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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살아있는 공동체" - 10.28,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9-10-28 조회수383 추천수3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9.10.28 수요일 성 시몬과 성 유다(타대오) 사도 축일 
                                                                                              
에페2,19-21 루카6,12-19
                                                          
 
 
 
 
 
 
"살아있는 공동체"
 
 


중요한 건 국민소득이 아닌 행복지수요,
국민소득과 함께 가는 행복이 아닙니다.
 
얼마나 건강하고 행복한 공동체 삶인가가 중요합니다.
 
우리 가톨릭교회의 영성은 두말할 것 없이
그리스도 중심의 공동체 영성이요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의 공동체 건설에 결정적 도움이 됩니다.
얼마 전 어느 분으로부터
순전히 우리 밀로 만든 과자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포장지부터 검소하고 소박한 느낌이었고
포장지에 씌어 진 글귀도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하늘, 땅, 물, 벗’이라 큰 글씨로 씌어 있었고,
‘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다(요한15,1)’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새삼스런 느낌으로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가장 귀한 것이 가장 흔하고 값싸다는 어느 분의 말씀도 잊지 못합니다.
 
흔하고 값싸다 싶은 공기, 물, 식량 없으면 곧 죽지만
금이나 컴퓨터 없어도 사는 데 지장은 없습니다.
 
아무리 배고파도 금이나 돈, 핸드폰을 먹을 수는 없습니다.
 
참으로 귀한 것이 귀하게 대접 받지 못하는 세상입니다.
 
하여 하늘, 땅, 물을 벗처럼 소중히 여기자는 뜻에서
하늘, 땅, 물에다가 벗이라 붙인 듯합니다.
어제 읽은 어느 분의 예언자적인 시사 에세이 중
다음 대목도 잊지 못합니다.
“농업을 무시하고 수출산업에만 의존하는 한국의 식량자급률은 최악이다.
  그런데도 토목공사를 한다며 농경지를 없애고 있다.
  이는 망국의 길이다.”

이어 다음 말로 결론을 맺고 있습니다.
“농민과 농촌을 살리지 않고는 우리의 미래는 없다.”
‘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다’ 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연상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요셉수도공동체의 중심이 되는 일은 배농사입니다.
 
땅 농사에 기반을 둔 수도공동체입니다.
 
말 그대로 하늘, 땅을 벗으로 삼아
배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단순 소박한 수도공동체입니다.
 
그러나 이는 공동체의 외적 모습이요
내적으로는 그리스도를 중심한 공동체입니다.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지 않은 순전히 농사공동체였다면
수도공동체는 벌써 붕괴되었을 것입니다.
 
밖으로의 농사공동체를 떠 받쳐주는 게
안에서의 전례공동체, 기도공동체입니다.
 
하여 ‘기도하고 일하라’라는 수도회의 모토입니다.
 
수도공동체의 특징에 대해 살펴봅니다.


우선 기도하는 공동체입니다.
복음 서두 말씀입니다.
 
‘그 무렵에,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시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그 스승에 그 제자들입니다.
 
이렇게 기도하시는 그리스도 예수님을 중심에 둔 제자공동체인데
기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찌 보면 이 예수님의 제자들,
예수님의 기도의 열매들이듯
우리 또한 예수님 기도의 열매들입니다.
 
이렇게 기도하면서 농사일할 때
‘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다.’ 라는 예수님의 확신은
그대로 우리의 확신이 될 것입니다.
 
농부이신 하느님을 아버지로 둔 이들의
내적 자긍심은 아무도 못 따를 것입니다.
 
예수님은 밤을 새우시며 기도하신 후
제자들을 뽑으시고
말씀을 전하시고 온갖 병자를 치유해주십니다.
 
이런 제자들을 뽑는 분별의 지혜와 말씀 선포 및 치유와 구마이적 모두
기도에서 나옴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 역시 주님과 함께 바치는 공동전례기도의 힘으로,
하느님의 힘으로 살아갑니다.
 
공동체를 통해 일하시고 능력을 발휘하시는 공동체의 중심에 현존하시는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성장하는 공동체입니다.
외적성장보다는 내적성장입니다.
 
사람의 성장과정의 이치와 똑같습니다.
 
신체적으로 크는 것은 주로 10대에서 20대이고
이후로는 외적성장은 정지되고
40대 이후로는 내적성장 쪽으로 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라의 외적 경제성장도 어느 정도에 이르면 정지하게 되고
그 이후로는 내적 성장을 통한 삶의 질 향상에 주력해야 맞는다는 것입니다.
 
수동공동체의 성장 역시 외적성장보다는 내적성장에 의한
공동체 건설이 우선이라는 말씀입니다.
 
진정 행복감을 느끼며 자유로운 내적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한 가족으로
사도들과 예언자들의 기초 위에 세워진 보이지 않는 건물이고,
그리스도 예수님께서는 바로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십니다.
 
바로 그리스도 예수님을 중심한 공동체임이 밝혀집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전체가 잘 결합된 이 건물이
주님 안에서 거룩한 성전으로 자라납니다.
 
 '거룩한 성전으로 자라난다.'는 말마디,
바로 내적성장을 가리킵니다.

외적성장은 한계가 있지만 이런 내적성장은 끝이 없습니다.
 
하여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거처로 함께 지어지고 있습니다.
 
바로 믿는 이들의 공동체는
모두 삼위일체 하느님의 공동체임을 깨닫게 됩니다.
 
또 믿는 이들의 공동체가
하느님이 거하시는 거처로 계속 지어지고 있다는 말씀 역시
계속 내적성장 중에 있는 공동체임을 가리킵니다.
 
믿는 개인이나 믿는 이들의 공동체나
모두 끊임없이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거처로 지어지는
내적성장 중에 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를 당신을 중심으로 한
기도하는 공동체, 성장하는 공동체로 만들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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