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랑하는 어머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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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기동 | 작성일2009-11-05 | 조회수785 | 추천수7 | 반대(0) 신고 |
어머니
사랑하는 어머니
아버지는 만나셨나요.
어머니가 돌아가신지 이제 1년이 되어 가네요.
어머니
자식을 키우기가 쉽지는 않네요.
술을 마시고 늦게 들어오고, 대답도 않고 방문을 닫고
이튿날 좀 나무랐더니 독립을 하겠다고 하네요.
어머니가 저때문에 얼마나 속상하셨을까 생각하니
죄송한 마음 가득합니다.
데모한다고 천방지축 날뛰다가 경찰서 신세를 졌을 때
제가 많이 아팠을 때
둘째 형수가 세상을 떴을 때
아내가 세상을 떴을 때
아버지가 세상을 떴을 때
그래도 어머니는 잘 사셨습니다.
칠십이 넘기까지 일을 하시며 육남매를 키우셨구요
화 한번 내지 않고 사셨고
늦게 세례를 받고 견진까지 받으셨어요.
여목사인 큰 형수도 있고 큰 형 둘째 형 둘째누나 모두 개신교 신자지만
'성당에 다니는 애들이 그래도 낫다'고 하시며
교리를 받으셨지요.
어머니께서 천주교 신앙안에서 돌아가신 것이
이처럼 큰 위안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어머니
저는 잘 지냅니다.
하느님 뜻대로 살려고 노력하고, 건강하고, 제 밥벌이는 하고 있습니다.
아라는 원하는 대로 해양관련 회사에서 영선이는 초등학교 교사로
스스로 벌어 먹고 삽니다.
가끔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저를 불러
꼬깃꼬깃한 백오십만원을 주시던 생각을 하며 눈물짓습니다.
매일 전화할 때 마다
" 막내야 사랑해 "
"저두 사랑합니다. 어머니"
" 막내야 정말 사랑해"
"저도 정말 사랑합니다.어머니"
길고 긴 사랑을 나누었던 우리 사이.
돌아가신 뒤에도 이어지리라 믿습니다.
어머니를 보고 사랑을 배웠습니다.
어머니가 계셨기에 세상이 무섭지 않았습니다.
어머니를 만났기에 죽음이 두렵지 않습니다.
제가 죽으면 심판을 받겠지요.
그러나 그 심판관이 우리 엄마같은 예수님이라고 생각하니.....
얼마나 안심이 되는지
저는 하느님 하고 부르면 엄마 생각이 떠올라요.
주고 주고 주고 마지막 것까지 주고 떠난.....
사랑하는 어머니, 정 순옥 마리아
당신을 사랑합니다.
시간과 공간을 넘어
삶과 죽음을 넘어.....
어머니 처럼
저도 자식들을 잘 돌보며
아름답게 살도록 노력할께요.
이 담에 만나면 꼭 안아주세요.
" 건강도 좋지 않은 우리 막내, 잘 살다 왔구나."
안녕히 계세요,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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