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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 10.25,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9-10-25 조회수626 추천수8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9.10.25 연중 제30주일                                            
예레31,7-9 히브5,1-6 마르10,46ㄴ-52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살아야 합니다.

주님과 함께 살아야 합니다.
 
삶은 무상의 선물이자 무조건 지상명령입니다.
 
인간으로 태어났다는 자체가 행운이자 축복입니다.
 
누구나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고 책임이 있습니다.
 
‘살다’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았더니
무려 아홉 가지 뜻이 나와 있었습니다.

한 눈에 들어온 속담이
‘산 사람 입에 거미줄 치랴’는 말이었습니다.
 
뜻풀이가 또 명쾌합니다.
 
‘사람은 아무리 가난하여도 먹고 살 수 있다는 말’입니다.
어려운 신학, 철학 공부 안 해도 속담 공부만 잘 해도 됩니다.
삶의 진리와 지혜가 농축되어 있는 속담입니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
문득 떠오른 속담에 뜻풀이를 찾아보았습니다.
 
‘천하고 고생스럽게 살더라도 죽는 것보다는 낫다는 말’입니다.
 
개똥밭이 든 속담이 재미있어 또 예를 듭니다.
 
‘개똥밭에도 이슬 내릴 날이 있다’
속담 풀이는
‘역경에 처해있는 사람도 좋은 때를 만날 때가 있다는 말’입니다.
 
‘개똥밭에도 인물 난다.’는 속담 풀이는
‘변변하지 못한 집안에서도 훌륭한 인물이 난다는 말’입니다.
 
얼마나 낙천적이요 여유가 있습니까?
 
비관적인 어둠의 분위기가 전혀 감지되지 않는 속담이요
대부분 속담이 그러합니다.
 
삶의 지혜와 여유를 공급해주는 속담을 우리는 많이 잊고 지냈습니다.
결론하여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끝까지 살아남아야 합니다.
 
삶에 집착하라는 게 아니라
주어진 선물 인생 최선을 다해 살라는 것입니다.
 
어느 분은 자녀 교육 시 ‘공부하라’는 말은 하지 않고
단 두 가지만을 늘 강조했다 합니다.
 
‘운동해라’ ‘밥 꼭꼭 씹어 먹어라’ 라는
아주 평범하지만 현실적 지혜가 담긴 가르침입니다.
 
하여 여섯 자녀들이 건강히 살고 있다고 합니다.
 
살긴 살아야 하는 데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바로 이게 오늘 강론 제목입니다.


찾아야 합니다.
주님을 찾아야 합니다.
 
무엇인가 찾는다는 것은 깨어있다는, 살아있다는 증거입니다.
 
좌우간 무엇이든 찾아야 합니다.
 
과연 여러분은 무엇을 찾습니까?
 
짧은 인생, 유한한 정력의 사람인데 이것저것 다 찾을 수 없습니다.
 
본질적인 것을, 영적인 것을, 내적인 것을,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합니다.
 
바로 생명의 하느님을 찾아야 한다는 결론입니다.
 
하느님의 모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이기에
그 존재 깊이에서는 하느님을 목말라하는 사람들입니다.
 
주님 역시 항구히 찾을 것을 간곡히 당부하십니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는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 열릴 것이다.”(루카11,9-10).

바로 이게 믿음의 자세이자 기도의 자세요, 삶의 자세입니다.
 
이런 열정으로 살아야 비로소 살아있다 할 수 있습니다.
 
결론하여 ‘주님을 찾아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오늘 복음의 길가에 앉아있는 눈 먼 거지 바르티매오는
그대로 가난한 인간 실존의 상징입니다.
 
주님을 찾는, 주님을 기다리는 가난한 우리 모두의 적나라한 모습입니다.
 
주님을 항구히 찾을 때, 기다릴 때,
때가 되면 우리를 찾아주시는 주님이십니다.
 
전혀 초조할 것 없습니다.
 
끝까지 주님을 희망하며 찾고 기다리면 됩니다.
 
누구보다 우리의 처지를 잘 아시는 대사제이신 주님은
때로 무지하여 길을 벗어난 우리들을 너그러이 대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마침내 간절히 항구히 주님을 찾고 기다렸던 열정의 사람,
바르티매오를 찾아오신 주님이십니다.
“다윗의 자손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많은 이가 잠자코 있으라고 꾸짖어도 막무가내로 주님께 부르짖습니다.
 
참으로 간절한 기도입니다.
 
이런 간절한 마음으로 미사 시작 때 자비송을 바쳐야 합니다.
 
바르티매오, 눈은 멀었어도
마음은 영롱한 별처럼 환히 깨어있었음이 분명합니다.
 
눈 뜬 사람들은 다 놓쳐 버렸는데
눈 먼 걸인 바르티매오만이 생명의 주님을 잡았습니다.
 
간절히 주님을 기다리던
가난하고 단순하고 겸손한 바르티매오를 찾아오신 주님이십니다.

만나야 합니다.

주님을 만나야 합니다.
 
주님을 찾아야 만나고 주님을 만나야 삽니다.
 
주님과의 만남보다 더 큰 은총의 축복은 없습니다.
 
크고 작은, 이런 저런 만남으로 이루어지는 우리 인생입니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만남은 주님과의 만남입니다.
 
주님을 만날 때
비로소 운명의 사슬, 업의 사슬, 대물림의 악습의 사슬에서 벗어납니다.
 
주님과의 만남이 운명을 바꿉니다.
 
참 자유롭고 행복한 삶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시간 살아계신 주님과 만나는 은총의 시간입니다.
 
예수님을 찾지 않았더라면
바르티매오는 주님을 만나지 못하고
평생 운명의 사슬에 매여 살았을 것입니다.
 
지나치시던 주님은 걸음을 멈추시고 말씀하십니다.
 
“그를 불라오너라.”
바르티매오에게 주님의 말씀을 전하는 이들의 말이
꼭 미사에 참석한 우리 모두를 향한 말 같습니다.
“용기를 내어 일어나게. 주님께서 당신을 부르시네.”

도대체 이보다 신나는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용기를 내어 일어나십시오.
 
주님께서 여러분을 부르십니다.
 
바르티매오는 겉옷을 벗어 던지고 벌떡 일어나 예수님께 갑니다.
 
겉옷을 벗어 던지는 행위는
과거와의 단절을, 체념과 운명의 사슬을 벗어던짐을 상징합니다.
 
좌절과 자포자기로 무너져 있을 때
꼭 이 말씀 상기하시고 벌떡 일어나 주님 앞에 나아가시기 바랍니다.
 
다음 주님의 물음 역시
우리 모두를 향한 평생 화두로 삼아야 할 말씀입니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주님께서 물으신다면 과연 여러분은 무엇이라고 대답하겠습니까?
 
삶이 간절하고 절실할수록 대답도 간명하기 마련입니다.

“스승님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잘 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환상이 아닌 실재를,
보이는 것 넘어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부수적인 것들 넘어 본질적인 것들을 보아야
세상 우상들의 유혹에, 죄악에 빠지지 않습니다.
 
눈이 있다고 다 보는 것이 아닙니다.
 
눈 뜬 장님들 얼마나 많습니까?
 
마음의 눈이, 영혼의 눈이 밝아 주님을 뵙는 것
바로 이게 관상이요 참 기쁨, 참 행복의 원천이 됩니다.
 
하느님을 보라고 있는 눈이요,
하느님의 말씀을 들으라고 있는 귀입니다.

따라야 합니다.

주님을 따라야 합니다.
 
주님을 만나 마음의 눈, 영혼의 눈이 활짝 열린 바르티매오에게
새로운 인생이 열렸습니다.
 
밖은 그대로인데 보는 눈이 달라졌습니다.
 
진정한 변화는 외적변화가 아닌 이런 보는 눈이 달라지는 내적변화요
이런 내적변화와 함께 가는 내적평화요 행복입니다.
 
주님과의 만남으로 끝나는 삶이 아닙니다.
 
주님을 만나야 살지만,
또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주님을 따라야 삽니다.
 
“너는 내 아들 내가 오늘 너를 낳았노라.”
 
특별히 하느님께서 점지해 주신 아드님 주 예수 그리스도님이십니다.
 
주님을 따르라 있는 발입니다.
 
주님을 따라 기쁜 소식을 전하는 발이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그대로 미사에 참석한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입니다.
 
간절하고 절실한 믿음으로
주님을 찾아 만나 눈이 열린 바르티매오에게 구원을 선언하는 주님이십니다.
 
다시 보게 된 바리티매오는 예수님을 따라 길을 나섭니다.
 
바로 이게 우리가 가야 할 길이자 우리 인생 전부입니다.
 
이 주님을 만나지 못해, 따르지 못해 방황이요 불행입니다.
 
마침내 이사야 예언이 바르티매오는 물론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그대로 실현되고 있습니다.

“내가 이제 그들을 북녘 땅에서 데려오고, 땅 끝에서 모아들이리라.
  그들 가운데에는
  눈 먼 이와 다리 저는 이 아이를 밴 여인과
  아이를 낳은 여인도 함께 있으리라.
  …내가 그들을 위로하며 이끌어 주리니,
  물이 있는 시냇가를 걷게 하고,
  넘어지지 않도록 곧은길을 걷게 하리라.”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무조건 살아야 합니다.
 
찾아야 합니다.
 
만나야 합니다.
 
따라야 합니다.
 
주님을 찾고, 주님을 만나고, 주님을 따라야 합니다.
 
주님을 간절한 믿음으로 찾고 만나고 따를 때 비로소 복된 인생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살아계신 주님을 만나 눈이 열린 우리 모두를 향한 주님의 말씀입니다.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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