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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진실과 위선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10-30 조회수1,877 추천수18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연중 제 30 주간 금요일 - 진실과 위선

 

 

 

이번에 여행을 다녀왔는데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도 갔었습니다. 지금까지 암스테르담 하면, 자유분방함이 지나쳐서 타락이 극도에 달한 도시로 생각되었었습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싶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윤리적으로 가장 타락한 암스테르담이 세계 도시 중 범죄율이 가장 낮은 도시가 될 수 있는지를 알고 싶기도 하였습니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동성애자들의 결혼이 합법화 되고 대마초와 같은 마약을 길거리에서 피며 다닐 수 있고 사창가가 관광하는 사람들이 한 번쯤은 보고 가야하는 문화가 있는 곳에 암스테르담입니다.

처음 네덜란드에 들어섰을 때는 그 자연 풍경의 평화로움과 넉넉함에 지금까지 생각해 왔던 이미지를 잊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도시에 들어서니 말로만 들어왔던 것이 하나도 틀리지 않았습니다.

카페 옆을 지날 때면 독한 대마초 냄새가 길거리까지 번져 나와 담배도 피우지 않는 저로서는 오랜 시간 역겨움을 느껴야 했습니다. 술과 마약과 매춘과 동성애로 들끓는 곳이 암스테르담이었습니다.

‘이런 소돔과 고모라와 같은 도시에 어떻게 이렇게 범죄율이 낮을 수 있을까?’

교육적인 면이나 우리가 보지 못하는 면이 물론 있기는 하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마도 그들이 적어도 자신들을 감추며 살지 않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적어도 위선적인 모습으로 살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우리는 매춘거리가 어떤 곳인가 가보고 싶었지만 그것을 물어보는 것이 창피해서 물어보지도 못하고 있었지만 어떤 분은 길거리에서 당당하게 몇 번씩이나 지나가는 사람에게 그 곳을 물어보았습니다. 또 사람들은 스스럼없이 가르쳐 주었습니다.

어쩌면 우리 문화 안에서 내 안에 있는 창피한 것들을 감추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교육을 받아왔지만 사실 그런 교육들이 나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지 못하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내가 감추고 있는 솔직하지 못한 모습이 벌써 위선의 시작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신학생 때 착한 거짓말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 손들어 보라고 했을 때 저만 손을 들고 있는 것을 발견했을 때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어느 정도는 자신을 감추고 거짓말을 하며 살아도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살아가면서 거짓말을 살짝살짝 하면 살기가 참 편할 때도 있고 다른 사람을 위해 거짓말을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작은 것에서부터 우리의 겉과 속이 서로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누구도 한 순간에 위선자가 되는 사람은 없습니다. 사람은 조금씩 자신을 가리고 다른 모습을 드러내며 살게 되는 것입니다.

거짓말을 절대 해서는 안 된다는 성경 말씀은 수 없이 많습니다.

내가 이렇게 여러분에게 편지를 써 보내는 것은 여러분이 이 진리를 몰라서가 아니라 진리를 알고 있기 때문이고 또 진리로부터 거짓말이 결코 나오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1요한 2,21)

하느님은 진리이시고 진리로부터는 거짓이 절대 나올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는 죄를 지으신 일이 없고 그 말씀에도 아무런 거짓이 없었습니다.” (1베드 2,22)

따라서 그리스도께서도 거짓말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사랑은 거짓이 없어야 합니다.” (로마 12,9)

바오로 사도는 사랑엔 거짓이 없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왜냐하면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믿을 수도 그래서 사랑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아빌라의 데레사 성녀는 “내가 거짓말을 한 번 하느니 천 번 죽는 것이 더 낫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왜냐하면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결국 누구의 자녀인지 스스로 말해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너희는 악마의 자식들이다. 그래서 너희는 그 아비의 욕망대로 하려고 한다. 그는 처음부터 살인자였고 진리 쪽에 서 본 적이 없다. 그에게는 진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거짓말을 할 때마다 제 본성을 드러낸다. 그는 정녕 거짓말쟁이이며 거짓말의 아비이기 때문이다.” (요한 8,44)

 

예수님께서도 안식일에 병자를 고쳐주시기 전에 아주 당연한 질문을 하시지만 사람들은 그 당연한 질문에도 대답을 못합니다.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는 것이 합당하냐, 합당하지 않으냐?”

예수님은 대답이 없는 그들을 답답해하시며 그의 병을 고쳐주시고 돌려보내십니다. 그러면서 그들이 안식일이라도 가축의 물을 먹이고 일을 하는 것들을 들어 그들의 위선을 꼬집으십니다.

사실 유다인들이 만들어놓은 법 안에서는 예수님께서 안식일을 어기신 것입니다. 그러나 겉으로는 법을 어기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유다인들은 다 위선자들이었습니다.

어쩌면 암스테르담에서 윤리적인 법들을 어기고 있다고 손가락질하는 우리들이 더 위선적인 사람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적어도 그들은 솔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누구 하나 손가락질 할 수 없습니다. 그런 모습들이 분명히 내 안에 숨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남을 심판하면서 자신까지 동시에 심판하게 되는 것입니다.

 

위선적이 되지 않으려면 진실해야 한다는 것은 아주 당연한 진리일 것입니다. 겉 다르고 속 다른 사람이란 소리를 듣기를 원치 않는다면 말과 행동에서 거짓이 없어야 함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자신의 열등감이나 교만함 때문에 더 좋게 보이려하고 약점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위선적인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저라면 아무런 능력이 없어도 솔직하게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그것이 자신의 모습임을 껍데기 없이 드러낼 줄 아는 사람이 있다면 저보다 훨씬 나은 사람이라고 존경할 것입니다. 저조차도 감추고 사는 것이 많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조금 더 솔직해지고 조금 덜 위선적인 사람이 되도록 노력합시다. 솔직하여 내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내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조차도 깨닫지 못하고 남들 손가락질만 하며 살게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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