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밭에서"
숙제를 풀듯 꽃씨를 뿌렸습니다
씨앗은 내가 뿌렸지만
뿌려놓고 잊었지만
봄비에
감미로운 새싹 이슬내리시니
나는 턱 괴고 바라만 보았습니다
비바람이 옹이 만들어
꽃피우고 향기를 내는 건
당신의 일이었습니다
가만히 보면서
지심이랑 싸우던 한해를 생각해 봅니다
지긋한 원망도
이제 숙제처럼 씨앗을 남기고 가는 꽃을 보면서
수고로운 땅 쉬우려
어떤 형벌을 내려주시든
아름다울 거예요
당신은 늘 그랬으니
생명이 담겼으면 아끼셨으니 까요
지심까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