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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 믿음의 깊이는?
작성자이근호 쪽지 캡슐 작성일2009-10-27 조회수517 추천수3 반대(0) 신고
 
 

x월 xx일

봉사를 나가기 전에 늘 하던 대로 오늘의 말씀을 주님께 여쭈었다. '베드로가 당신을 모른다고 할 것을 예고하시다'(마태26,34).

이 뜻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 말씀의 의미를 곰곰 생각해 본다.

오늘도  함께 하던 형제가 소식이 없다. 봉사의 열정이 사그러드는 것일까? 매 주일 거르지 않고 계속 봉사를 하는 것이 무리일까?  비록 '가고 오는 것'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묻기를 아니하기로 내 스스로 마음을 정하였지만 혼란스럽다.

우리는 모두가 다 순례자 아닌가! 만나고 헤어지고 또 만나면서 본향을 향해 희노애락의 사계절을 마음에 담으면서 믿음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도움을 주고 받을 수는 있어도 결국은 나혼자 걸어가야하는 순례의 길. 광야의 길인 것이다. 그래 오직 주님만을 믿고 의탁하며 그외의 것은 사랑만 하자. 그것만이  내가 상처를 덜 받고 성숙해지는 지름길이다.

 역사 대합실에 올라오니 제법 많은 노숙인들이 양 편에서 자고 있거나 술을 마시고 있다.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도 좀 조용하다. 내가 혼자 봉사를 하고 있으니 야고보라는 노숙인이 도움을 자청한다. 그 형제는 전에 나보고 손목 묵주를 부탁한 적이 있어 9일 기도서와 같이 전달한 적이 있다. 그러면서 이곳에서 있다보니 본의 아니게 삶을 위해서 개신교 광야교회에서 예배를 드린다고 했다. 그래서 다 하느님의 성전이니 불편한 마음 갖지 말고 마음 속에서 주님만은 잊지 말고 항상 함께 계시는 주님을 기억하고 간직하라고 부탁하였다.

 

자정을 지나 밤 2시경쯤 내 바로 거의 지근 거리에 노숙인 대여섯명이 술자리를  벌였다. 신경이 많이 쓰였지만 어쩔 수 없이 그저 보고만 있을 뿐이다. 한참을 지나 서로 간에 고성이 오가더니 오십대 초반의 노숙인과 오십대 후반의 노숙인 사이에 싸움이 벌어졌다. 분위기가 살벌하다. 누구하나 나서서 싸움을 말리지 않는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물주전자는 끓고 있고 이것이 흉기가 될 수도 있다. 이곳에서 봉사를 한 중에 오늘 같은 날은 처음이다. 오십대 후반의 노속인은 시멘트 바닥에 머리를 마구 부딪치어 선혈이 머리와 귀를 통해 낭자하다. 성모님께 도움을 마음 속으로 간절히 청한다. 갑짜기 머리가 깨진 노숙인이 내 앞에 와서 무릎을 꿇고 선혈이 낭자한 머리를  내민다. 당혹감과 함께 배낭에서 휴지를 꺼내 다친머리에 대고 속으로 구마기도를 하였다. 그리고 여기저기 핏자국 있는 곳에 성수를 뿌리며 핏자국을 닦았다.

오늘 가브리엘 형제가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 까? 이 형제는 혈기와 의리가 있어 분명히 싸움을 말렸을 것이고 그 와중에 한 복판에 있었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의 진정한 이웃은? 예수님의 '친절한 사마리아인의 비유"가  나를 부끄럽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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