈먼 거지의 애타는 목소리를 듣고 '그를 불러오너라' 하였습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는 우리 이웃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았다는 말씀이고, 또 눈먼 거지가 무엇을 부탁할 것인지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그 거지를 '불러오너라' 하였습니다. 그 거지의 청이 합당한 것인지 아니면 부당한 것인지를 미리 알아보고 거지를 만나보겠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 거지는 하느님의 자비를 절실히 원하고 있었기에 그 거지의 청을 들어주시기 위해서 '불러오너라' 하였던 것입니다.

저희들도 오늘 미사에서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를 최소한 다섯 번은 청원해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 의하면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며 큰 소리로 청원하는 눈먼 거지에게 많은 이가 잠자코 있으라고 꾸짖었다고 하였습니다. 그 거지가 예수님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는 것과 우리가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눈먼 거지가 예수님께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라고 청원 하였듯이 우리도 오늘 미사에서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하며 청원해야 합니다. 지금도 용산 참사 현장에서는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유가족들이 우리에게, 우리 사회에, 이 땅의 책임있는 자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하며 청원하고 있음에도 우리 교회 일부에서는 시끄럽다며 잠자코 있으라고 꾸짖고 있으며 아예 눈을 감고 귀를 막아버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오늘도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할 것이므로 이런 모습들은 오늘 복음을 통해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루카6,31)하셨습니다. 우리가 하느님께 자비를 청하려면 우리도 우리의 도움이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풀어야 하느님도 우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실 것입니다. 우리가 자비를 베풀지 않고 있으므로 하느님도 우리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고 계시며 그로인해 우리는 고통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고통에서 해방되는 것은 우리가 먼저 자비를 실천한 후에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를 청원하면 주님께서 들어주시지 않을 리 만무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눈먼 거지를 불러오너라 하셨는데 이 땅에는 예수님보다 더 높은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예수님 만나 뵙기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이 무수히 많이 있으니 말입니다. 아마 이런 사람들은 스스로를 예수님보다 더 높은 사람으로 착각하고 있거나 아니면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라는 소리도 듣지 못하는 귀머거리들일 것입니다.

이런 귀머거리들은 더 큰소리를 질러야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우리 교회 지도자분들께서는 이런 분들은 한 분도 안 계시겠지만 자비 '자'字도 모르는 자들이, 자신하고는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자들이, 잠자코 있으라고 꾸짖더라도 오늘 복음의 눈먼 거지처럼 더 큰 소리로, 우리 모두가 한 목소리로 큰 소리로 외쳐야 그나마 알아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하였습니다. 용산참사가 일어난지 10개월이 다 되어도 아직 장례조차 치루지 못한 일이 이 땅에서 벌어지고 있으므로 우리의 기도 소리가 너무 작아서 하느님은 우리의 기도를 듣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니면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하셨는데 아직도 우리의 믿음이 부족하기 때문에 우리의 청을 들어주시지 않는 것 같습니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하셨습니다. '네 믿음'이 과연 무엇일까요? 교회에 열심히 다니면 구원받을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을 '믿음'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습니다. 교회의 가르침은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므로 무조건 믿고 따르는 것이 '믿음'으로, 또 조금이라도 의문을 가지면 믿음이 없는 자로 매도를 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예수님은 모든 불치병을 치유하시고 심지어는 죽은 라자로를 살려 내시듯 죽은 자도 살려내는 기적을 일으키시는 분으로 믿고, 그런 기적이 내게도 이루어 질 수 있다고 믿는 것이 '믿음'으로, 그러기 위해서는 교회의 가르침을 의심하면 자신이 바라는 욕구를 하느님이 들어주시지 않을 것으로 믿는 이런 잘못된 믿음들이 부지불식간에 주입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예수님을 믿으면 우리 모두가 구원받는다는 사실을 믿는 것이 우리 신앙입니다. 이를 부인하면 그리스도인이 아닙니다. 우리가 누굴 믿는다는 것은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이 진실하다는 것을 믿고 그대로 실천하는 것이 그 사람을 참으로 믿고 따르는 길이라 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알려주신 자비의 가르침은 '하느님의 뜻'으로 믿고 이를 실천하는 것이 우리 모두가 구원에 이를 수 있는 길이고, 이러한 믿음이 바로 우리의 신앙이며 이런 믿음을 더 굳건히 하기 위해서, 이를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서 성체를 모십니다.

예수님의 자비로 눈먼 거지가 구원을 받았듯이 우리의 불쌍한 이웃들도 우리들의 자비로 구원받을 수 있으며, 우리는 무수히 많은 인연들에 의해서 지금 내가 있는 것이므로 우리들의 자비로 우리 주위의 많은 분들이 구원받는 것이 나 역시 구원받는다는 사실을 끝으로 오늘 묵상을 마칩니다.

대자대비하신 아빠 하느님!
성자 예수님은 자비를 베풀어 달라는 눈먼 거지의 청을 거절하지 않았습니다.
하오나 예수님을 환호하는 자들이 자비를 청하는 그 거지를 꾸짖고 있었습니다.
자비를 청하는 자를 꾸짖는, 용산참사 현장의 희생자들과 유족을 탓하는 모습이
바로 지금 이런 모습이오니 이런 저희들을 심하게 꾸짖어 주시옵고
주님의 자비가 필요한 이 땅의 모든 이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시옵소서!
또한 귀머거리 불치병을 치유하시는 성령님을 보내주시어
이 땅의 신음소리를 듣지 못하는 귀머거리들의 귀를 뚫어주시고
저희는 자비를 실천하는 자녀들이 되도록 주님의 길로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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