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내 길을 계속 가야 한다' - [유광수신부님의 복음묵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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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정복순 | 작성일2009-10-29 | 조회수1,767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내 길을 계속 가야 한다>(루가 13, 31-35) -유 광수신부 -
바로 그 때에 바리사이 몇 사람이 예수님께 다가와, "어서 이곳을 떠나십시오. 헤로데가 선생님을 죽이려고 합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가서 그 여우에게 이렇게 전하여라. '보라. 오늘과 내일은 내가 마귀들을 쫓아 내며 병을 고쳐 주고, 사흘째 되는 날에는 내 일을 마친다. 그러나 오늘도 내일도 그 다음 날도 내 길을 계속 가야 한다. 예언자는 예루살렘 아닌 다른 곳에서 죽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도 내일도 그 다음 날도 내 길을 계속 가야 한다."고 말씀하신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예수님한테 두 가지 진리를 발견하였다.
하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또 다른 하나는 어떻게 죽어야 하는가? 이다. 예수님의 삶을 통해서 우리가 깨달아야 하는 것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과 또 어떻게 죽어야 하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예수님은 이 두 가지 목적을 이루기 위해 한번도 가셔야 하는 길에서 벗어나지 않고 당신이 가셔야 하는 길을 가셨다. 즉 정도를 걸으셨다. 따라서 복음 전반부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가를 가르쳐 주셨다면 복음 후반부는 어떻게 죽어야 하는 가를 가르쳐 주셨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죽는 것도 중요하다. 잘 사는 길을 걸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죽는 길을 걸어가는 것도 중요하다.
길은 목적지가 아니고 목적지에 이르는 통로이다. 어느 길을 가야 우리가 바라는 행복한 곳 즉 하느님의 나라라는 그 목적지에 이르는 것인지를 잘 알고 그 길을 걸어가는 것이 지혜로운 사람이요, 성공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길을 모른다. 그래서 그 길을 가르쳐 주러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신 것이고 그 길을 우리에게 제시하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예수님이 가신 길을 걸으면서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가를 배우고 또 예수님이 어떻게 죽어야하는 가를 가르쳐 주신 그 길을 가면서 우리도 죽음에 이르는 그 길을 걸어가야 한다. 예수님이 걸어가신 그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이 바로 그리스도인들이다. 따라서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을 통해서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길인가를 배우고 또 어떻게 죽는 것이 잘 죽는 길인 가를 예수님한테 배워서 그 길을 걸어가면서 하느님의 나라에 이르러야 한다. 예수님이 한 분이시듯이 예수님이 걸어가신 그 길은 오직 한가지 길뿐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요한 14, 6)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예수님이 걸어가신 그 길을 걷는다는 것은 어둠에서 빛으로 나오는 길이요, 죽음에서 생명으로 나오는 길이요, 죽음에 이르지만 부활하는 길이요, 아버지께 가는 길이다.
인생이란 이 세상에 아무런 목적도 없이 와서 적당히 살다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체 아무런 준비 없이 죽는 것이 아니다. 그런 맹목적인 인생이란 있을 수 없다. 하찮은 풀 한 포기도 다 목적이 있고 살아가는 방법이 있고 지는 때가 있거늘 하물며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인간이 그럭저럭 살다가 간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통하지 않으며 이치에도 안 맞는다. 사람은 반드시 이 세상에 온 목적이 있고 해야할 사명이 있고 죽어야할 할 장소와 때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걸어가야 할 길이 있는 법이다.
연어는 부하장에서 어느 정도 자라면 바다로 나간다. 한 3-4년 살다가 자기가 태어난 곳을 찾아 거슬러 올라와서 죽는다. 귀소본능(歸巢本能)이라고 한다. 연어는 자기가 살 곳이 어느 길인지를 알고 그 길을 따라서 바다로 나갔다가 죽을 때가 되면 자기가 죽어야하는 곳이 어디인지를 정확하게 알고 그 길을 따라서 계곡 물을 거슬러 올라온다. 죽을 장소를 찾아 거슬러 올라오는 연어를 보면 사는 길을 가는 것보다 죽을 곳을 찾아 거슬러 올라 오는 길이 더욱 험난하고 많은 희생을 치루는 것을 볼 수 있다.
"사람은 나이 사십이 되면 자기 얼굴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링컨은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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