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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시간 ....... 김상조 신부님
작성자김광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9-10-30 조회수2,374 추천수6 반대(0) 신고

 

 

불교의 시간관은 윤회하는 것이다.

끝없이 돌고 도는 시간 안에 살아가는 인생이라고 한다.

그래서 어느 순간 열심히 도를 닦으며 살다 보면 깨우침을 얻어서 열반하게 된다고 한다.

그런데 그런 시간관 때문에 사람이 짐승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고 믿는다.

물론 짐승이 사람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모든 짐승에게도 영혼이란 것이 있다는 결론이 나오고 자유의지가 있다는 결론이 나와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동물에게 영혼이나 자유의지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어떤 면에서 윤회설은 현재에 얽매이지 않게 하는 힘이 있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현재를 대충 살아가게 하는 힘도 있다.

현재는 이미 버렸으니 다음 생에서 잘 살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게을러지는 것이다.

 

하지만 그리스도교의 시간관은 직선적이다.

한 번 지나가면 영원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현재에 충실해야 한다.

지나간 시간을 아쉬워한들 되돌릴 수 없다.

 

윤회설에 따르면 처음과 끝이 없다.

반복되는 시간의 수레바퀴가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리스도교의 시간관에 따르면 처음이 있고 끝이 있다.

그리고 그 양 끝점에는 하느님이 계시다.

따라서 언제나 오늘만 있을 뿐이다.

어제나 내일이란 실재하지 않는 것이다.

지나간 오늘과 다가올 오늘을 구분할 수 있을 뿐이다.

 

어느 이발소에서 “내일은 공짜로 이발해 드립니다”라는 간판을 붙여 놓았다고 한다.

그래서 보는 사람마다 공짜로 이발을 하려고 벼르고 있다가 다음날 가서 이발을 했다.

이발을 하고 그냥 나오려고 하니깐 주인이 “손님, 5000원만 내시면 됩니다”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깜짝 놀란 손님이 “아니 이발을 공짜로 해준다고 해서 들어왔는데요?”하니깐

“어디 공짜라고 되어 있습니까?”하는 것이다.

손님이 밖에 나가서 간판을 보여주자,

“어디 공짜라고 되어 있습니까? 내일이면 공짜로 해 드린다고 했죠”

그러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내일은 당신의 날도 나의 날도 아닙니다.

단지 오늘만이, 지금 이 순간만이 나의 것이요, 당신의 것일 뿐이죠.

그러니 지금 이 순간을 가장 귀하게 여기고 이 순간에 충실해야 됩니다.”

 

오늘 예수님은 말씀도 같은 말씀이다.

“오늘도, 내일도, 그다음 날도 내 길을 계속 가야 한다.

예언자는 예루살렘이 아닌 다른 곳에서 죽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분에겐 언제나 오늘이 있을 뿐이었기에 그런 말씀을 하신 것이다.

오늘만 하느님의 일을 하고 내일엔 내 일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오직 한 가지 일만 하겠다는 것이다.

그것은 모든 사람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알리고 그 사랑 안에 머물게 하려는 것이다.

 

“저는 그들에게 아버지의 이름을 알려 주었고 앞으로도 알려 주겠습니다.

아버지께서 저를 사랑하신 그 사랑이 그들 안에 있고 저도 그들 안에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요한 17,26)

 

그에 대해 바오로 사도는 분명하게 고백한다.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삶도, 천사도, 권세도, 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

권능도, 저 높은 곳도, 저 깊은 곳도,

그 밖의 어떠한 피조물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1독서)

 

이 세상 어떤 것도 오늘 아닌 시간에 우리와 함께 있을 수 없다.

우리가 만나는 모든 것은 오늘에만 실재이고 현실일 뿐이다.

그런데 그것이 바로 우리에 대한 하느님 사랑이라는 것이 바오로 사도의 확신이었다.

 

지금 오늘 여기 이곳에 우리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하느님이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증거고,

그 어떠한 것으로도 그런 사실을 허위로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내일 하느님의 일을 하겠다고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내일은 언제나 내일일 뿐이다.

“내일 성사 보겠습니다. 내일 성당에 나가겠습니다.”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예수님은 언제나 오늘만 계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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